15인의 팝아트로 재해석한 과일 작품

물환성이

[문화뉴스 MHN 윤자현 기자]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은 오는 6월 15일부터 8월 23일까지 현대미술 작가 15인이 팝아트로 재해석한 과일 소재의 작품 40여 점을 소개하는 “프룻프룻뮤지엄: 87일간의 피크닉” 展을 개최한다.

‘프룻프룻뮤지엄’은 미술을 다시 바라보려는 취지에서 2018년 처음 출발했다.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친밀한 과일이 미술품인 동시에 놀이가 되었고 관람객은 전시를 통한 놀이에서 작품과 어우러진다.

이번 전시 ‘Apple In My Eyes’에서는 국내에서 주목을 받는 15명의 현대 미술가를 초대했다. 나무와 과일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은 과일과 함께하는 피크닉이라는 큰 테마 안에서 작가의 시간과 공간, 이를 통해 발생한 관람객 자신의 시공간을 여행한다. 그림,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인터랙티브 아트를 모두 망라한 전시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여러 갈래로 과일의 선선한 에너지를 뻗어간다.

소마미술관은 입장객의 안전을 위해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후 입장,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방문객 명단 작성 및 관람 거리 유지, 회차별 인원 제한, 셀프 방역 존 운영을 통하여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미술관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언택트 전시로 이루어져 도슨트의 해설은 따로 들을 수 없다.

전시관은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은 노동식, 아트놈, 김진, 홍원표 X 프로젝트 그룹 옆 [:옆], 김해인, 황선태, 윤민섭, 김다영, 이이남 작가의 공간 설치미술로 이루어진다. 제3전시실은 배준성, 윤병락, 김대섭, 윤은정 작가의 회화 미술이 전시되어 있다.

노동식. ‘수박을 들고 산으로 가다

전시의 첫 작품은 노동식 작가의 ‘수박을 들고 산으로 가다’이다. 유년 시절 큼지막하게 썰어놓은 수박을 베어 물면 이가 시리게 시원하여 하늘은 나는 것 같았다는 상상을 수박 동산으로 표현한다. 여섯 조각의 큰 수박 산에 씨앗은 까만 나무로 박혀있다. 솜뭉치 같은 구름에 닿는 수박 동산은 관람객보다 큰 키로 관람객을 내려다본다.

아트놈 Apple dog

‘Apple dog’는 아트놈 작가의 상징과 같은 강아지 캐릭터 ‘모타루’는 채도가 높은 색깔의 사과로 뒤덮여있다. 작가가 유년 시절 강아지와 함께 사과를 먹으며 즐거웠던 기억을 회상하며 모타루에 바람을 주입하여 부풀던 어린 날의 꿈을 벽면의 생생한 그래피티와 함께 전시한다.

김진 핑크는 없다

‘핑크는 없다’의 김진 작가는 핑크를 그린다. 만연한 핑크색은 복숭아를 연상시키지만, 핑크는 없다고 말하며 생각의 연쇄적인 과정을 중단시킨다. 김진 작가에게 핑크는 욕망의 상징이며 빛 아래에 투명하고 때로는 푸른 핑크 사이에서 욕망은 빛이 바래 핑크는 없어지게 된다. 유화 작품으로 거친 붓 터치가 분홍, 하양, 주황, 다홍, 파랑을 엮으며 굵게 위치한다.

홍원표‘아삭양의 달콤한 피크닉’ ,홍원표 프로젝트 옆

‘아삭양의 달콤한 피크닉’을 전시하는 홍원표 작가는 한국의 키스해링이라고 불리며 캐릭터 맹한 매력이 사랑스러운 ‘바라바빠’를 프로젝트 옆과 함께 전시한다. 프로젝트 옆은 일상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라인 테이프를 활용하여 선으로 면을 채색한다. 벽면의 일러스트와 함께 3면의 TV에 바라바빠의 움직이는 모습까지 관찰할 수 있다.

황선태 빛이 드는 공간

‘빛이 드는 공간’의 황선태 작가는 거기에 있는 ‘무언가’를 빛으로 비춘다. 프레임 속 단조로운 선과 색으로 구성된 실내 공간에 프레임 뒤의 부분적 LED 조명을 통하여 빛이 조금 쏟아지고 있는 모습을 연출한다. 정적인 그림에 오후의 빛이 투과되어 빛은 가구를 가리고 평화로움과 고요함을 자아낸다.

윤민섭 Temptation

‘Temptation’의 윤민섭 작가의 설치 작품은 플라스틱 막대를 엮어 만든 풍경이다. 마치 드로잉을 하듯이 엉겨 붙은 선으로 이루어진 2차원은 3차원 공간에서 단절된 층위를 만든다. 소녀와 사과나무, 홍학과 수풀이 서서 있는 곳 사이의 빈틈은 관람객이 와서 채워주길 바라는 듯하다.

김다영 Desire

‘Desire’의 김다영 작가는 유년 시절의 기억을 전구에서 되살린다. 형형색색의 구슬 커튼이 전구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전구 속의 디즈니 캐릭터는 작가에게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기에 전구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전구를 켜면 따뜻하게 밝아지는 유년 시절의 모습을 빛을 통한 스노우볼로 묘사하며 유년 시절의 순수한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물환성이

설치 미술의 마지막 작품은 ‘물환성이’다. 당나라 시인 왕발의 ‘등왕각’의 구절 중에서 “못에 드리운 한가로운 구름 여유로운데, 만물은 변화하고 별은 옮겨가니 몇 해나 흘렀는지”에서 만물이 변화하고 별은 옮겨간다는 뜻인 물환성이에서 제목을 가져왔다. 별의 움직임을 의미하는 네온 불빛 속에서 볼풀장과 거울은 신비롭고 자유로워 보인다. 여름철 칵테일이 생각나는 물환성이는 전시의 제목 ‘87일의 피크닉’을 떠오르게 만든다.

배준성

제 3 전시관으로 들어온 뒤 마주하는 첫 작품은 배준성 작가의 렌티큘라 작품이다. 17세기 서구 로코코 시대의 정물화는 배준성 작가의 눈을 거쳐 정적이나 움직임을 지닌 작품으로 탄생되었다. 평면에 놓인 꽃과 과일의 그림이지만 렌티큘라 기법을 사용하여 그림에 여러 층위를 도입하여 관람객이 움직이며 그림의 불연속적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미지의 환영과 같은 일렁임은 17세기 로코코 시대의 정물이 2020년 그림 앞을 지나가는 관람객을 유혹한다.

윤병락

윤병락 작가는 압도적인 크기의 사과를 캔버스 틀에 벗어나게 제시한다. 선명하고 싱그러운 사과의 빛깔은 홍색과 청색의 대비를 통하여 더욱더 싱싱하게 보인다. 작품 양옆으로 전시된 윤병락 작가의 사과 조각상은 금속으로 제작되었으며 색채는 없고 광채만 있는 은빛 금속 사과는 그림 속 과일의 새콤달콤함과 대비된다.

김대성 작가는 일상을 예술로, 예술을 일상으로 들여오려는 작가이다. 복숭아를 주제로 한 이번 작품은 실제 과일과 비교하였을 때에 차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그려졌다. 동시에 김대성 작가의 캔버스는 고향의 가구, 길거리의 버려진 나무에서 만들어졌으며 캔버스에 이미 작가의 작품은 시작되었다. 캔버스에 의미를 담아 전시관으로 옮겨오면서 작가가 그때 그 시절 눈앞에 놓였던 향긋한 복숭아를 조심스레 복원한다.

윤은정

윤은정 작가의 작품은 곧 물이 떨어질 것처럼 표현한 극사실주의 작품이다. 사과, 블루베리, 자두 등 햇빛 담았던 과일을 한입 베어 문 모습이나 방금 씻어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과일처럼 그간 주의하지 못했던 과일의 모습을 밝은 빛 아래 편견 없이 표현한다. 의미와 감정이 중성화되어있어 신비롭게 느껴지지만, 입안의 수분감이 아닌 눈에서 보이는 촉촉함 덕분에 윤은정 작가에게 다가왔던 과일의 풋풋한 생명력이 관람객에게 전달된다.

코로나 19로 인해 지친 몸과 마음에 예술과 자연이 위안이 되길 바라는 15인의 과일을 관람 한 뒤에는 싱그러운 과일이 먹고 싶어진다. 올림픽 공원을 산책하며 전시의 주제가 되었던 자연과 싱그러움을 재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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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미술관, '푸릇푸릇뮤지엄: 87일간의 피크닉' 개최, 올림픽공원과 함께 즐기는 전시 피크닉

15인의 팝아트로 재해석한 과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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