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 밤 10시 KBS1TV 방송
은행에서 밀려난 사람들, 은행대출 왜 어려운가, 은행의 공공성

'시사직격' 은행의 배신/사진제공=KBS

[문화뉴스 MHN 경민경 기자] 11일(금) 방송되는 KBS1TV '시사직격' 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을 점검해본다. 

사상 최대 규모의 돈이 풀렸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제로에 가까운 0.5%로 금리를 인하했고 올해 3분기 가계대출은 1,585조로 2016년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여전히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은 넘쳐나고 있는데... 대체 이 많은 돈은 어디로 갔을까. 은행의 가계대출 중 78%는 1~3등급인 고신용자에 몰려있다. 나머지 등급은 사실상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저금리의 대출로 주식과 부동산은 활황인 반면 다른 한쪽은 죽음까지 내몰리고 있는 상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과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시사직격' 은행의 배신/사진제공=KBS

■ 은행에서 밀려난 사람들 

코로나로 실직한 이한솔(가명) 씨는 20년을 거래한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을 거부당했다. 신용등급은 1등급이지만 무직자는 대출이 불가 하는 것이 은행의 답변이었다. 이후 같은 계열사 캐피탈을 통해 고금리로 천만 원 대출을 받았다. 자동차 담보에도 약 400만 원에 달하는 고금리 이자를 내야 했고 신용등급은 4등급으로 하락했다. 

“20년 동안 1등급 유지하며 아무런 문제 없이 쓰던 은행인데 하루아침에 실직했다고 대출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을 땐 충격과 배신이 컸죠. 20년... 나름 친구라 생각했는데” 

- 이한솔(가명) / 코로나 해고, 20년 주거래 은행 1등급 

영상 업을 하는 김민교(가명) 씨 역시 코로나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며 생활이 어려워졌다. 생활비 목적으로 카드론에서 30만 원을 빌렸는데 금액은 눈두덩이처럼 불어나 카드 ‘돌려막기’와 대부업을 사용했고 결국 일수까지 내몰렸다. 2년 전 그는 신용등급 3등급에 연체도 전혀 없었지만, 카드론을 받은 이력 때문에 1금융권 대출이 불가능해졌다. 그 이후 2금융권 이하 세계에 갇혀 ‘빚 덫’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 단돈 30만 원으로 시작한 대출은 그의 인생을 10등급까지 떨어뜨렸다.

“10등급에서는 신용카드 발급도, 사용도 안 되고 후불제 교통카드 사용도 안 돼요. 통장에 잔고가 없으면 금융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죠“ 

- 김민교(가명) / 빚 덫에 갇힌 10등급자 

'시사직격' 은행의 배신/사진제공=KBS

■ 은행 대출, 왜 어려운가 

신용등급은 얼굴과 같다. 직업, 연봉과 같이 대출 시 즉각적으로 보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전직 은행원 말에 의하면 신용대출 시 4등급부터 위험부담이 크다고 본다. 1~3등급에 비해 금액적인 피해를 볼 확률이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실상 은행 대출의 마지노선은 5등급. 신용평가기관인 KCB와 NICE의 신용등급 외 은행 내부의 자체 평가도 존재한다. 신용평가는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걸까. 심사하는 여러 기준이 있지만 이들을 1금융권 밖으로 내모는 은행만의 기준이 있다는데. 낮은 등급의 사람들이 은행 대출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희가 자체적으로 거절해야 하는 업종이 있어요. 개인사업자, 프리랜서, 노래방, 택시 운전사같이 현금 장사하는 직종은 기피했죠. 리스크를 많이 보는데 그런 분들이 오면 서류도 안 보고 거절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전직 은행원, 11년 대출 업무

'시사직격' 은행의 배신/사진제공=KBS

■ 2금융권의 금리 설계는 잘되어있나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큰 중신용자의 연체율은 1.3% 수준, 즉 100명 중 98명은 잘 갚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2금융권 사용자들은 고금리에 시달린다. 은행의 평균 금리는 3.61%, 2금융권의 평균 금리는 19.3%를 넘는다. 그 중 특히 4~6등급에 해당하는 중신용자의 금리단층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금리가 높을수록 등급을 회복하기 어렵고 결국 1금융권으로 올라가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이를 완화하고자 정부는 금융정책 중 하나인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있으나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시장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또한,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겠다며 출범한 인터넷 은행마저 고신용 대출에만 치중하고 중금리 대출은 외면하고 있다. 과연 금리 산정은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왜 은행은 이토록 중금리 대출을 꺼리는지 그 문제점을 짚어봤다. 


“중금리 대출은 부수적이에요. 은행 전체 대출에 있어 예대마진이 큰 것도 아니고, 오히려 리스크는 있다고 보니 그렇게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죠.“ 

-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시사직격' 은행의 배신/사진제공=KBS

■ 은행의 공공성은 어디로

시중은행이 공급하는 소상공인 2차 대출 한도는 10조 원. 이 중 현재까지 공급된 금액은 3조 원에 불과하다. 대출 문턱이 너무 높다는 것이 문제인데 정책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95%를 보증해주는데도 저신용 소상공인 대출 승인을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었다. 또한 1차 대출에 비해 높은 금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경제가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잘 지급되고 있는 걸까. 

“정부가 바라는 건, 20년 전 외환위기가 지나고 은행이 돈을 벌고 이익을 낸 다음 ‘희생적인 형태로 사람들에게 대출해줘’라고 하는 부분들이었는데 앞에 있는 것만 낚아채고 중소상공인들 지원해주는 것에는 인색해졌죠

- 이종우 / 전 리서치 센터장 

“금융의 공공성이 무너졌죠. IMF 때 시중은행에 공적자금 안 들어간 데 없습니다. 자기들 죽을 때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긴급수혈해서 살아남았는데 거기에 대한 은혜 갚을 생각을 안 하는 거죠“

-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코로나 상황에도 은행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가 위기에 은행의 공공성이 요구되는 지금, 변하는 시장에 맞게 금융 시스템의 개혁도 필요하지 않을까. ‘은행의 배신’ 편은 KBS 1TV 금요일 10시 '시사직격'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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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직격' 은행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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