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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이수현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제 상황이 위기에 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8월에 발표한 ‘COVID-19 충격의 경제 부문별 영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1·2분기 경제 충격이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5%를 기록할 경우, 경제적 피해는 기존 정상 성장경로 대비 명목 GDP 67조 2000억 원 손실, 일자리 67만 8000개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통 업체 매출 동향,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위기인데도 불구하고 명품 산업은 오히려 더 번창하고 있다. 올해 5월 황금연휴 기간을 맞이하여 백화점과 온라인의 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출은 코로나 1차 대유행이 있던 지난 3월 제외하고 매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플러스(+) 성장을 했다. 5월엔 19.1%, 6월 22.1%, 7월 32.5%, 8월 27.6%, 9월 15.3%, 10월 23.8%, 11월 17.9%씩 매출이 늘었다.

롯데백화점(1월~6월), 출처=산업통상자원부

밀레니얼 세대, MZ세대

국내 명품 시장이 이처럼 호황을 맞은 것은 ‘소비의 신인류’라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가 빠르게 유입된 영향이 크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대 이하와 30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각각 25.7%, 34.8%로 같은 기간 40대(13.7%), 50대(10.5%) 대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2030세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이 30.1%로 작년보다 10% 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머지 않아 주요 소비층이 될 MZ세대가 명품 소비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 전체 명품 매출 비중에서 2030세대 구성비는 매년 증가해 올해 50%에 육박했다. 내년엔 50%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내년에도 해외여행을 못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복 소비 일환으로 명품 수요가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다.

베블런 효과

베블런 효과란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이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이 1899년 출간한 저서 '유한계급론(有閑階級論)'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자각 없이 행해진다"고 말한 데서 유래하였다. 베블런은 이 책에서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면서 상류층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고,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치를 일삼는다고 꼬집었다.

베블런효과는 상류층 소비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소비 행태로, 가격이 오르는 데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값비싼 귀금속류나 고가의 가전제품, 고급 자동차 등은 경제상황이 악화되어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꼭 필요해서 구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지 자신의 부를 과시하거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시욕이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고가의 물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경우,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값이 떨어지면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매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무조건 남의 소비 성향을 좇아 한다는 뜻에서 소비편승효과라고도 한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로 인해 우울과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위안’을 얻기 위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EBS 다큐프라임 ‘소비는 감정이다’ 편에서, 펀햄 런던대 교수는 인간은 ‘불안할 때’, ‘우울할 때’, ‘화날 때’ 소비를 한다고 진단한다. 또한 제니퍼 러너 하버드대 교수는 “슬픈 감정을 느낄 때 평소보다 더 많이 지출한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소비가 의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와 불황의 공포가 밀려드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소비를 통해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위안을 얻고자 한다. 코로나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수백만 원대 명품을 사기 위해 명품매장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도 이로써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지난 3월에도 백화점 명품 매출은 19%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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