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MHN 정성열 아띠에터]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보통사람'의 명대사를 찾아봅니다.

첫 번째는 바로 '성진'과 '성진'의 아들 '민국'(강현구)이 함께 바나나 우유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 나옵니다. 다리가 불편한 자기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벽 뒤에 숨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성진'이 아들 '민국'에게 "누가 밀면 너도 밀치고! 때리면 맞받아치고 해야지!"라고 다그치자, '민국'은 "가만히 있어야 빨리 끝나요"라고 답합니다.

극 중 '규남' 역으로 분한 장혁은 '보통사람' 무대인사에서 "'성진'과 아들인 '민국'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아직도 참 먹먹하다"라며 소감을 밝히는 등 '성진'과 아들 '민국'의 대화하는 장면은 수많은 관객의 마음을 적셨습니다.
 

   
 

두 번째로, '규남'이 잘못된 신념과 소신을 드러내는 모습이 담긴 장면들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 인상적인 장면과 대사입니다. '보통사람'을 관람한 관객들의 탄식을 자아낸 극 중 최연소 안기부 실장 '규남'은 잘못된 신념과 소신을 꺾지 않고, 자신만의 비뚤어진 애국심으로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냉혈한 인물이죠. 이러한 '규남'이 수업 중인 강의실에 들어가 자신의 스승이 작성한 시국선언문을 가지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긴장감 백 배의 장면에서 모든 관객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죠.

"남산으로 갔다더니, 내가 알던 '최규남'이는 어디로 갔나"라는 자신의 스승에게 "순진하고, 순수하고 이런 치기 어린 생각들이 더 이상 이 나라와 국민들을 배부르게 하지 않습니다, 교수님"이라며 싸늘하게 대답하는 '규남'은 시대가 바꾸어 놓은 한 권력자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또한, 나라에서 최초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을 공작하기 위해 소환한 '성진'에게 "다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일입니다"라며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보통사람'에서 인상적인 장면과 대사로 관객들이 꼽은 장면은 '성진'과 '재진'(김상호)이 술 한 잔 기울이며 나눴던 대화로, 막역한 사이인 '성진'과 '재진' 사이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극 중 '성진'이 위험한 선택을 하려 하자 '재진'은 그를 설득하려 하지만 "형이 대체 뭔데?"라며 '성진'은 화를 냅니다. 이에 "보통 사람. 상식이 통하는 시대에 살고 싶은 보통 사람"이라 대답하는 '재진'이 보여 준 의연한 모습은 수많은 관객의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press@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