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레지던시: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 의 '17cm' 공연 중 출연자들이 옷을 벗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카메라 셔터 소리를 내기 민망할 정도로 고요했다.

17일 오후 예술의전당에 있는 N Studio의 분위기는 그랬다. 숨을 죽인 채로 무용수들의 몸짓 하나하나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무용수들이 동선을 따라 움직이는 과정에서 셔터 소리가 조금씩 들려왔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올해 관점의 힘을 통해 예술의 새로운 동력을 찾아가려 하는 의도처럼 무용수들의 움직임 또한 그러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이번 시즌 첫 공연은 '끝-레지던시: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다. 끝과 시작의 사이를 포착해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기 위한 시도로 이번 공연은 기획됐다. 이 시도로 춤의 창작과 생산, 언어와 몸 사이의 관계 등 견고하다고만 여긴 개념들의 경계를 해체하고, 관계를 재배치하면서 현재 잠재될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번 공연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서 올려진다. 이번 레지던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안무가는 두 여성 안무가 윤푸름과 임지애다. 각각 신작인 '17cm', '어제 보자'를 선보였는데, 17일 열린 리허설에선 전체 공연이 아닌 하이라이트를 보여줬다.

특히 이번 공연은 19세 이상 관람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17cm' 공연 도중 남녀 무용수들이 옷을 벗고 춤을 추기 때문이다. 물론 17일 열린 리허설에선 옷을 입고 연습이 진행됐다. 무용수들의 열정적인 모습의 현장으로 지금부터 떠나보자.

   
▲ 이번 오픈 리허설의 사회를 맡은 배재휘 프로듀서

  

   
▲ 오픈 리허설 진행 전에 출연자들의 연습을 보고 미소를 띠고 있는 윤푸름 안무가

  

   
▲ 안무가 윤푸름은 17cm를 상대방을 인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감각적 거리로 설정했다.

  

   
▲ 근접한 거리에서 상대는 계속 변화하고, 둘이 입을 맞출 때 나머지는 관객에게 침묵을 요구하기도 한다. (왼쪽부터) 박재영, 김모든, 곽고은, 배유리, 이윤정.

  

   
▲ 관음적인 시선으로 우리가 음지에서 상상해 봄직한 불편한 상황을 꺼내어 드는 가운데 관객으로 하여금 관계와 상황을 상상하게 만든다.
   
▲ 안무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감추고 있는 소외된 부분에 시선을 던진다.
   
▲ 그로부터 본질을 찾을 수 있도록 관객에게 공간과 좀 더 다각적으로 마주할 것을 권한다.
   
▲ '17cm'엔 곽고은, 김모든, 박재영, 배유리, 이윤정이 출연한다.
   
▲ "언어를 떼어낸 몸의 움직임이란 무엇일까?"
   
▲ '어제 보자'는 언어와 움직임의 관계를 재설정함으로써 의미에 관한 일반적 사고를 되묻는다.
   
▲ 작품 안에서 동작은 정지된 화면을 이어붙인 것처럼 어색하지만 대사의 의미를 전달하는 듯하다.
   
▲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대사가 나열되면서 서서히 움직임과 언어의 관계가 재배치된다.
   
▲ 안무가의 치밀한 연출과 세 무용수 각자의 존재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 안무가 임지애는 "말과 움직임의 유기적 관계가 분리될 때 생겨나는 이질성과 부조리는 어떻게 클리쉐를 벗겨내는지를 보여주며, 언어를 지워낸 불확정적인 몸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한다.
   
▲ 몸과 언어의 관계를 다루는 만큼, 드라마투르그로 연극연출가 성기웅이 참여하고, 보이스코치 최정선이 직접 무용수들을 지도해 언어적 울림을 증폭시킨다.
   
▲ '어제보자'는 강진안(왼쪽), 장홍석(오른쪽), 최민선(가운데)이 출연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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