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목수의 드미뜨리 리프스께로프 작 이상구 역·박윤희 번안·이돈용 연출의 '진지한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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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예술공간 오르다에서 극단 목수의 드미뜨리 림스께로프 원작, 이상구 번역, 박윤희 번안, 이돈용 연출의 <진지한 농담>을 관람했다.

드미트리 리프스케로프는 1998년 <찬치조예의 40년(Sorok let Chanchzhoye)>라는 작품으로 1만 2천 루불의 문학상을 받은 러시아의 작가다. 국내에는 2007년 거창연극제에서 <추방자를 위한 학교>, 2008년 76소극장에서 <진지한 농담>으로 소개가 됐다. 

무대는 중앙에 정사각의 입체 조형물을 높이 쌓아놓거나 여기저기에 배치해, 그 위에 오디오 기계와 스피커, 전화기를 올려놓고, 사람의 두상 토르소를 3개 군데군데 올려놓고, 펜싱 검과 중간크기의 검 쏘드를 중간에 꽂아두었다. 배경 왼쪽 가까이 철제 접는 사다리와 장식장이 보이고, 배경 오른쪽에는 옷걸이와 의류를 잔뜩 걸어두었다. 무대 오른쪽 객석 가까이에 사각의 조형물 한 개가 의자 구실을 하며 놓이고, 무대 왼쪽 객석 가까이에는 전신 인형을 철제걸이에 걸어놓았다. 무대 중앙에는 철제 등받이가 있는 의자 두 개가 있고, 그 앞의 자각 입체조형물은 탁자구실을 한다.

연극은 도입에 철제 등받이 두 개를 객석 가까이에 나란히 놓고 두 출연자가 나란히 앉아 음악에 맞춰 팔다리를 움직이는 경쾌한 율동에서 시작된다. 체육선생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탭댄스가 일품이다.

조명전환이 되면, 40대 노총각 체육선생에게 기혼자인 지리 선생이 찾아온다. 둘은 데킬라를 마시며 우정을 다지고, 노총각 체육선생의 결혼문제가 관심사가 된다. 두 사람은 가끔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그러다가도 우정이 깊어지고, 만취하면 그 자리에 쓰러져 잠이 든다. 

체육선생은 파티장에서 한 여성과 만난다. 여성을 만나는 장면은 무대 왼쪽에 걸어둔 전신인형을 가져다 여자 역으로 대체시킨다. 철제등받이 의자에 앉히고, 팬티와 브라자를 입히거나 걸치도록 하고, 드레스를 입히고, 노란색 털실 가발도 씌운다. 물론 여자인형하고 춤도 추어 보인다. 그리고 이름을 '메릴린 먼로'라고 호칭한다. 체육선생과 메릴린 먼로와의 사랑이 시작되고, 체육선생은 그녀에게 청혼하고, 예물반지까지 끼워준다. 두 사람의 혼례가 성직자로 출연한 지리 선생에 의해 치러진다. 신혼부부는 스페인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스페인의 명물 투우를 관람하고, 챔피언이 된 투우사가 체육선생의 부인을 보고 아름답다고 관심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이 잘 알던 여자라고 한다. 이상한 업소에서 만난 적이 있다며…

물론 체육선생이 항의하고, 투우사인 지리 선생의 결투가 벌어지며 극 분위기가 급상승한다. 물론 체육선생의 승리로 귀결되고 체육선생은 부인과 함께 귀가한다. 부인은 아기를 갖게 되고 아기를 순산한다. 아기는 역시 인형으로 대체한다. 체육선생 거처에 지리 선생이 찾아온다. 그리고 체육선생의 부인을 보더니, 자신이 잘 알던 여인이라고 털어놓는다. 과거에 있던 자신과의 관계까지…사실 체육선생의 부인 마릴린은 과거 성매매를 하던 여인이라는 게 드러난다. 체육선생의 충격을 어찌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게다가 마릴린의 아기가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하는 지리 선생에게 체육선생은 결투를 신청한다. 지리 선생도 펜싱의 명수인지라, 두 사람의 결투는 용호상박이나, 쌍룡쟁투에 버금간다. 체육선생은 펜싱 검에 깊이 찔려 쓰러지고 만다.

   
▲ ⓒ 극단 목수

조명전환이 되면, 바닥에 누워있는 체육선생을 지리 선생이 들어와 흔들어 깨운다. 데킬라를 너무 마셔 몹시 취한 모양이라며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웬 인형들이냐며 인형을 제자리고 가져다 놓는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가고 싶어 하던 낚시질을 하러 가기로 약속한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에서처럼 철제로 된 등받이 의자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이 낚시터로 차를 몰고 가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문화뉴스 공연칼럼니스트 박정기(朴精機)

'진지한 농담' <커튼콜> 

체육선생으로 최희정, 지리선생으로 김기주가 출연해, 호연과 열연 그리고 무용과 펜싱으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조명 용선중, 음악 김동욱, 오브제 박영희, 사진 연동흠, 의상 최윤서, 오퍼 박현민 박현진, 펜싱 플래쉬, 무대감독 서영제, 조연출 송이원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목수의 드미뜨리 림스께로프 원작, 이상구 번역, 박윤희 번안, 이돈용 연출의 <진지한 농담>을 명품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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