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촬영 지원한 영화 '용의자' 한강대교 촬영 장면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서울에서 '아바타'를 뛰어넘을 영화가 제작되고, 시내 한복판에서 '아이언맨', '트랜스포머' 같은 블록버스터가 촬영될 날이 머지않았다. 또 영화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들은 제2의 박찬욱, 봉준호를 꿈꾸며 체계적인 지원 아래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된다.

'매일 영화가 촬영되고 상영되는 도시', 서울이 '아시아 대표 영화 친화 도시'로 거듭난다. 서울시가 2018년까지 충무로에 아시아 대표 '시네마테크'를 건립하고 '영화제작 전문스튜디오' 조성, 설 자리를 잃어가는 '독립·예술영화 대대적 지원', '영화 촬영하기 좋은 도시 조성' 등을 통해 서울을 '아시아 대표 첨단 영화중심지'로 만들겠다고 25일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의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에 대한 다각적 지원으로 미래먹거리 영화산업기반 구축, 균형 있는 영화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서울을 명실상부한 아시아 영화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발표엔 이장호 감독을 비롯한 박찬욱 감독, 영화배우 강수연, 이제훈 등이 참석해 서울을 아시아 대표 영화 친화도시로 발전시키는데 뜻을 같이하겠다고 밝힌다. 기자설명회 후엔 박원순 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함께 종로구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한국독립영화 '그라운드의 이방인'을 관람할 예정이다.

먼저 복합영상문화공간 '서울시네마테크'가 2018년 영화의 메카 충무로에 개관된다. 첫째, 한국영화의 상징적 장소인 충무로에 '파리의 프랑세즈', '뉴욕의 필름 포럼', '타이베이의 필름 하우스'를 뛰어넘을 수준의 복합영상문화공간 '서울 시네마테크'를 건립한다. 이를 통해 충무로의 전통과 명성을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영화계 및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여러 지역을 검토한 결과, 최종적으로 충무로에 조성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2018년까지 약 5천㎡규모로 건립 예정인 '서울 시네마테크'는 '고전·독립영화 상영관'과 '영화박물관', 영상자료 열람 및 보관을 위한 '아카이브', '영상미디어센터', '영화전시관'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단순 자료실 용도로만 사용됐던 시네마테크의 역할을 넘어 영화인들에게 다양한 상상력과 영화제작 영감을 불어넣어 주고, 시민들에겐 평소 접하기 힘든 고전영화와 예술·독립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문화소통광장으로 조성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와 함께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을 아우르는 약 7천㎡ 규모의 영화제작 전문 '실내스튜디오'와 다양한 촬영이 가능한 '도심형 세트장'도 조성해 서울을 명실상부한 한류 콘텐츠 개발의 핵심기지로 구축한다.

2018년까지 조성예정인 '실내스튜디오'는 세트촬영이 가능한 3개의 스튜디오와 관람체험시설로 구성되며 제작스튜디오 기능은 물론 영화감독 마스터클래스 등 영화제작교육프로그램 운영, 한류 연계 전시·체험시설로도 활용될 계획이다.

   
▲ 충무로 영상센터 독립영화 정기상영회

이에 앞서 올해는 공공기관 소유의 유휴건물과 폐교 등을 영화인들이 임시세트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영화에 자주 노출되지만, 촬영지원이 어려웠던 경찰서, 법정, 면회실, 병원 등의 도심형 고정세트장도 2017년까지 추가로 조성한다.

또한, 상암 DMC를 중심으로 거점공간 및 영화촬영이 자유로운 특별 구간 등을 선정 운영하는 등 영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협력 연계를 통해 '고양·파주-상암·여의도-인천'을 잇는 글로벌 영화창작 벨트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의 두 번째 핵심 사항은 대기업과 상업영화의 스크린 독점으로 상영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독립·고전·예술영화의 제작과 안정적 상영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독립영화 제작부터 마케팅, 상영배급에 이르는 원스톱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영화제작을 원하는 시민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먼저 독립·고전·예술영화전용관에 대한 지원을 2018년까지 3개소로 확대한다. 또 지난해 6개소에서 진행했던 공공상영회를 올해는 자치구 문화센터, 도서관 등 공공시설물을 활용해 12개소로 확대 운영하고 상영관 수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독립영화 제작을 위한 지원책도 정비한다. 기존 단계별 지원체계를 변경, 우수 독립영화의 경우 '제작→마케팅→상영·배급'에 이르는 전 단계에 대한 지원을 펼친다. 다시 말해 순제작비의 50% 이내의 '제작비 지원'부터 촬영지 DB 제공 및 헌팅 등 '로케이션 및 촬영지원', 카메라 등 '장비 지원', 쇼케이스와 시사회 등 '마케팅 지원', 나아가 독립영화전용관 및 공공상영회를 통한 '상영배급 지원'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또한, 서울배경 독립영화 지원 규모도 올해 25편에서 2018년까지 35편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여기에 많은 관객이 우수 독립‧고전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시민들이 많이 찾는 DDP, 상암동 월드컵공원, 고척 돔구장 등에서 특별상영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 독립영화 제작 지원

세 번째 핵심 사항은 국내·외 영화의 서울 촬영을 책임지고 지원하는 전담인력 확보 등 '서울 로케이션시스템'을 구축해 '촬영하기 좋은 영화도시 서울'을 만드는 것이다. '반지의 제왕' 촬영지인 뉴질랜드는 개봉 후 연평균 외국관광객 수 5.6% 증가, 개봉 후 3년간 관광수입 38억 달러 등을 달성했고, 태국 영화 '헬로 스트레인저'의 서울 촬영 이후 실제로 태국인 관광객이 36.5%(2009년 19만 → 2010년 26만) 늘어나는 등 관광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시스템은 서울시가 경찰청, 문화재청 등 주요 공공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제작사가 촬영현장과 직접 접촉하는 것이 아닌 시 소속 '촬영지원 디렉터'가 현장 섭외를 총괄하는 방식으로 진행예정이다. 이외에도 런던 등 국내·외 우수지원사례 분석을 통해 촬영 지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실제로 런던은 런던시 및 31개 자치구·교통국·경찰청과 민간기업, 330개 이상의 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필름 런던'을 중심으로 원스톱 지원시스템을 구축·운영 중이다.

네 번째 핵심 사항은 영화창작 주체인 감독, PD, 시나리오 작가 등 창작자 중심의 지원으로 한국의 제임스 카메론, 크리스토퍼 놀란의 탄생을 앞당기는 것이다. 현재 대다수 영화창작자들이 열악한 여건에서 작품을 개발하고 있는 실정으로, 역량 있는 창작자들의 작품이 제작·투자로 연결될 수 있도록 안정적 작업공간과 창작지원비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를 위해 현재 감독과 PD 58명, 시나리오 작가 42명, 중·소규모 영화제작사 12개소 등 평균 100여 명의 영화인력이 상주하고 있는 상암동 '영화창작공간'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먼저 영화의 '기획·개발에서 제작까지' 원스톱 지원하는 작품을 지난해 18편에서 2018년까지 30편으로 늘리고 창작활동비(기획·개발비)도 현재 1인 7백만 원에서 2018년 천5백만 원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경쟁력 있는 중·저예산 영화와 독립영화 투자 활성화를 위해 500억 규모(서울시 200억, 민간투자 300억)의 '영화전문펀드'도 2017년까지 조성한다. 이 '영화전문펀드'는 중·소 및 국제공동제작 영화 등에 투자되며, 일정규모는 독립·저예산 영화 등에 의무 투자하도록 해 영화계 격차를 해소하고 강소(强小)영화를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9년부터 총 974억 원(서울시 150억) 규모로 운용되던 문화산업펀드가 2016년 종료됨에 따라 이후 회수되는 펀드를 활용, 정부·민간 전문투자 등과 연계해 조성할 계획이다.

영화제작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이를 위해 1~3인 내외의 소규모 제작사를 위한 공간을 조성해, 지속·안정적인 창작활동을 돕고, 투자의사가 있는 중·소 투자자, 개인·소셜펀드와 제작자를 연결하는 등 다양한 경로의 투자 유치를 펼친다.

   
▲ 해외영상물 'Forever Young' 서울 촬영 지원 장면

이외에도 해외영상물의 서울촬영 유치 확대를 통한 서울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한편, 국내 영상물에 대한 제작지원도 확대하여 서울촬영 비중이 높은 중·소 규모 한국영화에 스태프 인건비, 촬영장비 대여, 세트장 및 스튜디오 제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이 영상매체를 통해 의견을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마을미디어 사업 활성화', '지역미디어센터 조성', '서울영화문화페스티벌' 등도 개최해 영화를 매개로 한 주민 간 소통도 지원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창조경제의 핵심은 문화예술"이라며 "도약기에 있는 한국영화가 국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미래먹거리 창출의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다각도 지원을 통해 차세대 고부가가치 창조산업인 영화문화 산업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뉴스 이밀란 기자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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