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이홍주 기자] 지난해 말 남성으로 성전환한 사실을 공개한 할리우드 스타 엘리엇 페이지(34)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이번 타임 인터뷰는 페이지의 성전환 발표 이후 첫 언론 인터뷰이다. 타임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홈페이지와 SNS에 '나는 이제 완전한 나다(I'm fully who I am)'라는 문구가 실린 표지를 게재했고, 페이지와 함께한 인터뷰 내용도 공개했다.

페이지는 자신의 성 지향성을 깨닫게 된 시점부터 성전환을 결심하고 이렇게 남성으로 대중 앞에 나서게 되기까지 겪었던 내적 갈등과 심적 혼란을 인터뷰에서 진솔하게 풀어냈다.

페이지는 자신의 인생에서 지금 시점을 맞은 것에 대해 "진정으로 흥분되고 깊은 감사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두려움과 불안함도 뒤섞여 있다"라고 털어놨다.

페이지는 9살 때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을 때 느꼈던 승리감과 환희를 아직도 기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 개월 후 여자아이로서 아역 배우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머리를 다시 길러야 했던 페이지는 그 후 성인이 되기까지 줄곧 내적 갈등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페이지는 2006년 '엑스맨 최후의 전쟁' 출연 도중 여자 옷을 입는 것에 큰 거부감을 느꼈으며 당시 우울증, 공황장애 등도 겪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여배우로서 머리를 길게 기르고 꾸미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버거웠다며, "나를 인정하지 못했다. 내 사진을 볼 수조차 없었다"라고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페이지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된 기간 동안 "무의식적으로 피해왔던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라며 자신이 성적 정체성을 더 이상 숨기고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성전환으로 이끄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페이지는 유방 제거 수술을 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남성이 되는데 불필요한 조직을 제거했다"면서 "여자의 몸은 언제나 불편했지만, 지금은 에너지가 넘친다. 수술이 내 인생을 바꿨을 뿐 아니라 내 삶도 살려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배우라는 특권 덕에 지금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그 특권을 이용해 내가 할 수 있는 한 성전환자들을 돕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영화계에서는 페이지에게 각종 러브콜이 쏟아졌다. 트랜스젠더 역할뿐만 아니라 친근한 남자 배역 제의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 표지에 처음으로 실린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 남성, 페이지에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