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김종민 기자] 이들이 선호하는 것은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이른바 '사자(字)' 직업군이 아니다. 

90년대생이 한참 오고가는 취업시장에 이어, 이제는 00년생의 차례다. 90년대생을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렀다면, 00년대생을 일컬어 'Z세대'라 부른다.

21학번이 입학함에 따라, 02년생이 대학을 들어간 상황이다. 00년생은 벌써 3학년, 휴학을 하지 않았다면 취업을 준비할 나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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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남성이 2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실제 취업 연령은 이보다 다소 늦춰지지만, 중국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모병제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그 체감이 더욱 빠르다. 어느덧 대학생-청년 문화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 직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과거 1980년대 한국처럼 취업과 창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전문직으로 꼽히는 이들 직업군은 중국 내에서 사회적 위상이 높지 않아 중간 계층으로 분류된다.

■ 중국 Z세대의 꿈의 직장은 어디일까?

중국 트렌드 매체 칭녠바오(青年报)에 따르면 00년생 구직자가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곳은 중국의 최대 대기업도 아니었다. 

중국 내 최대 대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가 아닌 '바이트댄스'라는 기업을 꼽은 것이다.

사진=바이트댄스 제공
사진=바이트댄스 제공

바이트댄스는 Z세대를 강타한 숏폼 영상 SNS '틱톡'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세계 최대의 유니콘 기업으로 꼽힌다. 틱톡은 전 세계 20억 이상이 다운로드 받은 앱이며, 코로나로 인해 한 분기에만 신규로 3억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에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바이트댄스는 2018년 30억 달러(한화 3조원 가량)의 투자를 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하고, 오늘날에는 1000억 달러(100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으로 대표되는 젊은 기업으로 꼽히며, IT와 테크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틱톡은 숏폼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음악 및 콘텐츠 사업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틱톡의 광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 분야로도 진출 중이다.

중국의 대표 기업인 화웨이와 알리바바는 2위와 3위를, 중국 내 '카카오'와 같은 텐센트와 샤오미는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징동닷컴, 웨이보 등이 5위에서 10위 사이에 안착했다.

사진=칭녠바오
사진=칭녠바오

■ IMF 이전 한국과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중국 구직자

한국에서도 취업과 창업이 대세였던 경제 성장기가 있었다. 1980년대 인기학과로 의대-치대를 제치고 전자공학-물리학과 등이 차지한 적도 있었다. IT붐이 있던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컴퓨터 전공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IMF 이후 경제 성장에 대한 낙관이 무너지면서, 교사-공무원 등의 안정적인 직업이 입시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이들에게 사회적 인식이나 선호도도 쏠리게 되었다.

자연과학-공학이 인기 있던 시기의 입시표, 사진=커뮤니티 캡처

중국은 경제 침체기에 있던 80-90년대에 도리어 공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중국은 공산당 기반의 당정 체계이기 때문에, 당원 활동을 통해서도 사회에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00년대생들의 경우 이런 경향이 줄어들었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IT 및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성장 가능성과 연봉 수준이 높은 직종을 선호하게 됐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의 경우 교육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로 일한 경력이 있으나, 결국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이같은 스토리가 중국의 '성공 신화'로 대표된다.

사진=무역협회 제공
사진=무역협회 제공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에 대한 명시적인 선호가 없는 것도 중국 00년대생의 특징이다. 이들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따르는 직업'을 가장 선호했으며, 다음은 '흥미와 노력을 겸비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을 성공으로 평가했다. 일하는 시간 외의 휴식 시간 등은 직업 선택에서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워크와 라이프를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이를 구분하기보다는, 일을 삶의 일부이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사드 보복과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지금은 다소 멀어진 시장이 됐지만,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이자 뗄래야 뗄 수 없는 중국, 다음 세대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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