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간을 공연장으로 만드는 '쿤플'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 제공
비대면으로 공연 즐길 수 있어

​​온라인 플랫폼 '쿤플' 직원들과 이동혁 대표(맨 끝 오른쪽)
​​온라인 플랫폼 '쿤플' 직원들과 이동혁 대표(오른쪽 끝)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코로나19로 사람간의 접촉이 꺼려지는 지금, 각종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다. 콘서트장을 안 가도 온라인으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볼 수 있거나, 미술작품을 집에서도 편안하게 볼 수 있듯이 예술공연도 온라인 웹으로 쉽게 만날 수 있다. 바로 온라인 버스킹 플랫폼 ‘쿤플’이 그 역할 톡톡히 하고 있다. 

콘트라바쓰 연주자이자 쿤플 이동혁 대표는 “방 안, 연습실, 공연장, 길 위 예술가가 있는 모든 곳이 곧 공연장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개발된 플랫폼”이라며 “예술가라면 누구나 직접 연주한 영상을 온라인으로 관객과 만나고, 영상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쿤플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크게 네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예술가가 직접 자신의 연주 영상을 업로드해 비대면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온라인 버스킹’이 있고, 자신의 상태에 따라 플레이리스트 등을 제공하는 ‘추천영상’이 있다. 

또한, 유명한 예술가와 사회 인사의 예술관과 삶을 통해 문화인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강의를 제공하는 ‘쿤플마클’, 온라인 속에서 좋은 강사에게 쉽게 예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한 ‘온라인레슨’ 등의 서비스를 만나 볼 수 있다.

 ‘플라’라는 독특한 결제수단을 통해 온라인 관객이 좋아하는 예술가의 영상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쿤플은 ‘플라’를 통해 공연 콘텐츠를 업로드한 예술가들에게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정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공연전문 예술단체인 어바웃클래식그룹 대표이자 문화예술 기획, 제작까지하는 이동혁 대표를 만나 쿤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쿤플 이동혁 대표 인터뷰

이동혁 대표
이동혁 대표

Q쿤플이란 뜻은?

쿤플이란 문화라는 뜻을 가진 독일어 쿤스트(Kunst)와 피플, 플레이어, 플레이스, 플랜트 등의 우리식 발음상 접두어 플을 합친 합성어입니다.

 

Q쿤플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쿤플러(예술인 창작자)와 쿤플리안(일반 유저)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유튜브와 같이 흥미와 재미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쿤플러가 갖고 있는 심도 있는 예술성에 집중할 수 있죠. 그래서 깊은 예술성을 즐기고 싶어 하는 쿤플리안들이 유튜브처럼 중간광고 등 방해요소 없이 순수예술을 즐길 수 있어 서로의 목적이 정확히 겹치는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도 있는 예술성만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맞춰서 제작된 영상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부담 없이 쿤플을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콘트라바쓰연주자이자 공연예술 제작자인데, 쿤플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많은 이들이 어려워하고 있는 코로나여파는 지금까지도 저에게 매우 어려운 시간입니다. 공연장에서 연주하며 관객을 만나는 것이 줄곧 해왔던 문화예술의 유일한 표현방식이었지만, 거리두기에 의해 공연들이 쉽게 취소되거나 연기가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맞닥뜨려야 했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 생각해뒀던 쿤플, 즉 온라인 플랫폼이 어쩌면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순수예술 쪽에서는 대다수 온라인 공간이 경박하다고만 여겨져 왔지만, 현시대에 온라인 공연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돼 버린 거죠.

예산이 미리 확보된 관립단체의 경우, 온라인 공연을 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겠지만, 개인, 민간단체는 기존에 부담해야 하는 제작비에 온라인 공연에 대한 제작비가 추가되고, 그나마 관객이 내는 관람료를 기대할 수 없어 예술가들의 예술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예술가와 유저가 직접 온라인에서 만나 서로의 만족도를 해결할 수 있는 직접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고민 끝에 만들어진 플랫폼이 바로 ‘쿤플’입니다.

사진=쿤플 제공
사진=쿤플 제공

 

Q쿤플을 만들면서 새롭게 깨달은 점 있으신가요?

쿤플을 만들면서 더이상 순수예술의 디지털 변환(pivoting)은 시대를 앞서가거나, 혁신적인 발상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드시 해야 하는 숙명이라 생각합니다.
대다수 사람과 연주자들은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것이 공연이라 생각하는데, 그건 오래전부터 해왔던 전통적인 예술표현 방식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리를 음원으로 담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어디서나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죠. 더구나 음원으로 즐기던 공연을 넷플릭스, 네이버TV, 유튜브 등의 다양한 OTT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만들어져 기존의 공연에 영상미가 가미된 또 다른 형태의 예술표현방식이 나타났습니다.
그렇기에 코로나에 의해 생겨난 비대면 문화는 예술가에게 위협요소임과 동시에 기회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예술활동의 장이 확장되고 있기에 오랜기간 축적된 순수예술의 예술성에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온라인의 장점을 덧붙이게 되면, 그것이 바로 순수예술의 대중화가 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Q'플라'라는 독특한 결제수단을 이용하고 계시는데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나요?

예술인들이 공연 후 관객에게 받는 꽃다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땀이 범벅이 될 정도로 공연에 열정을 쏟아 부은 후 관객에게 받는 꽃다발은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며, 앞으로도 응원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예술가가 공연장이 아닌, 온라인에서 공연한다는 것은, 오히려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것보다 훨씬 큰 부담을 갖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끝나는 공연이 온라인 속으로 들어오면 영상화돼 언제든지 다시 듣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만큼 더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예술가의 열정이 담긴 공연에 ‘플라’를 보내 예술가가 예술의지를 갖고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는 거죠.

Q쿤플을 통해 쿤플러(예술인 창작자)와 쿤플리안(일반 유저)이 무엇을 느꼈으면 좋겠는지 알려주세요.

순수예술하시는 분들 중 무대에서의 공연은 인정하지만, 무대가 아닌 곳에서의 공연은 꺼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쿤플러들이 디지털 전환(pivoting)을 하는데 용기를 갖고 쿤플을 많이 이용해 줬으면 좋겠어요. 무상으로 영상촬영, 제작까지 하고 있기에 부담 없이 문을 두드려주세요.

그리고 쿤플리안들이 꼭 클래식을 공연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장만이 갖고 있는 장점과 매력이 있지만, 온라인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는 장점도 많기에 쿤플에 들어와 마음껏 즐겨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앞으로의 계획은?

플랫폼의 프로토콜 버전 개발이 완료된 상황에서 올해 큰 두가지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문화예술이 오랜기간 쌓아왔던 성과와 공연장의 훌륭한 음향시설을 온라인으로 갖고 와 문화예술의 활동영역을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중 하나가 ‘콩나물팩토리’ 프로젝트입니다.

콩나물팩토리는 현재 개발중인 음악과 AI를 접목한 예술평가시스템입니다. 음악 평가를 AI가 평가한다는 것이 발칙한 발상이지만, 음악의 평가는 항상 정량적 평가를 기반으로 정성적인 평가를 합니다. 이 시스템은 정량적 평가를 담당하고 예술인재가 시스템으로부터 제공된 것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탄탄한 평가를 하게 됩니다.

또한, 평가자의 음악교육 목적에 따라 확보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교육방법을 도와줄 수도 있는 시스템입니다.

두번째는 플라로 진행되는 결제시스템과 쿤플러의 영상컨텐츠 불법유통 등에 대해 투명성과 보안성을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기술을 탑재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기획단계에 있지만 하루 빨리 진행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팬데믹으로 무대가 거의 사라진 예술인들이 쿤플을 통해 비대면으로 관객과 다시 만나고 스스로 만든 예술 콘텐츠도 판매할 수 있어, 문화예술이 살아남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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