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부터 7월 1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
송영미·홍미금·전해주·유현석·서동진·강은일 출연
피이노 하나로 음악 담당, 크기가 극명하게 달라지는 선율

뮤지컬 '라 루미에르' 전해주, 강은일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뮤지컬 '라 루미에르' 전해주, 강은일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2020년 초연한 창작 뮤지컬 <라 루미에르>가 올해도 대학로 아트 원 시어터 2관, 유니플렉스 2관에서 재연한다.

제2차 세계대전 독일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했던 시기, 히틀러는 예술품 약탈에 박차를 가했고, 파리의 예술가들과 시민들은 작품들을 지키기 위해 비밀창고에 숨긴다. 그중 한 창고에는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그림들과 함께 프랑스 장군의 손녀, 레지스탕스인 ‘소피’가 숨어있었다.

가족들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소피’의 창고에 불청객이 찾아온다. 바로 히틀러 유겐트 (나치의 청소년 돌격대)인 독일인 소년 ‘한스’는 그곳의 모네의 그림을 보게 된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한스는 창고의 보관된 그림을 볼 수 있는 조건으로 소피의 신변을 보장하는 휴정 협정을 맺는다.

전쟁의 한복판, 파리 창고에서 조우한 ‘소피’와 ‘한스’의 운명은?

뮤지컬 '라 루미에르' 서동진 홍미금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뮤지컬 '라 루미에르' 서동진 홍미금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매일 새벽, 모네의 그림을 보기 위해 ‘소피’의 창고를 찾아오는 ‘한스’는 사람들의 마음속 빛을 그려내는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러다 보니 ‘한스’는 빛과 색에 대한 이야기를 ‘소피’에게 자주 하곤 한다. ‘빛은 곧 색채’라고 했던 모네의 말처럼 흑백 세상 속에서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고, 서로 부딪히며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피아노가 무대 우측 뒤에서 공연 내내 묵묵히 연주된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피아노 연주는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둘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서술하는 역할을 한다. 상황마다 속도와 크기가 극명하게 달라지는 선율이 하나의 배우가 되어 ‘소피’와 ‘한스’의 연기를 알차게 해준다. 무대에서 음악이 주는 효과를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전쟁의 한복판, 파리창고에서 조우한 ‘소피’와 ‘한스’의 운명은?

뮤지컬 '라 루미에르' 홍미금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뮤지컬 '라 루미에르' 홍미금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무대 위에 조명이 창고에 간간이 내린다. 작은 핀 조명은 창고의 쥐가 되기도 하고, 어떤 날엔 한줄기의 달빛이 되어 그 둘을 비추기도 한다. 

둘은 전쟁이 끝나 자유를 되찾을 날을 상상하며 노래를 부른다.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고 그곳에서 마음껏 그림을 그리겠다는 꿈을 가진 ‘한스’와 사랑하는 가족들을 다시 만날 희망을 가진 ‘소피’. 그 둘의 앞에 파란 연못과 따스한 햇살이 조명을 통해 구현된다. 이 장면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 당시 전쟁의 폐허 속에서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자유와 평화를 매일같이 꿈꾸었겠지.

뮤지컬 '라 루미에르' 송영미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뮤지컬 '라 루미에르' 송영미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현장이 되어버린 곳이 있으며 그 속에서 작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독일 나치의 역사 한 편을 끌고 오기까지 했지만, 현실의 문제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지점이 깊지 않아 아쉬웠다.

극중 ‘소피’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겠다고 했다. 결국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의 소중한 것을 파괴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함과 나치의 사기를 북돋아 줄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사람은 절대로 죽일 수 없다는 ‘한스’의 딜레마가 관객들에게 돋보일 수 있게 연기한 배우들도 인상 깊었다.

인물이 처해진 상황의 잔혹함을 음향효과로 조명으로 최소화했지만 분명 두 인물이 꿈을 위해 전쟁 속, 그 작은 창고 안과 밖에서 고군분투했다. 그와 상반되게 클리셰적으로 급하게 매듭지은 결말이 아쉬웠다. 조금은 무겁지만 여운이 남을 수 있도록 던질 수 있는 메시지가 강하게 다가올 수 있었으면 한다.

전쟁의 한복판, 파리창고에서 조우한 ‘소피’와 ‘한스’의 운명은?

뮤지컬 '라 루미에르' 강은일, 송영미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뮤지컬 '라 루미에르' 강은일, 송영미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두 주인공이 창고라는 공간 안에서 지나치게 미래지향적인 말을 점점 늘어놓는다. 전쟁의 시대를 살게 되면 그렇게라도 내일을 꿈꾸지 않았을까. 장황한 말 같다고 해도 말이다. 또 어쩌면 전쟁 같은 현실을 살아감에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노래하는 우리들의 순간을 포착해놓은 것 같기도 했다.

젊은 예술가 김지식 연출가와 구지영 작곡가가 힘을 합쳐 무대를 만들었고, 음악은 뮤지컬 ‘날아라 박씨’ ‘경종’ 등을 맡았던 음악감독 정준이가 안무에는 신진 감독 김경용이 맡았다. 

뮤지컬 '라 루미에르' 전해주, 강은일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뮤지컬 '라 루미에르' 전해주, 강은일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당차고 용감한 ‘소피’ 역은 송영미·홍미금·전해주 배우가 맡았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 따뜻함을 잃지 않는 ‘한스’ 역에는 유현석·서동진·강은일 배우가 연기한다.

특히 한스 역의 유현석 배우는 개막을 1주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흉통을 호소했고 개막 후 수술하겠다는 배우의 의사가 있었다. 하지만 충분한 안정과 휴식 후에 공연에 참여하는 것으로 논의 후 캐스팅 변경이 있었다. 

또 코로나로 인해 작년 6월, 초연이 연기되었던 어려움을 딛고 배우들과 공연 관계자들은 의기투합하여 완벽한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뮤지컬 '라 루미에르' 포스터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뮤지컬 '라 루미에르' 포스터 / 사진 = (주)벨라뮤즈 제공

한편, 연극 <라 루미에르>는 6월 20일(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 후 유니플렉스 2관에서 6월 25일(금)부터 7월 18일(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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