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일상복처럼 입고 즐길 수 있는 옷이 되어야!
BTS, 마마무, 이날치 등 KPOP 스타 한복 제작해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한복하면, 결혼식이나 명절 등 특별한 날에만 입는 전통 한복만 자주 접했었기에 옛것이라 치부하며 친숙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예전부터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겸비한 생활한복이 인기를 끌었다면, 요즘은 케이팝 가수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복을 입고 무대, 뮤직비디오 등에 등장해 젊은 층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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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용 여름 나오 저고리/사진=오! 한복한 인생-리슬 LEESLE 제공

현대적이고 세련된 스타일 한복의 인기 중심에는 ​황이슬 한복디자이너·모던 한복 브랜드 '리슬' 대표가 서 있다.​

황이슬 디자이너는 모던 한복 브랜드 '리슬'을 통해 BTS, 마마무, 이날치, 송가인 등 KPOP 스타의 한복을 제작하거나 스파오와 협업해 한복 컬렉션을 출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라이트 원피스/ 사진=오! 한복한 인생-리슬 LEESLE 제공
라이트 원피스/ 사진=오! 한복한 인생-리슬 LEESLE 제공
라이트 원피스/사진=오!한복한 인생-리슬LEESLE
라이트 원피스/사진=오!한복한 인생-리슬LEESLE

콜라보레이션, 상품개발, 크라우드펀딩 등의 여러 한복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황 디자이너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옷은 사람이 입었을 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복도 사람이 입어야 비로소 아름답기에 많은 사람이 한복을 입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이 한복을 많이 접해야 해요. 그런 마음으로 여러 한복 콘텐츠를 개발하게 됐죠.”

대중들에게 한복의 문턱을 낮추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모던한복을 만드는 황이슬 디자이너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황이슬 한복디자이너

황이슬 한복디자이너/사진=황이슬 한복디자이너 제공

Q 짧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주에서 모던한복을 만들고 있는 한복디자이너 황이슬이에요. 15년 정도 업력이 되었고 저의 이름을 딴 ‘리슬’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전주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지역에서 창업하면서 전주에 본사를 두게 됐어요.


Q 대학교 1학년 때 만화 ‘궁’의 여주인공을 코스튬 플레이를 하게 되면서 한복을 만들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한복디자이너가 되겠다는 다짐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첫 시작은 정말 순수한 호기심이었어요. 2006년 5월, 전북대학교 대동제 부스 행사에서 만화 '궁'의 여주인공을 코스튬 플레이를 하게 되면서 한복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보면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거 같아 불안했습니다. 평소에 입지 않던 옷을 입고 사람들 앞에 나선다는 게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전북대학교 대동제 부스 행사에서 입었던 만화 '궁' 코스튬 플레이/ 사진=황이슬 한복디자이너 블로그 제공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보는 사람마다 '직접 만들었니?' '손재주가 좋구나' 등의 칭찬을 듣고 자신감이 생기게 됐고, 한복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한복은 저에게 있어 저를 예뻐 보이게 해주는 옷이었죠. 한복에 빠지게 된 후로부터 취미로 수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사이트를 창업해 제가 만든 한복을 올려놓고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어요.

 

Q 작업하면서 영감을 주는 대상이 있을까요?

저는 고객에게 영감을 얻습니다. 

공감되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대중과 소통하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기에, ‘리슬’을 이용하는 고객들과 직접 소통합니다. 

즉 ‘리슬’을 입었을 때 말씀해주시는 감정, 생각, 불편함 등의 모든 것이 저의 디자인의 원천이에요.

Q 초창기 제작했던 한복 디자인과 지금 제작하는 한복 디자인에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처음 제작했던 옷은 화려한 형태의 옷인 퓨전 한복이었습니다. 미니스커트, 반소매 등의 현대적으로 만들기는 했지만, 색감, 소재는 여전히 전통적인 부분을 사용해서 눈에 튀는 화려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현대에 맞게 한복도 변형시켰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돌잔치, 결혼식, 유학생들의 파티복 등의 특정 순간에만 찾아 주셨습니다. 사람들이 친숙하게 여기지 않았고, 편견도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스파오와 콜라보한 한복로브/사진=오! 한복한 인생-리슬 LEESLE 제공
​스파오와 콜라보한 한복로브/사진=오! 한복한 인생-리슬 LEESLE 제공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갑자기 반항심이 솟아오르더라고요. ‘한복의 편안함과 타인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입을 수 있다’를 보여주자는 생각에 2011년 ‘한복 100번 입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어요. 

일상복 대신에 제가 만든 한복을 입고 생활하는 프로젝트였죠.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어요. 한복을 입고 일상생활을 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았어요. 

하지만, 한번 실패했다고 그만두라는 법은 없잖아요. 저는 ‘왜 실패했을까’를 연구했어요. 단순히 외형적인 디자인 변형은 안 되고, 일상복처럼 세탁기에 빨 수 있어야 하고, 패션브랜드처럼 한복을 판매해야 한다는 여러 보완점을 찾아갔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왜 한복이 일상화되기 어려운지 알게 됐고, 지금의 모던 한복 브랜드 ‘리슬’이 탄생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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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황이슬 디자이너의 사폭슬랙스를 착용했다. /사진 출처= 마이티제이 

Q 방탄소년단 지민과 마마무 등 여러 연예인이 황이슬 디자이너님의 한복을 입었고, 스파오 등의 콜라보를 하면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습니다. 본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정말 한복을 사랑해요. 365일 한복을 입고 생활할 정도로 깊이 빠져 있죠.
한복을 갖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한복 입기 캠페인 SNS에 공유하기’, ‘한복 토크쇼’, ‘유튜브 운영’, 직접 쓴 책 ‘나는 한복 입고 홍대간다’ 등의 여러 활동을 했어요.

저는 누구보다도 우리나라의 전통을 즐기고 이해하는 소비자·제작자·기획자예요. 이러한 한복에 대한 진정성과 사랑을 느끼신 대중들이 공감하고 좋아해 주시는 듯해요.

그리고 한 길을 오랫동안 묵묵히 걸어서 쌓인 발자취 덕분인 듯해요.

 

Q 한복의 미적 가치를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복이 아름답고 가치가 있는 옷은 분명해요. 하지만 이런 의미를 어떻게 MZ 세대들에게 전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해요. 

‘한복은 아름다우니 입어라’, ‘우리나라 전통복이니 입어라’ 등의 의무감을 강조해서는 아무도 입지 않을 거예요. 지금 현대인에게 한복은 예복용 의상이기 때문이죠. 한복을 입으면, 결혼식이나 잔치가 있다고 생각할 거예요.

2021S/S 우리고구려 룩북/사진=황이슬 한복디자이너 제공

한복은 일상복처럼 자연스럽게 입고 즐길 수 있는 옷이 돼야 해요. 그래서 제 브랜드의 좌우명이 ‘오! 한복한 인생’입니다. 

한복을 즐기는 생활이 행복하고, 재미있는 인생이 된다는 뜻이죠.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점이 한복을 ‘입는’ 경험 그 자체예요. 

한복을 지키는 것보다, 단순히 알리는 것, 즉 말로 소중하다고 하는 것보다, 한번 입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2021S/S 우리고구려 룩북/사진=황이슬 한복디자이너 제공

모던 한복이 한국의 미적 가치를 없앤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모던 한복은 한복을 변형해서 파괴하는 것이 아닌, 한복을 더 쉽게 이해시켜주고 친숙하게 다가오게 해주죠.

Q 한복디자이너로서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을 알려주세요.

최고의 한복 브랜드가 되는 게 꿈입니다. 한복 브랜드지만, 세계적인 패션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한복을 사랑하고 누구보다 우리나라의 전통을 즐기고 이해하는 황이슬 디자이너. 세계적인 패션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로 거듭나는 밝은 앞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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