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KBS1TV 오전 7시 50분 방송

[문화뉴스 강지민 기자] 9일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되는 KBS 인간극장에서는 트로트 가수로 20년을 살아온 박주용씨를 들여다본다.

그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동네에선 장구 신동으로 소문이 짜했다. 음악에는 타고난 재능이 있었는지 어깨너머로 배워도 어떤 악기든 금세 손에 붙었다.

그동안 여섯 개의 앨범을 냈지만 모두가 꿈꾸는 히트 가수, 전국구 가수가 되지는 못했다.

무명가수 박주용

[사진=KBS '인간극장']
[사진=KBS '인간극장']

처음 보면 뭐 하는 사람인가 싶다. 화려한 꽃무늬 셔츠에 딱 붙는 청바지, 뒤로 묶은 말총머리... 범상치 않은 외모는 어디를 가나 사람들 이목을 끈다. 그의 이름은 박주용(61), 데뷔한 지 벌써 20년이 넘은 트로트 가수다.

화려한 용무늬 양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면 그의 진가가 발휘된다. 드럼, 기타, 키보드, 색소폰, 심지어 장구까지 거짓말 조금 보태 못 다루는 악기가 없다. 심지어 주용 씨는 직접 곡도 쓰는 싱어송라이터. 이렇게 다재다능한 가수가 그동안 왜 뜨지 못하고 아직 무명일까. 가요계의 오랜 지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주용 씨 역시 늘 궁금하고 답답했다.

천생 ‘딴따라’의 롤러코스터 인생

[사진=KBS '인간극장']
[사진=KBS '인간극장']

경남 고성에서 4남 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주용 씨. 어릴 때부터 그러다 ‘딴따라’ 된다는 소리를 귀 아프게 들었다.

여섯 살에 어깨너머로 배운 장구를 곧잘 쳐서 동네 어른들을 즐겁게 하더니 커가면서 공부는 못해도 음악이라면 하나같이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군악대로 군 복무를 마치고 바로 그룹사운드의 드러머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나원참’이란 예명으로 인기와 돈을 쓸어모았던 극장 쇼 사회자 시절을 거쳐 결국은 트로트 가수가 됐다.

하지만 화려했던 극장 쇼 시절과는 달리 트로트 가수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앨범을 여섯 장이나 냈지만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힘들었고 늘 아는 사람만 아는, 그저 그런 가수 신세였다.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하나 싶던 중 사업 제안을 받았고 신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잠깐은 반짝했지만 결국은 부도가 나서 주용 씬 큰 빚을 지게 됐다. 가수로도 사업가로서도 모두 실패한 인생이란 생각에 절망했을 때, 나락에 떨어진 주용 씨를 구원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지금의 아내 경숙 씨다.

이제야 찾은 행복, 나는 가수다

[사진=KBS '인간극장']
[사진=KBS '인간극장']

주용 씨가 무대에 서는 날이면 아내 김경숙(65) 씨도 늘 동행한다. 각자 결혼을 했었지만 순탄치 않았던 두 사람. 오랜 시간을 홀로 지내오다 4년 전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뒤늦게 만난 인연이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애정 표현도 서슴지 않는 닭살 커플이다.

포항 시내에서 옷가게를 하는 경숙 씨가 퇴근할 때면 깜짝 이벤트로 웃음을 주고 부부 십계명을 정해 설거지며 빨래도 맡아서 하는 사랑꾼 남편 주용 씨. 그는 이제서야 알게 된 부부의 사랑, 가정의 행복을 한껏 만끽하고 있다.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주용 씨는 다시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업에 실패한 후, 그는 몇 년간 가수 활동을 중단한 채 가요계 선후배들과의 연락도 끊었었다. 자신을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고, 정성 들여 새 앨범을 준비하고, 선배 가수들을 찾아가 조언도 구하면서 하루하루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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