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27일 극장 개봉
2021년 칸영화제 개막작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퐁네프의 연인들' '홀리 모티스'를 연출한 레오 까락스 감독이 9년 만에 신작을 들고 오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신작은 감독의 첫 뮤지컬 영화이기에 기대감을 끌고 있다. 여기서 감독의 기존 작품과 다르게 처음으로 영어 영화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예술가들의 도시 LA, 오페라 가수 ‘안’과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는 첫눈에 서로 이끌린다.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에게 무대는 계속되지만, 그곳엔 빛과 어둠이 함께한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와 오페라 가수 '안'의 만남에 대중들은 어울리지 않는 만남이라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서로 다른 그들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무대에서 공연하며 관객들에게 박수와 사랑을 받는 것.

어울리지 않지만 어울리는 그들은 인생을 노래하며 무대를 계속해서 펼친다. 그렇지만 무대에서 좋은 내용만 보여준다면 관객의 야유만 받을 뿐이다.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의 삶은 점점 비극으로 치솟게 된다.​

딸 '아네트'가 태어난 후 잘 가던 관계가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성공의 격차로 안을 질투하는 것인지 헨리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스스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 둘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보는 듯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보트 여행을 떠나게 되지만 폭풍이 몰아치게 된다. 헨리에게 이끌려 안은 휘몰아치는 폭풍 속에서 같이 왈츠를 추게 된다. 왈츠를 추는 장면은 ​​이후에 헨리가 폭풍 같은 삶을 살아가게 될 모습을 암시하는 듯해 인상적으로 느낀 장면이다. 또한, ​아담 드라이버의 불안한 감정과 미친 연기력이 정점을 향한 것을 살펴볼 수 있기에 흥미진진하다.

헨리에 의해 안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여기서 딸 '아네트'가 이 둘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안은 헨리에게 복수하기 위해, 헨리는 '안'처럼 노래를 하는 어린 아네트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게 된다.

영화에서 아네트는 인형극에 사용되는 인형 형태로 비친다. 그 모습은 아무것도 못 하는 연약한 어린아이가 부모의 꼭두각시로 이용당하는 듯 보였다. 그런 아네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분위기는 영화 몰입도를 높인다.

후반부에서 아네트가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인형의 형태를 벗고 사람으로 비친다. 아네트가 부모에게 이용당하는 인형이 아닌 온전히 자신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해 진한 여운을 받는다.

영화 속 대중의 태도가 인상적이다. 오페라 가수와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만남을 반대하는 관객이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사랑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어린 아네트를 무대에 올리는 헨리에게 아동착취라고 떠들어댄다. 이것도 결국 관객들은 무대에 오른 아네트를 열광하며 환호와 박수를 보낸다. 

관객에게 헨리와 안, 아네트는 그저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한다. 관객은 헨리와 안이 무대 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저 무대에서 쇼를 보여주며 즐거움만 선사하면 될 뿐이다. 그들의 인생은 대중이 보기에는 오락거리로만 취급한다. 여기에 무대 그 자체가 된 그들의 삶을 '나' 또한 관객인 시점으로 바라보고 있기에 ​묘한 서늘함을 받는다.​

마지막 '아네트'의 관점 포인트는 오프닝과 엔딩 씬이다. 오페라, 뮤지컬 같은 공연이 시작하기 전 안내 멘트가 등장하는 듯 아네트에서도 처음 시작할 때 감독이 직접 '숨도 쉬지 말라'는 안내 멘트를 날리며 영화에 집중시킨다. 

엔딩에서는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모든 배우와 스태프, 감독과 딸이 등장해 재치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무리 엔딩 영상까지 보게 된다면 아네트에 대한 진한 여운이 더욱 짙어질 거다.

오프닝 엔딩뿐만 아니라 노래와 연출도 ​빼놓을 수 없다. 뜨거운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노래와 잘 짜인 연출은 헨리와 안의 무대를 더욱 압도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영화 '아네트'는 오는 10월27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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