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늘 희망찬 이야기만이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진 않는다.

자신의 고통을 덤덤히 서술한 글에 '공감'하는 것이 주는 치유가 있다. 바쁘게 지나쳐가는 것들 사이에 잠시 멈추고 하늘을 보듯, 단풍을 보듯, 바람을 느끼듯 읽을 수 있는 에세이 세 권을 추천한다.


푸름이 밀려온다(Keep Moving)

2020년 출간 후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된 《푸름이 밀려온다》는 미국 시인 매기 스미스가 과거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트위터에 쓰기 시작한 에세이와 짧은 문장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혼과 유산을 겪으며 큰 상실감에 빠져 있던 저자가 자신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바로 글쓰기였다.

매일 자신을 위한 목표, 시, 에세이를 쓰고 이를 세상에 공표하기 위해 트위터에 올려 사람들과 공유하기 시작했고, 그의 글은 역시 다양한 이유로 힘든 시간을 보내며 지금을 견뎌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닿았다.

지금 자신의 슬픔을 들여다보고, 고통을 인정하고, 마침내 그 고통과 함께 걸어가며 오롯이 느껴보는 일, 그저 현재를 충실히 살아내는 일로부터 회복은 시작될 것이라는, 단순하지만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푸름이 밀려온다'는 제목의 원제는 'Keep Moving'이다. 내게 밀려오는 시련을 선심 쓰듯 받아주는 것처럼. 계속해서 푸름 속으로 역행 하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얼마나 지냈는지보다 얼마나 진했는지가 중요한 거지

수많은 SNS 독자를 사로잡은 서주한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다.

찰나에 사라지는 사랑과 이별, 내적 성장의 순간을 포착해 간결하고 정제된 언어로 표현했다.

《얼마나 지냈는지보다 얼마나 진했는지가 중요한 거지》는 때로는 담담한 어조로 때로는 처절한 어조로 당신의 마음 깊은 곳을 두드린다.

제목을 보고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나는 늘 기간의 그래프와 수치를 따지곤 했다. 맺은 관계에 얼마나 깊고 진하게 알아갔는지 들어보았는지, 되돌아보니 늘 얕은 웅덩이 같았다. 그 공허함에 나름의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떻게 잘 잃을 것인가

인생은 절대적인 상실과 상생한다. 피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상실의 존재.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부터,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내거나, 마지막엔 자신의 생명을 잃으며 상실을 경험한다.

무언가를 쟁취해야 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지금까지 ‘잃어버리기’는 경시 되어 왔다. 또 상실을 피하려고 하거나 극복하여 상실 전의 상태로 돌아가려 한다. 그 이유는 '영원할 수 없음'의 고통 속 인류는 늘 쫓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지닌 상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면서 저마다 ‘잘 잃어버리는 나만의 방식’을 이야기한다. 

(사진=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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