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시아’의 정신을 응집하는 갤러리가 되고자 해
안지산 개인전 1월 15일까지 , 서울관 이사 전 마지막 전시

 

아라리오갤러리 외관전경(사진=아라리오 갤러리 제공)
아라리오갤러리 외관전경(사진=아라리오 갤러리 제공)

[문화뉴스 박준아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벌써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의 미술계는 어땠는지 또 내년엔 어떤 전시와 기획들로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해줄지 궁금하다. 이 궁금증을 위해 주요 미술관·갤러리의 전시 책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첫 번째로 아라리오갤러리의 강소정 디렉터를 만났다. 아라리오 그룹은 아라리오뮤지엄 서울, 제주와 별도로 서울, 천안, 상해에 아라리오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아라리오뮤지엄은 아라리오그룹의 소장품을 선보이는 공간이라면 아라리오갤러리는 전속작가들을 주축으로 기획전시를 하는 갤러리다. 이들 두 공간은 성격이 다르다. 강소정 디렉터는 2016년부터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한국 총괄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인터뷰 중인 강소정 디렉터
인터뷰 중인 강소정 디렉터

 

Q. 아라리오갤러리 소개를 비롯한 간단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1989년 창립 후 재개관한 2002년 본격적인 아라리오갤러리만의 정체성을 갖고 공식적인 활동을 해왔어요. 한국의 서울과 천안, 중국의 북경과 상해,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갤러리를 운영해왔고, 현재는 서울, 천안, 중국 상해에서 총 3개의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어요. 

상해는 아시아의 중요거점이에요. 그런 만큼 이전에는 상해에 여러 국내 갤러리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라리오갤러리가 상해에 남은 유일한 국내 갤러리에요. 상해에서 갤러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저희는 한국미술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의 정체성을 응집하는 갤러리가 되고자 해요. 그러기 위해서 한국, 중국 작가뿐 아니라,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아시아 작가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상해가 이를 위한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거로 생각하고 있어요. 

Q. 지난 한 해는 디렉터님께 어떤 한 해 셨나요? 올해 가장 인상에 남았던 주요 전시와 활동이 궁금합니다. 

전체적으로 생각해보면 2020년은 특히 미술시장이 좋았어요. 확실히 전보다 더 넓은 연령대의 다양한 분들이 작품에 관심을 가진 것 같아요. 요즘 관객분들이 작품을 대하는 진지한 모습에 놀라게 돼요. 공부도 많이 하시고 미술에 대해 사회적인 관심이 커진 걸 느끼죠. 덕분에 많은 작가가 좋은 여건에서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 중 하나는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이라는 패션브랜드와 콜라보로 진행한 <아라리오 X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파프): FINAL CUT>전이 기억에 남아요. 

분야와 경계가 흐려지는 게 요즘 시대의 흐름이란 생각이 들어요. 이런 흐름에 관해 우려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하지만 다른 분야와의 협업은 더욱 다양한 관객들과 만날 기회라는 것을 이 전시로 실감할 수 있었어요.

 

'아라리오 X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파프): FINAL CUT' 전시 전경. 옷과 작품, 퍼포먼스가 한데 어우러진 협업 전시. (사진 =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아라리오 X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파프): FINAL CUT' 전시 전경. 옷과 작품, 퍼포먼스가 한데 어우러진 협업 전시. (사진 =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Q. 돌아오는 새해, 어떤 전시들이 예정인지 계획(프로젝트)이나 변동사항이 있으신가요? 

3월에 상해점의 재개관 전이 예정돼 있어요. 그리고 변동사항이라면, 2014년부터 삼청동을 지켰던 서울관이 내년 여름 즈음에 이사를 해요. 지금 진행 중인 안지산 작가의 <폭풍이 온다>展이 현재 서울관에서 하는 마지막 전시에요.(웃음) 

내년에는 올해처럼 전속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일을 주축으로, 올해 하지 못했던 해외작가 전시도 있을 예정이에요. 

 

Q. 디렉터님이 생각하시는 한국미술에 관한 소견이 궁금합니다. (한국미술에 변하길 바라는 점 혹은 아쉬운 점)

요즘 NFT가 열풍이잖아요. NFT, 메타버스는 유행의 맥락이 아니라 생활 환경의 변화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해요. 저희 작가들에게도 경험해보길 권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런 현상에 휩쓸려 NFT용 작품들을 양산하는 경향이 생길까 봐 걱정도 들어요. 오프라인상의 작품은 작가가 스스로 파기하는 일이 가능하지만, 온라인 속 작품과 정보는 어딘가에는 영원히 살아있으니까요.

그리고 앞으로 중진 작가들이 작업하기 더 좋은 미술계가 됐으면 좋겠어요. 작가 지원정책에서 상당수가 청년, 신진작가들에게 비율이 쏠려있어요. 신진작가들에 대한 지원도 물론 필요하지만, 작가세계에서 허리 부분을 차지하는 중진 작가층이 탄탄한 것도 중요해요. 원로작가들 다음으로 한국 미술계를 끌고 갈 작가들도 중진 작가들이니까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관 앞 강소정 디렉터.
아라리오갤러리 서울관 앞 강소정 디렉터.

 

Q.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갤러리에 편한 마음으로 가볍게 들러주셨으면 좋겠어요. 갤러리에서 하는 전시야말로 공감할 수 있는 현재의 따끈따끈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어려운 작품을 굳이 이해하려고 할 필요 없이, 편안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가볍게 “이런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하는 정도로요.(웃음)   
 


 

안지산 작가의 작품 '숲 속의 마리' (사진 = 아라리오갤러리 )
안지산 작가의 작품 '숲 속의 마리' (사진 = 아라리오갤러리 )

강소정 디렉터는 “(시기와 상황에 상관없이)좋은 전시를 다양하게 보여주며 끌고가는 것”이 갤러리가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서울관 이전 후에도 강소정 디렉터가 보여줄 ‘좋은 작가의 좋은 전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편, 올해 마지막과 서울관의 마지막도 함께 하는 안지산 개인전 <폭풍이 온다>는 1월 15일까지 개최된다. 

 

강소정 디렉터는 시드니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미디어아트로 졸업 후, 고려대학교 영상문화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갤러리현대 전시기획팀에서 갤러리 업무 시작 후 2016년부터 현재까지는 아라리오갤러리 디렉터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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