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조 시,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국립국악원 국악인 프로젝트 선정, 뮤직비디오 촬영 계획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앙상블 시작(詩作)은 작곡가 이서연을 주축으로​​ 조윤영(가객/정가) ​으로 이뤄진 국악과 클래식 음악을 모두 아우르는 크로스 오버 팀이다. 앙상블리안 주최 '​일신홀 앙상블리안 2021 우수아티스트 갈라콘서트' ​연주 및 최우수 아티스트 선정,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콘텐츠임팩트 공연기술X라이브퍼포먼스 시작 선정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곡가 이서연은 앞에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껴 자신이 쓴 곡이 듣는 이들에게 전달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작곡가를 직업적으로 선택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작곡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교에서 클래식을 먼저 접한 후 ​​대학원에 가서 한국 음악을 전공하게 됐다고.

"클래식을 배우면서 느낀 것을 바탕으로 한국의 가곡인 정가에 관심 두게 됐어요. 가곡을 쓸 때 한국 시는 외국 시와 운율이 달라 시어의 느낌과 운율을 살리려면 한국적인 어투와 시김새로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왼쪽부터 조윤영, 이서연 / 사진=앙상블리안 제공
왼쪽부터 조윤영, 이서연 / 사진=앙상블리안 제공

그는 2020년 9월 전통공예예술진흥재단 지원 사업에 선정돼 '앙상블 시작(詩作)' 그룹을 만들어 단기간 프로젝트로 진행했다.

그룹에는 연주가가 필요한데, 섭외에 어려움을 느껴 직접 피아노로 정가 반주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다 주변 지인에게 추천받은 팀원이 지금의 가객과 정가를 맡은 조윤영이다.

조윤영은 초등학교 합창부 시절 한국 음악과 서양음악 모두 배운 단장에게 ‘가곡을 부르기에 적합한 목소리’라는 말과 권유로 국립국악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프로젝트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단기간 프로젝트로 만난 그들은 마음이 맞아 어느새 3년 차 그룹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는 이유에는 그들이 어린 시절부터 국악을 일상 속에서도 즐겨 듣고 배운 것에 있다. 

이서연은 사물놀이, 판소리, 가야금, 양금 등을 다양하게 배웠으며, 조윤영은 ‘아리랑’ 같은 한국 사운드의 시김새와 꾸밈음을 좋아하고 즐겨 들었다. 

'앙상블 시작(詩作)'이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많은 이유는 그들만의 케미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국악 사랑이 아닐까 싶다. 

정가가 서양, 한국 악기든 전자음악이든 다양한 음색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그들은 여러 장르의 색깔을 수용해 영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일문일답을 통해 자세히 들어봤다.


앙상블 시작(詩作)

왼쪽부터 이서연, 조윤영
왼쪽부터 이서연, 조윤영

Q. 앙상블 시작(詩作) 이름의 의미는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한자의 의미 그대로 '시로 음악을 짓는다'라는 의미를 지니어요. 시조 시를 가사로 하는 전통가곡의 형식을 이어나가고자 지은 이름이에요. 

예전부터 가곡 악보를 보면 한자로 시인의 이름과 작곡가의 이름이 악보 우측 상단에 '시·작'으로 쓰여 있어요. 한자를 세로로 읽었을 때 '시작'으로 읽히기도 하고, 시와 음악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시작'으로 정하게 됐어요. 

 

Q. '앙상블 시작(詩作)'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감수성과 서정성이라고 생각해요. 한국 전통가곡 장르에 아름다운 시조 시가 많아요. 시조 시를 전달하기 위해 불렸던 장르가 아니기에 가사전달이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가곡의 시김새와 아름다운 시를 현대에 좀 더 잘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고, 여러 시기에 쓰인 시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저희 그룹만의 자부심이자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Q. '앙상블 시작(詩作)'이 가장 중점으로 두는 부분이 무엇인지요. 

시와 음악의 조화를 가장 중점적으로 두고 있어요. 시를 선택하는 것에도 고민을 많이 하고 시를 선택하고도 시를 어떻게 해석하고 바라볼 것인지 고민이 많죠. 시의 내재적 관점으로 볼 것인지, 시인의 외적인 상황을 고려해 감정이입을 할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해요. 결국은 시마다, 시인마다 달라지는 것 같아요. 해석에 따라 선율과 화성, 악기 선택, 창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초반에 시를 여러 번 외우고 며칠을 걸쳐 곱씹어 보며 곡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사진=앙상블리안 제공
사진=앙상블리안 제공

 

Q. 크로스 오버가 요즘 많이 뜨고 있습니다. 국악의 전통적인 면보단, 새로운 것에 관심을 많이 두는 편인지요?

이서연: 전통 정가에 관심이 많아 윤영 씨에게 정가를 배우고 있어요. 윤영 씨는 현재까지도 가곡 공부를 지속하고 있을 만큼 전통 음악을 좋아하죠. 

'시작'의 이름처럼 창작을 하는 앙상블이기에 창작을 바탕으로 두고 새로운 옷을 정통에 입히는 작업을 하거나, 전통의 작곡 방식을 끌어와 현대와 맞게 곡을 구성하기도 해요. 

2022년도 국립국악원 국악인 프로젝트에 선정돼 뮤직비디오 촬영을 준비하고 있는데, 여기서 전통 여창 가곡의 환계락의 전통노래 선율을 기반으로 해 하프와 피아노로 반주를 새로 편곡한 곡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이렇게 전통에 신경을 쓴 곡들도 있어요. 곡마다 갖는 전통과 새로움의 비율이 서로 다른 것 같네요. 비율적으로 보자면, 새로움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앙상블 시작(詩作)’ 감성 이용해 여러 콘텐츠 제작하고 싶어 

Q. 공연을 하면서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을까요?

조윤영: 지난해 앙상블리안 최우수아티스트로 선정돼 일산홀에서 우수 아티스트 콘서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희 음악을 알아봐 주는 분이 적어 지쳐있던 상태였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홀 관계자분께서 개인적으로 찾아와 앨범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한마디에 힘이 났으며, 2021년 활동을 잘 마무리 짓게 해줄 만큼 인상 깊게 남은 일이었어요. 그렇게 2022년 목표를 정규 앨범 발매로 잡고 계획하고 있어요.

Q. 과거 활동과 비교하면 최근 달라진 모습이 있나요?

이서연: 초반에는 서로의 스타일을 모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현재의 곡과 아주 달라요. 

초반에는 정가의 긴 호흡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시김새를 현대음악적으로 해석해 반음계적인 정가 선율을 작곡했어요.

현재는 시 자체의 워딩을 전달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곡을 쓰고 연주하고 있어요. 그래서 시의 어조가 전통적인 시김새가 필요하지 않으면 굳이 시김새를 넣지 않고 서양의 가곡인 듯, 정가 창법인 듯한 조화를 추구하기도 해요. 최근에는 윤영 씨가 작곡에 참여하게 되면서 음악적 방향도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왼쪽부터) 조윤영, 이서연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윤영, 이서연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올해 계획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022년도 국립국악원 국악인 프로젝트에 선정돼 뮤직비디오 촬영 준비하고 있어요. 또한, 앙상블리안에서 단독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어요.

올 하반기에는 단독 콘서트를 한 번 더 하고 싶네요.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저희 그룹이 갖는 감성을 잘 이용해 여러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예요. 팬, 시민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도 있고, 타 장르와 조화를 꾀할 수 있는 콘텐츠도 준비할 예정이에요.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음악을 찾아 들어줬으면 좋겠다며, 그중 시를 좋아하는 분들이 찾아 들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려, 조선 등에 써진 시조가 지금 읽어도 공감되는 가사 말이 많아요. 시대를 넘나드는 매력을 갖고 있을 만큼,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저희 음악을 들으며 진가를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앙상블 시작(詩作)'은 시인의 작품성 자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매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 작품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들이 전통을 중요시하면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나갈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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