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덕수고-용마고-장안고 승리하며, 각각 다음 라운드 진출

▲ 덕수고-광주제일고 경기 도중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신승환이 몸을 아끼지 않은 허슬 플레이로 타박상을 얻기도 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1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2017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에서 동산고, 마산용마고, 장안고, 덕수고가 각각 승리했다.

4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이틀 째 경기에서 동산고가 접전 끝에 송탄제일고에 승리했고, 용마고가 유신고에, 장안고가 충암고에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우승 후보 덕수고도 복병 광주제일고에 승리하며, 각각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이틀 연속 서울 팀이 조기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제1경기 : 인천 동산고등학교 9-7 경기 송탄제일고등학교

동산고가 치열한 난타전 끝에 송탄제일고에 낙승하며, 32강에 올랐다. 동산고는 1회 말 공격서 밀어내기 볼넷에 이은 6번 염승현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3점을 선취했다. 그러자 제일고는 3회 초 반격서 3번 김태양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추격을 시작한 데 이어 4회 초 공격에서도 상대 수비 에러에 편승하여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동산고는 곧바로 이어진 5회 말 공격서 김정우의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지만, 제일고가 6회 초 반격서 또 다시 수비 에러와 스퀴즈번트 등으로 대거 3점을 내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7회 초 공격에서는 6번 석종석의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패색이 짙던 동산고는 8회 초 공격서 반격에 들어섰다. 특히, 1사 만루 찬스서 7회부터 대타로 들어 선 1학년 장광석이 싹쓸이 3루타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장광석은 2번 한경빈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면서 결승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운드에서는 동산고가 무려 5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초 강수를 뒀다. 그 중 승리 투수는 네 번째로 등판하여 1이닝 무실점투를 기록한 3학년 양학종에게 돌아갔다.
 
제2경기 : 마산 용마고등학교 3-1 경기 유신고등학교

양 팀 모두 객관적인 전력이 4강 이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랬기에, 1회전에서 만난 것이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승부는 승부. 누구 하나 탈락할 수밖에 없었던 러시안 룰렛 게임에서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운 용마고가 신승했다. 무엇보다도 양 팀 에이스를 누가 잘 공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그 균형은 5회에 깨졌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5회 말 공격서 유신고 에이스 김민을 상대로 1번 강동권이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작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1번 타자 겸 선발 유격수로 출장한 강동권은 상대 에이스 김민을 상대로 선제 2타점 2루타를 포함하여 7회에도 좌전 안타를 뽑아내며, 범상치 않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7회에는 3번 이상혁의 2루쪽 내야 안타로 추가점을 냈다. 반면 유신고는 상대 에이스 이승헌의 완벽투에 6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를 뽑아내지 못하다가 7회 초가 되어서야 바뀐 투수 이채호의 와일드 피치로 한 점을 만회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유신고 타선은 이 날 경기서 단 1안타(4사사구)를 뽑아내는 데 그쳤다. 승리 투수는 6과 2/3이닝 1실점 호투를 선보인 용마고 에이스 이승헌이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유신고 투수 김진욱-김민 듀오도 14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선보이며,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게 했다.

제3경기 : 경기 장안고등학교 11-4 서울 충암고등학교(7회 콜드)

장안고가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한 충암고에 콜드게임 승리하는, 또 다른 이변을 연출했다. 장안고는 이미 1회 초 공격서 타자 일순하며 대거 7득점, 아예 초반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9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장한 최지효가 1회 초에 우중월 3루타를 기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2회 초 공격에서도 4번 이성원의 좌월 2루타를 신호탄으로 최영민, 이진우 등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대거 4득점에 성공했다. 11-1로 점수 차이를 벌인 장안고는 이후 충암고 타선을 단 3점으로 막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마운드에서는 장안고 선발로 나온 이유수가 5이닝 4피안타 7사사구를 허용하며 4실점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전국무대 첫 승을 기록했다.

제4경기 : 서울 덕수고등학교 8-3 광주 제일고등학교

지난해 우승팀 덕수고가 광주일고에 역전승하며, 가장 먼저 16강에 올랐다. 선취점은 광주일고의 몫이었다. 광주일고는 2회 말 공격서 스퀴즈를 시도했으나, 상대 송구 실책에 편승하여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진 3회 말 공격에서도 1사 3루서 6번 이강규의 우전 적시타가 터져 나오며 기세를 올렸다. 2-2로 맞선 4회 말 공격에서는 4번 김우종의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달아났다. 그러나 덕수고는 역시 '디펜딩 챔프'였다. 5회 초 공격서 4번 윤영수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신호탄으로 6회 초에 터진 9번 이인혁의 내야 안타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5-3 리드를 잡았다. 살얼음판 리드 속에서 덕수고는 9회 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 또 다시 4번 윤영수가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 들이는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작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포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윤영수는 혼자 5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의 기둥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마운드에서는 김동찬-박동수의 뒤를 이어 에이스 양창섭이 등판, 6과 2/3이닝 동안 광주일고 타선을 1실점(5피안타)으로 틀어 막으며, 첫 승을 신고했다. 탈삼진은 8개,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측정됐다.

※ 황금사자기 주요 히어로(MVP)

▲ '깐돌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동산고 1학년 장광석. 사진ⓒ김현희 기자

동산고 외야수 장광석(1학년) : 겁 없는 신예다. 주말리그에서는 기라성 같은 3학년 선배들에 가려져 주로 대타로 출장했지만, 얼마 안 되는 기회를 아주 효과적으로 잘 잡았다. 찬스에 강하여 전반기에만 6타점을 쓸어담았다. 승부사 기질이 있으며, 큰 경기에서 좀처럼 겁을 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라운드 밖에서는 끼 많은 모습을 선보이면서 '깐돌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그리고 그의 승부사 기질은 송탄제일고와의 1회전 경기에서 드러났다. 대타로 나와 첫 타석 안타에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는 승부를 뒤집는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기록했다. 내년 시즌에는 동산의 중심 타자로 나설 전망이다.

▲ 월드 파워 쇼케이스에 참가하여 야구를 보는 눈을 넓힌 장안고 이성원. 사진ⓒ김현희 기자

장안고 포수 이성원(3학년) : 안방 마님으로 활약하며, 팀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 힘썼다. 타자로도 2루타를 기록하며, 장타력이 좋은 선수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월드 파워 쇼케이스에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 "그 대회를 통하여 나를 알릴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하며, 색다른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 것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2루 송구 능력이 빼어나며, 언제든지 한 방을 기대해 볼 만한 인재라는 점에서 지난해 장안고를 이끌었던 백민규(두산)를 능가한다고 평가할 만하다.

▲ 경미한 부상 중에도 팀 승리를 이끈 덕수고 포수 윤영수. 사진ⓒ김현희 기자

덕수고 포수 윤영수(3학년) : 덕수고의 기둥. 이제는 '윤영삼(넥센)'의 동생이 아니라, '윤영수의 형 윤영삼'으로 불러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우완 속구 투수였던 형과는 달리, 안방 마님으로 훌륭하게 성장했다.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되어 좋은 모습을 선보였고, 황금사자기 첫 경기에서도 혼자 5타점을 쓸어 담았다. 수비에서 잔실수가 있었던 부분을 확실하게 방망이로 만회했다. 무릎이 조금 좋지 않아 수비할 때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못 뛸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트레이너의 소견. 팀의 주장 답게, 주말리그에서부터 '황금사자기 우승'을 늘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덕수고의 황금사자기 2연패 전제 조건에는 윤영수의 활약이 필수적인 셈이다. 16강에 선착한 덕수고는 군산상고 vs 대구고 승자와 맞붙는다.

서울 목동, 김현희 기자 eugenephi@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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