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내리쬐는 런던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가 피렌체에서 런던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런던의 거리는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런던의 거리는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락다운이 찾아왔다. 영국 여행을 계획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 PCR 테스트도 필요 없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했다. 영국 정부는 모든 입국자는 도착 후 PCR 테스트를 실시하고, 음성 결과를 받을 때까지는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일주일 남았는데. 혼란스러웠다. 레미제라블 뮤지컬 날짜를 바꿨다.

2021년 12월 1일. 대한민국 정부가 모든 국내입국자에 대한 격리 의무를 부과했다. 상황이 매우 급하게 변했다. 앞으로 여행이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이 앞섰다. 영국을 시작으로 독일 외 국가 여행을 하려고 할 때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여행 시작 불과 며칠 전이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없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비싼 돈을 지불하고 PCR 검사를 받아야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비싼 돈을 지불하고 PCR 검사를 받아야했다.

커뮤니티에는 여행을 취소했다는 게시글이 이어졌다. 나는 교환학생을 두 학기나 미뤘다. 2021년 12월에 코로나19 재유행이 찾아왔다. 락다운은 이 순간이 마지막 기회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머뭇거리다 놓친다. 여행에 지금이 아니면 떠날 수 없겠다는, 일종의 절박함을 더했다. 겁먹지 않기로 했다.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국 스텐스테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PCR 테스트를 받았다. 당시 영국 정부의 규정상 음성 결과를 받은 이후에 여행할 수 있었다. 결과가 빠르게 나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날씨가 좋았다. 숙소로 향하는 길. 햇살이 내리쬐는 런던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가 피렌체에서 런던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마음은 복잡한데도, 거리는 아름다웠다.

그 날 런던의 분위기는 나를 하루 종일 거리를 걷고 싶게 했다.
그 날 런던의 분위기는 나를 하루 종일 거리를 걷고 싶게 했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 음성이었다. 나는 조금 더 자유로운 마음으로 런던의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빛나는 거리가 아름다웠다. 다음 날부터는 비 소식이 있었다. 버킹엄 궁전, 트라팔가 광장에 사람들이 북적였다. 나는 런던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기 위해 밤늦게까지 거리를 걸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했다. 오미크론 재유행에도, 사람들이 넘쳐났다.

날씨가 좋을 때 버킹엄 궁전은 황금빛으로 빛난다.
날씨가 좋을 때 버킹엄 궁전은 황금빛으로 빛난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봤다. 하나의 장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은 박수를 쳤다. 감동이 밀려왔다. 보고 싶었던 뮤지컬 안에 내가 들어와 있었다. 배우들의 육성, 분주하게 움직이는 무대 장치, 관객들의 기립박수는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됐다. 12월의 런던은 나에게 특별하다. 코로나19 재유행이라는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서 마음 속에는 불안과 행복이 공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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