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로빈훗' 공연 장면 ⓒ 쇼홀릭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뮤지컬 '로빈훗'에는 극의 전개와 캐릭터의 변화를 뒷받침하는 무대 의상이 있다.

뮤지컬 '로빈훗'은 로빈훗의 활약상과 음악이 어우러져 정의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로빈훗, 필립 왕세자 등 등장인물의 정서를 잘 담아낸 넘버, 화살이 실제로 무대 위를 가로질러 날아가는 듯한 특수효과와 아름다운 무대가 작품의 매력을 더한다. 이뿐만 아니라 배우와 가장 가까이에서 관객에게 작품을 전달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배우들의 날개가 되어 작품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무대 의상이다.

먼저 로빈훗은 왕가의 문장이 새겨진 근위대의 갑옷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반역자라는 누명을 쓰고 셔우드 숲으로 도망치면서 동료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가죽끈으로 거칠게 마감된 허름한 옷에 로빈훗(hood)이란 이름을 얻게 되는 후드 망토를 입는데, 망토는 옷자락이 비대칭으로 늘어져 고된 도피 생활을 했음을 보여준다. 셔우드 숲에서 백성들을 모아 의적이 된 로빈훗의 의상은 다시 한 번 크게 변하는데, 직선과 각이 돋보이는 롱재킷과 손끝까지 타이트하게 마감되는 의상으로 강인하게 백성을 이끄는 지도자로 변모한 로빈훗의 캐릭터를 잘 보여준다.

▲ 뮤지컬 '로빈훗' 공연 장면 ⓒ 쇼홀릭
귀족 청년으로 위장하여 그레고리와 함께 셔우드 숲에 도착하는 필립 왕세자는 광택이 도는 검푸른 상의와 바지를 주로 입는다. 필립 왕세자는 길버트에게 포로로 잡혀 진정한 왕으로 각성하여 죽더라도 백성 앞에 서겠다고 노래할 때 재킷을 벗고 흰 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선다. 어두운 무대에서 조명을 받아 빛나는 흰 셔츠는 백성의 고통을 헤아리는 필립 왕세자의 순수한 진심이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모시던 왕과 친구를 모두 배신하는 길버트는 시종일관 검붉은 색상이 돋보이는 의상으로 등장한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비정한 길버트의 성격이 직관적으로 전달된다. 한편 로빈훗을 버리고 길버트를 선택하는 마리안은 전쟁터로 떠나기 전 사랑을 속삭이는 로빈훗과 함께 할 때는 청순한 연한 파란색의 드레스로 사랑을 중시하는 소녀 같은 모습이 강조된다. 그러나 로빈훗을 기다리지 못하고 길버트의 아내가 되어 무대에 섰을 때는 강렬한 붉은 색상의 드레스로 변심한 여자의 마음을 드러낸다.

이처럼 무대 의상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의 정서를 한층 더 알기 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로빈훗과 필립 왕세자 등의 무대 의상이 뮤지컬 '로빈훗'을 어떻게 한층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지 성남아트센터에서 직접 확인해보자.

뮤지컬 '로빈훗'은 오는 25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며, 유준상, 서영주, 이건명, 홍경수, 엄기준, 조순창, 박진우, 박성환, 규현, 서지영, 김아선, 김여진, 다나 등의 배우들이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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