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 좋은 배우들 많아...항상 구혼 수준으로 제안"
배우 이지훈 첫 연극 작품 "자기화 잘하는 친구...고맙고 궁금해"
'서툰 사람들', 2023년 2월 19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3관

①에 이어서... 

사진=연극 '서툰 사람들' 공연 장면 / 장차, 파크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서툰 사람들' 공연 장면 / 장차, 파크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10년 만에 돌아온 연극 '서툰 사람들'이 지난 달 26일 개막해 공연 중이다. 덕배 역에 이지훈, 오문강, 임모윤, 화이 역 김주연, 최하윤, 박지예, 멀티맨으로는 이철민과 안두호가 출연한다.

중심 역할인 덕배와 화이 역은 트리플 캐스팅이다. 그런데 TV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활약 중인 이지훈과 김주연을 제외하면 꽤 낯선 이름들이다. 장진 연출의 이름값에 비하면 캐스팅에 의문이 따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장 연출은 "이번 작품으로 잘 됐으면 하는 것 중 첫 번째가 배우다"라며 실력있는 배우들을 소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직접 대학로 공연을 보며 배우들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자신이 배우들을 '발굴'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배우라도 내가 구혼 수준으로 제안한다. 서로가 페어한 위치에서 만나는 작업"이라며 "나와의 작업을 통해 수면 위에 나오도록 좋은 가능성을 열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극 '서툰 사람들' 장진 연출 / 장차, 파크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서툰 사람들' 장진 연출 / 장차, 파크컴퍼니 제공

장덕배는 집주인 손목에 상처나는 것을 걱정해 밧줄에 매듭 맺는 법을 적어올 정도로 배려심 많고 서툰 도둑이다. 유화이는 말 많고 오지랖도 넓지만 유쾌하고 발랄하다. 서로 다른 매력의 인물들이지만 배우를 선택하는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언어였다.

장 연출은 "언어가 너무 많은 작품이다. 말 한마디씩 다 연기하면 관객은 지루해서 못 본다"고 전했다. 이어 "언어는 기본적으로 돼야 한다. 거기에 슬랩스틱이 필요하다. 과장된 설정을 표현할 때 이걸 많이 활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우 최하윤과 오문강을 예로 들었다. "다른 배우들도 다 같은 분량으로 칭찬할 수 있다"며 시간 관계상 언급하지 못한 배우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내면서 말이다.

사진=연극 '서툰 사람들' 포스터 / 장차, 파크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서툰 사람들' 포스터 / 장차, 파크컴퍼니 제공

연극 '붉은머리 안'에서 최하윤을 보고 곧장 연락해 대본을 봐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장 연출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딕션이 좋고 힘이 있다. 연출이 원하는 에너지폭을 다 해볼 수 있는 배우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도시적인 것, 목가적인 것, 부자, 가난한 자. 양쪽 언제든 될 수 있다. 나이도 어린데 짧은 기간 해온 것 보면 굉장히 열심히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문강에 대해서는 "이런 식의 언어는 해본 적 없는 배우다. 근데 요즘 그 배우보면 정말 행복하다"라며 엄청난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사진=연극 '서툰 사람들' 포스터 / 장차, 파크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서툰 사람들' 포스터 / 장차, 파크컴퍼니 제공

이번 공연은 최근 KBS2 '달이 뜨는 강', MBN '스폰서' 등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이지훈의 첫 연극 무대 도전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지훈을 잘 몰랐다는 장 연출은 솔직한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아무리 소극장 공연이더라도 상업적인 자본이 투자된 공연인지라 내세울 만한 게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매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가 필요했고, 마침 이전에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았던 이지훈을 떠올렸다.

장 연출은 "이지훈 본인도 연극 해보고 싶다고 했고 매체 배우이긴 하지만 티켓파워를 노릴 건 아니었다. 또 안 해본 배우들과 해보고 싶다는 제 생각과 큰 차이도 없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기화하는 걸 즐겨하는 친구라서 잘하고 있다. 공연을 하면서 장단점을 명확히 알게 되면 더 좋아질 것 같다"며 "고맙고 궁금하다"고 칭찬도 잊지 않았다.

사진=연극 '서툰 사람들' 공연 장면 / 장차, 파크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서툰 사람들' 공연 장면 / 장차, 파크컴퍼니 제공

끝으로 장 연출은 대학로 공연에서 배우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지금 대학로가 너무 배우의 이름값과 팬덤에 치중해서 기획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관객들은 새로운 배우를 만날 준비가 돼 있는데 우리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폭을 좁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학로에는 좋은 배우들이 많다. 작품이 좋으면 또 어떤 좋은 배우들이 나올까 궁금해서 보는 관객들도 있다. 그런 게 건강하게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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