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동거녀 살해
살인 혐의에서 강도살인 혐의로...무기징역 가능성
끝내 가린 얼굴..."가족이 알게 되는 것 꺼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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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최도일 기자]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로 수천만 원을 쓴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검찰로 송치된다.

지난해 12월 29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은 이기영의 현 여자친구로부터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고양이 사료를 찾으려다 끈으로 묶여 있던 옷장 문을 열었고, 짐 아래 있던 시신을 발견해 충격 속에 신고했다.

음주운전 접촉 사고 합의  60대 택시기사 살해

사진 =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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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 시신은 지난해 12월 20일 이기영이 살해한 60대 택시 운전기사로 A씨로 밝혀졌다. 이기영은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A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 집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합의 지점을 찾지 못하자 A씨는 경찰에 신고하려 했고 이기영은 둔기로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했다.

지난 30일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기영이 범행 이후 몇 시간 내에 피해자의 신용 카드 등을 사용해 600만 원 상당의 금품 구매와 고급 술집, 호텔 등에서 결제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점을 들어 우발적 살인보다 강도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해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50대 동거녀 살해 후 유기까지... 계획범죄 가능성

사진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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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경찰 수사 중 이기영은 지난해 8월 집주인이자 동거녀인 50대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강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최초 진술에선 "자전거를 수리하던 중 생활비 문제로 다퉜다"며 홧김에 둔기를 던졌고 죽었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집 내부 감식 결과 혈흔이 발견된 것과 A씨를 포함해 사건 직후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대출받은 점, B씨의 시신을 차량용 루프백에 담아 유기한 점까지 들어 계획범죄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지난 3일 경찰은 이기영의 동거녀 B씨의 시신 매장지로 추정되는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돌연 이기영이 "시신을 땅에 묻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매장지로 지목한 지점은 기존 수색 지역에서 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 집에서 10㎞가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끝내 가린 진짜 얼굴... 가족이 알게 되는 것은 꺼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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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경찰은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기영의 나이와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실제 발급받은 신분증 사진이 편집이 가미돼 실물과 다르다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신상 공개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이후 이기영이 검찰로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나왔을 때 실물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마스크를 쓰고 패딩 점퍼 후드를 눌러 쓴 채 걸어 나와 확인할 수 없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에게 마스크 미착용을 얘기해봤지만, 이 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 씨가 저지른 범행을 가족이 알게 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이웅혁 교수는 지난 3일 YTN 뉴스라이더에서 “과거에 일정한 연쇄 살인범에 있어서도 끔찍하게 시신을 훼손하는 면이 있지만 자신의 가족에 대해선 끔찍이 아끼려는 이중적 자아 구조가 나타났다. 엽기적 범죄자의 특성인데, 그런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어난 혐의, 5년이상 징역에서 최소 무기징역

추가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

사진 = YTN 유튜브 캡처
사진 = YTN 유튜브 캡처

당초 경찰은 이기영에게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를 적용했으나 전반적인 사건 정황을 토대로 '강도살인' 혐의가 추가한 상황이다. 금전을 노리고 사람의 목숨을 해친 강도살인죄는 살인보다 처벌 수위가 높다. 살인죄의 경우 최소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으나 강도살인죄는 최소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이기영에게 강도살인, 살인, 사체 은닉,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법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추가로 이기영과 사망 피해자 2명의 지난 1년간 통화 내역을 분석하고 있으며, 그중 이기영과 통화한 380명 중 360명의 안위가 확인됐다. 나머지 20명은 휴대전화 변경 등 개인 사정으로 늦어지고 있으며, 추가 피해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뒤에도 경찰의 과학수사와 B씨의 시신을 수색하는 일은 계속될 예정이며, 이기영의 범행에 대한 수사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이 본격 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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