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592회, 새 밥을 짓다
5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방영

[문화뉴스 최도일 기자] '한국인의 밥상' 592회에서는 밥상 앞에 모여 앉아 삶의 기쁨과 위로를 나누는 사람들을 만난다.

2023 계묘년, 힘차게 뛰어오른다. 오고 가는 덕담으로 서로의 복을 빌어주고 함께 나누는 음식으로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정갈한 마음으로 차려낸 새해맞이 첫 밥상을 차려본다.

가장 정성껏 지은 한 끼, 초당마을의 민물김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새 생명의 울음소리가 가장 반가울 때다. 그 옛날에는 어떤 음식이 미역국을 대신했을까?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첩첩산중이라 ‘초당(草嵣)’마을이라고 불린단다. 이 마을에는 우리나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귀하디귀한 것이 자라고 있다. 태백산맥 동쪽, 높은 산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내려온 소한 계곡에서 자라는 희귀종 ‘민물 김’이 바로 그것. 민물 김으로 끓인 ‘민물 김국’은 긴 세월 동안 미역국 대신 초당마을 어머님들의 산후조리를 책임져 준 소중한 음식이다. 

오래전, 많이 날 때도 일 년에 삼천 장이 전부라 임신한 며느리를 위해 시어머니가 옷장에 숨겨 보관할 정도로 귀한 것이었다고 한다. 민물 김의 고소한 맛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민물김부침개’ 또한 이 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색다른 별미이다. 밀가루를 묽게 반죽해 투박하게 띄어 넣은 ‘봉그레기국’과 구하기 쉬운 재료였던 시래기와 좁쌀을 넣고 끓인 ‘시래기장죽’은 민물 김국과는 달리 흔하고 투박한 음식이지만 배고픈 시절을 달래줬던 정겨운 음식이다. 

마을 곳곳 별주부전의 전설이 깃든 비토섬의 새해 – 경상남도 사천시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힘차게 뛰어오른 계묘년과 잘 어울리는 곳이 있다. 바로 섬 지형이 마치 토끼가 날아가는 형상이라 하여 ‘비토(飛兎)’라는 이름이 붙은 ‘비토섬’. 

신비한 비토섬에는 청정한 바다가 있기에 갖가지 해산물이 풍부하다. 그중에서도 굴과 파래는 코끝이 시린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재료라고 한다. 비토섬 주민들의 삶 속에서 빠질 수 없는 굴. 옛날부터 쉽게 구할 수 있었던 굴이었기에 이 마을의 새해맞이 떡국에는 소고기 대신 굴이 꼭 들어간다고 한다. 비린 맛 하나 없이 시원함 가득한 ‘굴떡국’은 비토섬 마을의 새해를 책임져주는 음식이다. 맛 좋은 굴과 자연산 파래를 함께 넣어 부쳐낸 ‘굴파래전’은 바다 사람들에게 육지의 쑥떡 같은 음식이라고 한다. 두고두고 오래 먹을 수 있는 ‘파래김치’까지 만들면 비토섬 새해맞이 밥상이 완성된다.

나눠 먹으면 복이 두 배, 복을 부르는 만두의 향연 – 강원도 영월군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희망찬 새해 복을 기원하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만두와 떡이 있다. 만둣국은 1년 사이 묵었던 것은 버리고 새로운 복을 가져다 달라는 의미를 지녔다. 강원도 영월군에서는 복을 부르는 만둣국을 끓여 차례를 지내는 ‘만둣국 제사’가 있을 만큼 만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겨울철 척박한 강원도 땅에서는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두만 한 게 없었다. 배고팠던 시절, 닭고기를 뼈째 다져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했던 ‘닭만두’, 만두피 없이 만두소만 만들어 수숫가루에 굴린 ‘수수굴린만두’, 새끼손가락만큼 작은 만두를 식구 수대로 만들어 큰 만두피에 담아 쪄낸 ‘복만두’까지. 복을 기원하는 만두를 한 아름 담아낸 만둣국을 끓여낸다. 단종이 영월군에서 유배 생활을 할 때, 즐겨 먹었다는 귀한 ‘어수(御授)리 나물’로 만든 ‘어수리 나물 인절미’까지 완성하면 영월군의 독특한 색깔이 담긴 복을 기원하는 든든한 새해 한 상이 차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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