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니스트등 카운터테너 3명의 각기 다른 스타일의 바로크콘서트”

공연일시: 219(일요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소프라니스트등 카운터테너 3명의 각기 다른 스타일을 접하면서 관객으로선 카운터테너의 음색을 제대로 공부했다. 지난 219일 일요일 저녁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베르사유 궁전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3 카운터테너 콘서트 얘기다.

6~8세의 남자 아이를 거세해 변성기를 거치지 않게 하는 카스트라토와는 달리, 카운터테너는 정상적으로 변성을 거친 남성이 가성만을 이용해 노래하는 것이며 따라서 변성된 음성과 가성을 모두 낼 수 있다.

카운터테너는 14세기 단성(單聲) 음악에서 다성(多聲) 음악으로 발전할 때 테너(기본음)의 바로 위 성부(聲部)로 처음 생겨났다. 그 전까지 단선율이던 음악이 2성부로 발전하면서 '테너'라고 불리던 아래 음역에 비해 위 음역을 부르던 '콘트라테노르(Contratenor)'에서 유래한 것이다. 또한 카운터테너는 본래 중세 이후 여성의 목소리를 억압했던 과거 역사가 빚어낸 비극의 산물이기도 하다.

베르사유 궁전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공연을 마치고 소프라니스트 사무엘 마리뇨(맨 우측, 적색 의상)등 세명의 카운터 테너들과 로비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메이지 프로덕션)
베르사유 궁전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공연을 마치고 소프라니스트 사무엘 마리뇨(맨 우측, 적색 의상)등 세명의 카운터 테너들과 로비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메이지 프로덕션)

-“현 시대의 카스트라토 음역 가장 근접하게 노래하고 있는 카운터 테너들의 목소리

국내 관객들이 고음악 연주단체들을 본격 접하게 된 것은 지난해 10주년을 맞아 율리아 레즈네바 &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초청공연을 펼쳤던 한화클래식의 공()이 크다. 내 기억에 남는 한화클래식 고음악 연주회도 루브르의 음악가들(2013, 2016), 레자르 플로리상(2017), 안드레아스 숄과 잉글리시 콘서트(2018)등 지난 10년간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기억이 새롭다.

201335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있었던 마크 민코프스키와 루브르의 음악가들공연은 고음악의 투박한 결()과 빛깔로 색다른 품격을 느끼게 한 곡연이었고 2015620일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던 ‘18세기 오케스트라(지휘: 케네스 몽고메리)-한화클래식은 타계한 브뤼헨 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과한 포장을 걷어낸 담백한 음색을 보여준 아쉬움없는 공연이었다. 지난해 2022124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가진 율리아 레즈네바 &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역시 비발디, 안토니오 프로포라, 프란체스코 제미니아니, 카를 하인리히 그라운등 이탈리아 작곡가의 곡들로만 구성해 바로크 시대 악기가 전하는 멋스러운 울림을 전해 주었다.

올해 2023년 연초 지난 219일 내한공연을 가졌던 베르사유 궁전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 의미는 유럽 바로크의 중심인 프랑스 루이 14세 시대 당시의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왕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국내 첫 내한공연이었다는 점에서 색다른 색깔을 보여줬다.

공연기획사인 메이지 프로덕션의 설명에 따르면 바로크 양식의 유럽에서 카스트라토는 음악 역사상 최초의 스타로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했다. 그들 대부분은 이탈리아인이었고 나폴리 음악원에서 훈련을 받았으며 오페라 경력이나 바티칸과 베르사유 왕실 예배당을 포함하여 가장 권위있는 왕실 예배당의 봉사에 헌신했으며 종종 두 작업을 함께 해왔다.

비엔나에서 런던에 이르기까지 많은 오페라 작품이나 신성한 오라토리오에서 카스트라타는 체계적으로 타이틀 역할(로마에서는 모든 여성 역할)과 기타 여러 중요한 역할을 맡아 무대에서 진정한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공연은 그 당시의 연주되었던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현 시대의 카스트라토의 음역을 가장 근접하게 노래하고 있는 카운터 테너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와 중요성을 담고 있었다.

유명 클래식 레이블 데카사 전속 소프라니스타 사무엘 마요와 바로크 음악계에서 세계적인 바로크 단체들과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는 바로크계의 신예 휴 커팅,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소속 가수인 동시에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인 카운터테너로서 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정시만이 솔리스트로 기량을 선보인 것이다.

-“사무엘 마리뇨, 소프라니스트로서 세 카운터 테너 공연중 가장 흥미끌어

세 카운터테너 공연 가운데 역시 가장 관객에게 흥미를 끌었던 카운터 테너는 소프라니스타 사무엘 마리뇨로서 사무엘 라미뇨가 들려주는 그라운의 오페라 클레오파트로와 체자레1742년 프리드리히 2세의 프로이센의 정점을 위한 작품으로 운터 덴 린덴 왕립오페라의 개관작으로 남성임에도 하이힐을 착용한 여성적 의상으로 흥미로움과 함께 관객의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공연의 묘미는 중창과 삼중창 곡들이었는데 중창의 시작을 알리는 헨델의 말년의 작품인 이집트 여왕 베레니체1부 마지막곡 이태리 작곡가 포르포라의 대표적 작품의 삼중창 곡 폴리페노(London, 1735)는 의심할 바 없이 기억될 헨델을 능가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2부에서 사무엘 마리뇨는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눈부신 구성과 기교를 자랑하는 Vo solcando un mar crudele(잔인한 바다를 항행하네)를 소화해내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날 공연의 백미를 장식한 공연으로는 역시 포르포라의 오페라들이 꼽혔는데 휴 커팅의 노래로 폴리페모의 은신처에서 해방된 아시스의 감동적인 아리아 “Alto Giove높으신 신이여에서 주피터에게 감사를 표했고 트리오 “Temi Lol sdegno mio, perfido traditore 내 분노를 두려워 하라, 배신자여는 로마장군, 독일사령관 및 그의 아내를 연기하여 화려한 중창을 선보였다.

카운터 테너는 비발디, 헨델 등 바로크 오페라 붐에 힘입어 17~18세기 오페라의 주역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카스트라토(Castrator)19세기 초 법적으로 금지되면서 이들 대신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카스트라토가 거세라는 신체적 변화를 통해 사춘기 전의 음성을 유지한다면 카운터테너는 사춘기 이후 가성을 훈련해 알토의 음역을 노래한다. 높은 음을 낼 수 있는 비결은 팔세토(가성) 창법으로 팔세토는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소리다. 호흡으로 받쳐서 소리를 머리로 띄워 올린다. 19세기 말까지 여성의 출입을 금했던 유럽 교회에서 알토파트를 담당한 카운터테너는 20세기 들어 사라지는 듯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작곡 당시의 연주양식을 되살린다''원전(原典)연주'가 유행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부흥기를 맞았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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