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주, 10년만 뮤지컬 무대
'레드북' 안나 役...캐릭터 소화력 돋보여
노래 실력도 탄탄...추후 뮤지컬 활동 기대
오는 5월 2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사진=뮤지컬 '레드북' 공연 장면 / 아떼오드 제공
사진=뮤지컬 '레드북' 공연 장면 / 아떼오드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영화, 드라마, 예능에 이어 가수와 뮤지컬까지. 배우 박진주가 다재다능함으로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다수 영화, 드라마에서 연기력은 검증받은 배우다. 최근에는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예능감마저 뽐내고 있다. 프로젝트 그룹 WSG워너비 오아시소에 이어 가수 이미주와는 주주 시크릿을 결성, 가수로서도 만족할 성적을 거두고 있다.

뮤지컬배우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뮤지컬영화 '영웅'을 통해 뮤지컬에 대한 감각을 다시 끌어올렸다. 그리고 지난 14일부터는 뮤지컬 '레드북' 무대에 오르고 있다. 과거 '연탄길', '막돼먹은 영애씨' 등에도 출연한 바 있지만 주인공으로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뮤지컬 '레드북' 공연 장면 / 아떼오드 제공
사진=뮤지컬 '레드북' 공연 장면 / 아떼오드 제공

‘레드북’은 19세기 런던, 보수적이었던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숙녀보단 그저 자신으로 살고 싶은 여자 안나와 오직 신사로 사는 법밖에 모르는 남자 브라운이 서로를 통해 이해와 존중의 가치를 배우는 과정을 담았다. 

이미 세 번째 시즌인 데다 꾸준히 호평받아온 만큼, 완성도는 웬만큼 검증됐다. 아쉬운 부분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국내 창작뮤지컬 중 이정도 규모와 작품성을 갖춘 작품은 드물다. 때문에 이번 시즌은 '레드북' 자체보다는 10여년 만에 무대에 서는 박진주의 실력이 더 궁금했다.

박진주는 안나 역을 맡았다. 슬플 때는 야한 상상을 하고, 성희롱을 일삼는 자에겐 제대로 한 방 날려주는 통통 튀는 매력의 소유자다. 그동안 소개된 박진주의 이미지와도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그 덕분인지 오랜만의 무대 연기임에도 어색함이 없다. 당당하지만 여리게,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그려낸다.

사진=뮤지컬 '레드북' 포스터 / 아떼오드 제공
사진=뮤지컬 '레드북' 포스터 / 아떼오드 제공

보컬 트레이너 경력도 있는 만큼 기본적인 노래 실력도 탄탄하다. 하지만 극장에서 선보이는 뮤지컬 발성은 또 다른 영역. 우려 반 기대 반으로 본 그의 노래는 '크게 부족함 없다'였다. 특별히 거슬린다거나 불안한 부분은 없었다. 딕션도 훌륭한 배우라 가사 전달력도 뛰어나다. 

다만 기대를 넘어서는 정도는 아니었다.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 때문인지, 곡에 따라서는 조금 더 부드러웠으면 하는 구간들이 있다. 일부 고음에서는 막힌 소리가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결코 아니다. 배우의 당일 컨디션, 관객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

사진=뮤지컬 '레드북' 포스터 / 아떼오드 제공
사진=뮤지컬 '레드북' 포스터 / 아떼오드 제공

안나는 작가를 꿈꾸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한다. 조숙하지 못하다고 비난받기도 한다. 그러나 곧 실력으로, 필력으로 모든 편견을 깨부순다. 

박진주 역시 안나와 비슷하다. '배우가 무슨 예능을? 가수를? 뮤지컬을?'. 하지만 실력으로 그 모든 의문을 잠재웠다. 당당하게 나로 산다는 것. 내 재능을 맘껏 펼치는 것. 안나도 박진주도 당돌하게 해나가고 있다.

한편 '레드북'은 오는 5월 2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옥주현, 박진주, 민경아, 송원근, 신성민, 성규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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