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 art82' interview #54

아티스트 '임아진'을 소개합니다.

(사진제공 : 디아트82)

▶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개쎈 여자가 되고 싶은 임아진입니다. 퀴어성과 신체성을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작품에는 파란 색감과 여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회화, 사진, 조형, 시,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요.

▶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냥 어렸을 때부터 백날 그림만 그렸어요. 미술 말고 다른 분야에 특별히 관심이 있었던 적도, 특출나게 재능이 있었던 적도 없어서 자연스레 제 길은 늘 이쪽이었어요.

▶ 작품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일단 드로잉을 아주 많이 그려요.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면서 틈틈이 그리기도 하고, 혼자 바에서 술을 마시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해요. 그중에 가끔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회화 작업으로 발전시키는 편이에요. 그림이 잘 안 그려지면 시를 쓰거나, 사진을 찍거나 인형을 만들어요. 다양한 매체의 작품 여러 점을 한 번에 진행하면서 왔다 갔다 하는 걸 좋아해요.

▶ 작품을 만드는데 영감을 주는 것들은?

사랑, 눈물, 시

▶ 영향을 받은 작가나 아티스트는 누구이며, 어떤 점에 대해 영향을 받았나요?

대학 시절 팬레터를 보낼 정도로 좋아한 아티스트는 니키리입니다. 미국에서 대학에 다니며 외국인,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터라 니키리 작가님의 <Project(1997-2001)> 시리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최근에 많은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이반지하(김소윤) 작가님이에요. 퀴어아티스트로서 다루는 주제가 비슷한 점도 있지만 회화, 퍼포먼스, 음원 발매, 에세이집 출간, 시트콤 각본 집필까지 한계를 두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작품의 직설적이고 유머러스한 특징도 제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 이번 전시회 소개 부탁드립니다.

3월 19일부터 31일까지 마포구 동진시장 안에 위치한 공간 파도에서 <흑흑 엉엉 꺽꺽>이 진행됩니다. 김희조 작가와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로 제가 전시를, 김희조 작가는 워크숍을 맡았어요. 전시 제목처럼 마음껏 울고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재개발로 인해 이사를 앞둔 공간 파도를 애도하는 전시이기도 해요. 엉엉 울고 있는 그림들로 가득 찬 전시장에서 다 같이 시원하게 한번 울어봤으면 좋겠네요. 3월 25일과 26일에 진행되는 <눈물 워크숍> 참여 신청과 슬픈 사연 투고를 받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새로운 공간에서 전시할 때 무엇이 가장 고민되나요?

공간의 성격이나 미션부터 물리적 특성, 한계점, 조명, 주변 환경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최근에는 처음으로 배리어 프리(barrier-free)에 대한 고민도 해보고 있어요. 5월에 2인전이 예정되어 있는데, 함께 전시하는 강우솔 작가의 제안으로 전시하는 공간에서 어떻게 하면 최대한 누구나 장애물 없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을지 다방면적으로 고민해보고 있어요.

(사진제공: 디아트82)

▶ 자신의 작품을 한 단어로 표한한다면?

제가 만든 “AZIN” 이라는 약자요. “예술을 만드는 열성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덩어리(Art-making, Zealous, Imaginative Nugget)”라는 뜻이에요. “임아진”이라는 이름과 의미는 제가 정한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라는 존재를 스스로 정의해보고 싶었어요. 제 작품은 전부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자화상이라 작품과 제가 일치된다고 느낄 때가 많기도 하고요.

▶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도전적이고 대담한 예술가요. 재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아까 잠깐 언급했던 다음 전시는 강우솔 작가와 함께하는 2인전 <(불)응하는 몸> 이에요. 올해 5월 18일부터 6월 1일까지 을지로에 위치한 스페이스 미라주에서 하게 됐어요. 저는 제 신체가 지닌 퀴어성과 여성성을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으로 거의 신작을 전시할 거라 정말 열심히 작업 중입니다. 전시 기간 중 퍼포먼스도 진행하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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