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대 받던 '솔리드 스테이트 버튼', 디자인 계획에서 빠져
C타입 단자에 MFi 인증 적용 방침… 분기 당 수수료만 3억 달러
非 'Pro' 모델은 C타입도 제대로 못 쓴다… 'USB 2.0만 지원할 것'

사진 = 애플 대리점 바깥 벽에 애플 로고가 달려있다 / 연합뉴스애플, 기대 깨고 아이폰 15 일부 계획 철회… 비 'Pro' 모델 차별도 커져
사진 = 애플 대리점 바깥 벽에 애플 로고가 달려있다 / 연합뉴스애플, 기대 깨고 아이폰 15 일부 계획 철회… 비 'Pro' 모델 차별도 커져

[문화뉴스 우현빈 기자] 아이폰 시리즈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아이폰 특유의 디자인과 감성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여, '애플'이라는 브랜드 제품의 '팬덤'이 생겨나는 기현상까지 이끌어냈다.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 출시가 예고된 아이폰 15 시리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아이폰 15 시리즈는 그 디자인이나 특징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는 예고와 예측이 다수 나오면서 애플 팬들에게 더 많은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유출된 정보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아이폰 15 시리즈의 '변화'는 기존에 예고된 것처럼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에 알려진 아이폰 15의 변화 요소 중 가장 많은 기대를 받는 것으로는 카메라, 측면 버튼, 모서리 디자인, 충전 단자의 변화가 있다. 그런데 그 중 측면 버튼과 충전 단자의 경우, 최근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철회되거나 제한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점이 기존 내용과 달라진 것일까.

먼저 측면 버튼의 경우, 솔리드 스테이트 버튼(Solid-State Button)이 적용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솔리드 스테이트 버튼은 기존의 물리 버튼 대신, 햅틱 진동 기능을 통해 터치만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업계는 이 솔리드 스테이트 버튼이 이번 아이폰15 시리즈부터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분석가들은 이 솔리드 스테이트 버튼이 기존의 물리 버튼 중 볼륨 조절 버튼과 전원 버튼을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또 소리-진동 전환 레버 대신 음소거 버튼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또 이 솔리드 스테이트 버튼이 부품 제조 업체의 수익을 크게 늘려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면서, 관련 업계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분석가들의 입장이 뒤집히면서 이러한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

TF 인터내셔널 증권의 유명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아이폰 15의 디자인 방향이 물리 버튼 탑재로 복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궈밍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애플이 '해결되지 않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아이폰 15 시리즈의 솔리드 스테이트 버튼 적용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올렸다.

궈밍치는 이러한 사실이 애플 관련 공급업체에게는 불리한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 공급업체 '시러스로직'의 주가는 이러한 소식이 전해진 후 하루만에 12% 이상 급락하면서 지난 1월 말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러스로직은 매출의 90%가량을 애플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궈밍치는 아직 아이폰15 프로 시리즈의 엔지니어링 검증(EVT) 단계가 끝나지 않아 디자인을 수정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솔리드 스테이트 버튼을 다시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기보다는 또 다른 디자인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충전 단자의 경우, 애플이 드디어 라이트닝 단자를 버리고 C타입 단자를 적용하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이는 단자의 적용 자체보다는 그 시점에 대한 예측에 기반한 것이었다. 지난해 10월 EU의 USB-C포트 통일 법안이 통과되면서 모든 제조사의 신규 휴대기기 충전 단자에 USB-C타입 포트 탑재가 의무화되었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정한 시한은 2024년 12월 28일로, 이날까지 애플은 모든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 포트를 USB-C 규격으로 출시해야 한다.

이 법안이 통과된 이후 애플이 USB-C타입을 언제부터 적용할지에 대해 많은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 많은 전문가가 2023년을 라이트닝 단자를 포기하는 해가 되리라는 분석을 내놨다.

사진 = 유출된 iPhone 15 하단의 전원 포트의 모습. C타입 포트의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Unknownz21 트위터(@URedditor)
사진 = 유출된 iPhone 15 하단의 전원 포트의 모습. C타입 포트의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Unknownz21 트위터(@URedditor)

이러한 분석은 얼마 전 아이폰 15의 테스트 장면이 유출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유출된 테스트 장면에는 아이폰 15의 포트 모양이 보였는데, 포트 모양이 확연한 C타입 모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부정적인 분석과 예측도 함께 나오기 시작했다. C타입의 적용 자체가 아니라, 애플의 MFi 정책에 관한 것이었다.

MFi는 Made For i(Phone/Pad/Pod)의 두자어로, 애플 제품에 최적화된 제품에 대한 애플의 인증 체계다. 해외 IT전문 매체 Tom's Guide는 중국 웨이보의 한 기사를 인용해, 애플이 C타입 도입 이후에도 MFi 인증 제품 이외의 제품에 성능 제한을 걸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애플은 이전부터 MFi 비인증 액세서리 제품에 대한 성능 제한을 걸어왔다. MFi 인증이 인식되지 않는 라이트닝 케이블이 연결되면, 경고 메시지를 띄우고 전송과 충전 속도 등 성능을 저하시키는 식이다.

그런데 이번에 애플이 C타입 단자를 적용하면서도 이 MFi 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며, C타입 액세서리 제조업체에 자사의 MFi 인증을 받을 것을 요구할 방침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라이트닝에서처럼 C타입 단자도 MFi 이외 제품에 대해 성능 제한을 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명 IT 정보 유출자 ShirimpApplePro는 이미 전자기기 제조업체 폭스콘이 케이블이나 이어팟 등 MFi 탑재 액세서리의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며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폭스콘은 중국의 전자기기/부품 제조업체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아이폰 제조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EU 의회의 한 의원은 "통합 표준 단자(C타입)를 사용하는 비인증 액세서리의 성능 제한은 EU가 제정한 법률 위반"이라며 애플에 명확한 계획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MFi 인증의 적용 이외에도, 애플은 아이폰 15 시리즈 중 프로 시리즈만이 C타입 단자 적용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C타입 케이블은 대부분 USB 3.0이나 3.1, 3.2를 지원하며, 애플과 인텔이 공동 개발한 썬더볼트 3, 4도 C타입 단자를 사용한다.

궈밍치의 말에 따르면 아이폰 15와 15+는 USB 2.0 규격이 적용되고, 15 Pro와 Pro Max에만 USB 3.2나 썬더볼트3 규격이 적용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Pro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 이용자는 C타입 단자를 사용할 수 있게 될 뿐 사실상 큰 혜택을 누리기 어려워진다.

USB 2.0은 기존 라이트닝 케이블 수준의 충전과 데이터 전송 속도만을 제공할 수 있다. USB 2.0의 전송 속도는 480Mbps(60MB/s)다. 반면 USB 3.2의 전송 속도는 20Gbps(2.5GB/s), 썬더볼트3는 40Gbps(5GB/s)다. 최신 모델에서 같은 케이블을 사용하는데 Pro와 비 Pro 모델에서 최대 83배 이상의 속도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애플의 C타입 관련 정책은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MFi 인증은 유료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IT전문 매체 TechWorld가 미 경제 매체 포브스의 보도를 기준으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애플은 C타입 케이블의 MFi 인증 수수료로 한 분기에만 3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USB 규격 차별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같은 C타입 단자를 사용하면서도 전송이나 충전 속도가 이렇게 극단적인 차이를 보인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Pro 모델의 구입에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애플은 Pro와 비 Pro 모델의 격차를 벌림으로써 이용자가 Pro 모델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 IT 정보 유출자 ShirimpApplePro가 공개한 CAD 이미지. 더 커진 카메라 렌즈와 버튼의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ShirimpApplePro 트위터(@VNchocoTaco)
사진 = IT 정보 유출자 ShirimpApplePro가 공개한 CAD 이미지. 더 커진 카메라 렌즈와 버튼의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ShirimpApplePro 트위터(@VNchocoTaco)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애플의 방침이나 계획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15 시리즈의 출시 자체에 대한 기대가 쉽사리 잦아들지는 않는 분위기다. 아이폰 11 이후 사라졌던 곡면형 디자인의 재적용, 탑재 카메라의 스펙 향상, CPU 등 내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등 아직도 많은 변화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메라의 경우 더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이폰15 프로 맥스 모델에는 LG 이노텍의 폴디드 줌 부품이 들어간 '잠망경 렌즈'가 장착돼 기존보다 최대 6배 향상된 광학 줌이 지원될 예정이다.

현재 아이폰15 시리즈의 출시 시점은 9월로 알려져 있다. 해외 IT전문 매체 WhatHi-Fi는 iPhone 15 시리즈의 출고가를 이렇게 예측했다.
- iPhone 15: $ 799
- iPhone 15+: $ 999
- iPhone 15 Pro: $ 1,099
- iPhone 15 Ultra: $ 1,299
가격을 예측하면서 Pro Max 대신 Ultra라고 쓴 것은 최근 애플이 아이폰 Pro Max를 Ultra로 바꾼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해외 애플 전문 매체 맥루머스는 애플이 오는 6월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WWDC에서 iOS 17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9월 출시될 아이폰 15 시리즈에는 iOS 17이 탑재될 것으로 보이며, EU의 독점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iOS 17에서부터는 앱스토어 이외의 경로를 통한 앱 설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