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 등으로 옷 상인들의 동묘 이주
경기 침체로 중고품 소비 증가
동묘 벼룩 시장 속 진짜 '보물' 동묘
주말 데이트 장소로 가볼만한 곳

사진=동묘 벼룩시장 / 문화뉴스 DB, ['핫플' Story] 빈티지를 찾는 젊은이들의 패션 메카, 동묘 벼룩시장 걸어보기
사진=동묘 벼룩시장 / 문화뉴스 DB, ['핫플' Story] 빈티지를 찾는 젊은이들의 패션 메카, 동묘 벼룩시장 걸어보기

[문화뉴스 안성재 기자] 젊은층에게 홍대가 있다면 노년층에게는 동묘가 있다. 황학동 벼룩시장(현재는 서울 풍물시장)과 함께 노년층의 소비와 놀이의 장소로 유명한 동묘 벼룩시장은 현재 빈티지 패션을 찾는 젊은이들의 쇼핑지로도 유명하다.

동묘 벼룩시장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도매시장으로도 각광받으며 국제적인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의류부터 전자제품, 고서 등 온갖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동묘 벼룩시장은 희귀한 물품을 찾는 몇몇 이들에겐 보물창고와도 같다.

동묘 벼룩시장을 걸어보며 동묘 벼룩시장 속에 스며들어있는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전달한다.

동묘 시장의 첫걸음

 동묘에 장이 처음으로 서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시대 단종의 정비인 정순왕후 송씨가 궁궐에서 쫓겨나 생활이 곤궁해지자 시녀들이 왕후를 돕기 위해 동묘 부근에 채소를 파는 시장을 만든 것에서 유래한다.

행상과 노점을 하는 여성 상인들이 많아 '여인 시장' 혹은 '장거리'라고도 불렸다.

1936년 3월 21일 동아일보 조간신문 보도에 의하면 "왕비께 진공하려고 일부러 동묘 옆에 나물장을 버리고 철 찾아 채소를 진공하니 이로 연유하여 여기 채소시장이 생겨서 오십년 전까지도 여기는 여인의 나물장으로 유명"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유목민 생활을 지낸 상인들

한국전쟁 직후 생계유지를 위해 청계천 주변으로 고물상과 노점상이 들어섰으나 1960년대 청계천이 복원 공사를 하면서 황학동 시장의 외관이 크게 변했다.

1970년대에는 민속 골동품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점포가 200여 개, 여기에서 일하는 중간 상인만 200~300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1980년대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을 앞두고 골동품 상점들은 대부분 장안평과 이태원, 인사동으로 이동했다.

사진=황학동 노점상이 옮겨간 동대문 운동장 / 서울역사아카이브 제공

2000년대 초반 또다시 청계천 복원공사로 노점상이 강제 철거되어 상인들은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주하였으나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 이후 서울 풍물 시장으로 재이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상인 중 일부가 구제 옷 시장의 중심지인 현 동묘 벼룩시장으로 모여들면서 오늘날과 같은 종합벼룩시장이 됐다.

사진=동묘 벼룩시장 / 문화뉴스DB
사진=동묘 벼룩시장 / 문화뉴스DB

중고품 거래의 메카

사진=동묘 벼룩시장 서점 / 문화뉴스 DB, ['핫플' Story] 빈티지를 찾는 젊은이들의 패션 메카, 동묘 벼룩시장 걸어보기
사진=동묘 벼룩시장 서점 / 문화뉴스 DB, ['핫플' Story] 빈티지를 찾는 젊은이들의 패션 메카, 동묘 벼룩시장 걸어보기

1997년 외환 위기이후 경기 침체로 노점 상인이 늘고 저성장 등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침체로 중년 및 노년층 중심으로 한 중고픔 소비가 증가됐다.

사진=동묘 벼룩시장 중고 카메라 상점 / 문화뉴스 DB
사진=동묘 벼룩시장 중고 카메라 상점 / 문화뉴스 DB

의류와 신발, 지갑부터 시계 등 액세서리, 전자 제품, 고서, 영화 포스터, 시청각물과 식료품, 공구, 주방용품과 가전제품, 민속 골동품과 생활 잡화 등 다종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이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품목은 중고 의류다. 주로 재활용품 수거함에 모인 옷가지들을 1킬로 당 250~350원에 구입해 와 판매하는 것인데 1천 원에서 1만 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거래된다.

여러 예능 방송 이후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구제 의류 시장'으로 소개되면서 동묘 벼룩시장은 좀 더 대중화됐다.

옷 보물창고 속 진짜 '보물'

사진=동묘 전경 / 문화뉴스 DB
사진=동묘 전경 / 문화뉴스 DB

각종 중고품과 구제 옷을 파는 동묘 벼룩 시장 내에는 진짜 보물이 존재한다. 바로 보물 제142호로 지정된 동묘다.

동묘의 정식 명칭은 동관왕묘로 서울의 동쪽에 있는 관왕묘라는 뜻이다. 중국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의 조각상을 모시는 사당으로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와준 명나라의 요청으로 1601년(선조 34년) 준공됐다.

사진=동묘 내부 모습 / 문화뉴스 DB
사진=동묘 내부 모습 / 문화뉴스 DB

원래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4개 있었지만, 현재 동묘만이 남았다. 이곳이 4개의 묘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제대로 격식을 갖춘 곳이다.

사진=동묘 벼룩시장 / 문화뉴스 DB, ['핫플' Story] 빈티지를 찾는 젊은이들의 패션 메카, 동묘 벼룩시장 걸어보기
사진=동묘 벼룩시장 / 문화뉴스 DB, ['핫플' Story] 빈티지를 찾는 젊은이들의 패션 메카, 동묘 벼룩시장 걸어보기

동묘는 경기침체에 따른 사람들의 중고품 구매가 늘면서 성장한 곳이다. 절약정신이 깃든 곳이지만, 지금의 동묘는 그 어떤 곳보다 힙한 분위기를 내뿜는 장소다.

최근 구제 옷집, 골동품 판매 상점 구경 등 주말 커플들의 데이트 장소 가볼만한 곳으로 방문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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