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숙, 세 번째 도나 役 "정서적 밀착감 커져"
"독립심, 책임감, 자유분방함...도나와 닮은 점 많아요"
"최애곡은 'The Winner Takes It All'...의상도 맘에 들어"
뮤지컬 '맘마미아!', 6월 2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사진=뮤지컬배우 신영숙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배우 신영숙 / 문화뉴스DB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부터 '엑스칼리버' 모르가나까지, '뮤지컬배우 신영숙' 하면 강렬한 카리스마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그와 가장 닮은 건 '맘미미아!'의 도나가 아닐까. 그만큼 더없이 자유롭고 자연스럽다.

"제가 연기한 모든 캐릭터 중에 도나가 저와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전 독립적이고 책임감도 강해요. 자유분방하고, 밝고 긍정적인 면도 닮았죠. 도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친구들과의 우정이나 사랑을 중요시한다는 점도 상당히 많이 닮은 것 같고요."

세계적 히트작인 '맘마미아'는 국내에서도 2004년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를 올리고 있다. 신영숙은 2016년, 2019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출연 중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작품도, 배우들도 발전하기 마련. 신영숙 역시 배우로서, 관객으로서 이번 시즌 많은 변화를 체감한다고 밝혔다. 

사진=뮤지컬배우 신영숙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배우 신영숙 / 문화뉴스DB

"관객분들께서 이번 시즌 특히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새롭다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예전에 했던 걸 그대로 답습하는 게 아니라 대본도, 음악도 디테일이나 호흡을 많이 고쳤죠. 새로 오는 배우들은 신선한 바람을 가져오고, 기존 배우들끼리의 친분도 더 깊어지니까 그런 게 무대에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신영숙의 도나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보다 더욱 캐릭터에 스며들었고, 연기 또한 깊어졌다. 독립적이고 강인한 여성이라는 표면적 특징을 넘어 후회, 그리움, 사랑 등 복합적인 감정들을 관객에게 한층 진하게 전달하고 있다.

"도나는 독립적인 여성으로 살아왔고 보기엔 즐거워 보이지만 감정 기복이 엄청나요. 자세히 보면 무대에서 행복한 시간이 많지 않죠. 늘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어요. 코믹하게만 풀면 안 되고, 깊이 있게 연기해야 하죠. 어렵기도 하지만 너무 재밌어요." 

사진=뮤지컬 '맘마미아!'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맘마미아!'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맘마미아'는 도나의 딸 소피가 자신의 결혼식에 엄마의 옛 남자 세 명을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도나는 소피와 다투고 화해하기를 반복한다. 여느 모녀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영숙 역시 배우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딸이기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이전 시즌 이후 세월이 흐른 만큼 제 안에 삶의 깊이가 더 생겼잖아요. 도나와의 정서적인 밀착감도 더 많이 느끼고 있어요. 특히 현실과 유사한 경험이나 감정이 많아요. 그런 걸 연기에 이용하려고도 하죠. 소피가 제게 대들 때 보면 저희 엄마 생각도 나요. 맨날 여행 가자고만 하고 많이 못 가고 그랬는데.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맘마미아!'는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22곡을 넘버로 사용한 뮤지컬이다. 그만큼 음악을 듣는 재미도 크다. '맘마미아'를 하면서 아바의 음악에 더욱 매료됐다는 신영숙. 도나가 그동안 쌓인 울분을 토해내는 곡인 'The Winner Takes It All'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다.

사진=뮤지컬배우 신영숙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배우 신영숙 / 문화뉴스DB

"가창력 생각 안 하고 온몸으로 부르는 곡이에요. 눈물이 목까지 차면 조절해야 하는데 이 작품은 그렇게 안 해요. 설령 노래를 제대로 못 해도 그 감정이 전달될 걸 아니까. 너무 스릴 있고 재밌어요. 카타르시스를 많이 느끼죠. 실제 그 곡은 아바분들이 이혼하고 작곡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진한 가사가 나온 것 같기도 해요."

타냐(김영주, 홍지민), 로지(김경선, 박준면)와 함께 '맘마미아'를 상징하는 오색찬란한 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마치 수퍼히어로가 그러하듯, 그에게 자신감을 안겨주는 의상이라고.

"저는 그 옷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왜 히어로들이 그런 옷을 입는지 알겠더라고요.(웃음) 자신감이 생겨요. 굽도 높고, 색감도 좋고. 자유분방하게 움직여도 터지지 않는 기능성까지 갖췄죠. 관객분들이 환호해 주시니 더 좋고요."

사진=뮤지컬배우 신영숙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배우 신영숙 / 문화뉴스DB

신영숙은 선배 최정원의 도나를 보며 '맘마미아!'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도나 역할을 따냈을 때는 기쁨에 겨워 소리까지 질렀을 정도라고. 게다가 도나로 무대에 서면서 많은 성장도 경험했다. 신영숙의 배우 인생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된 순간이다. 마치 소피의 결혼식이 도나 인생의 전환점이었던 것처럼.

"도나를 맡은 게 제 인생의 전환점이 아닌가 싶어요. 중년의 삶을 연기하는 느낌은 거의 처음이었거든요.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게 됐고요. 지금 도나로 칭찬받는 게 행복해요. 이제 끝날 때까지 더 밀착된 감정을 찾아내고 아름답게 완주하는 게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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