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퀸' 등 아바(ABBA) 대표곡 22곡으로 구성
흥겨운 음악, 유쾌한 이야기 돋보여
어색한 '연극톤' 대사, 표현은 아쉬움
6월 2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 '맘마미아!'가 롱런하는 이유는 뭘까. 보고 나면 직관적으로 그 답을 알게 된다. 행복감을 고취하는 음악과 이야기 때문이리라.
'맘마미아!'는 결혼을 앞둔 소피가 엄마 도나의 옛 연인 3명을 결혼식에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세 사람 중 누가 소피의 아빠인지, 그들과 도나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사연이 하나씩 소개된다. 이를 통해 사랑과 우정, 꿈, 젊음 등 인생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1999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뒤 전 세계 50개 프로덕션, 450개 도시에서 16개의 언어로 공연된 히트작이다. 국내에서도 2004년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를 올리고 있다.
오래전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요즘 나오는 작품들보다 신선한 서사를 지녔다. 특히나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소피의 진짜 아빠가 누구일지 추리하며 보는 재미도 있다. 물론 진짜 아빠가 누구냐보다 중요한 건 사랑과 우정, 행복으로 점철된 삶에 대한 찬양이다.
이것저것 따지고 복잡한 요즘, '왜 안 돼?'라며 전하는 응원도 크게 와닿는다. 미혼모, 동성애, 연상연하 커플 등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나로 산다는 것'의 의미도 담아냈다. 시대 불문, 남녀노소 가능한 공감은 롱런을 이끄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무엇보다 '맘마미아!'를 대표하는 건 아바(ABBA)의 명곡들로 만들어진 넘버. 'Mamma mia', 'Dancing Queen', 'I have a dream' 등 아바의 히트곡 22곡이 사용됐다. 듣기만 해도 행복감을 한껏 끌어올리는 멜로디가 연이어 울려 퍼진다. 수십년이 지났지만 전혀 촌스럽지가 않으니 확실히 명곡은 명곡이다.
가사는 단 한 소절만 바뀌었을 뿐 모두 원곡 가사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가사와 전체 서사의 기막힌 결합도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어 공연에 있어서는 번안도 중요한 부분이다. 다행히 가사에는 큰 어색함이 없다. 아쉬운 건 대사를 소화하는 방식. 소위 '연극톤', '뮤지컬톤'이라고 하는 과장된 표현이 어색하다. 때문에 작품 자체가 올드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향후 더 많은 관객층을 포용하고자 한다면 이 부분에 대한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맘마미아!'의 무대는 심플하고 효율적이다. 무대 중앙에 설치된 두 개의 곡선형 벽이 전부다. 신이 넘어갈 때마다 스태프, 배우들이 직접 세트를 회전시킨다. 이는 펜션의 내부와 외부, 방 안 등 다양한 배경으로 활용된다.
허전할 수 있는 무대는 현란한 조명으로 채운다. 그리스의 푸른 섬부터 파티장까지 다양하게 채색한다. 의상과 소품도 한여름 휴양지에 온 듯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흥겨운 음악에 어우러지는 화려한 안무도 눈길을 끈다.
이번 시즌에는 도나 역 최정원, 신영숙, 소피 역 김환희, 최태이, 타냐 역 홍지민, 김영주, 로지 역 박준면, 김경선, 샘 역 김정민, 장현성, 해리 역 이현우, 민영기, 빌 역 김진수, 송일국 등이 출연한다.
이중 신영숙은 경력직답게 노래와 연기 모두 출중한 실력을 과시한다. 신예 최태이는 '맘마미아!'가 대극장 데뷔작인데, 소피의 쾌활한 매력이 참 잘 어울린다. 김영주, 김경선도 베테랑답게 유쾌한 연기로 웃음을 자아낸다.
아쉬운 건 남자들. 김정민, 이현우 등은 가수답게 넘버 소화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 전형적인 뮤지컬 발성과 달라 신선하기도 하다. 그러나 작품 특유의 뮤지컬톤 대사 때문이었을까, 어색한 연기는 분발이 요구된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6월 2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