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영 집행위원장, 지난 11일 사의 표명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 "사태 책임지고 물러날 것"
일각선 공동위원장 체제 반발로 해석
영화제 측 "충분히 논의된 사안...당황스럽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 / 연합뉴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 / 연합뉴스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를 맞았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돌연 사의를 밝힌 가운데, 이용관 이사장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5일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사장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벌어진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의 표명 사태와 관련해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올해 영화제를 마치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언론에 밝혔지만 이번 사태로 조기 사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31일께 허 집행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그의 복귀를 설득하고,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면 영화제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허문영 집행위원장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사진=부산국제영화제 허문영 집행위원장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지난 9일 영화제 측은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열어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어갈 운영위원장으로 조종국 씨를 위촉했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초청작 선정과 행사 기획 등에 집중하고, 조 위원장이 법인 운영 및 사무, 행정 등을 맡을 것이라 전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11일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아직 허 위원장의 사표가 수리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허 위원장이 사실상의 공동위원장체제 전환에 반대하는 뜻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고 있지만, 이용관 이사장은 "조직이 커진 영화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결정으로 허 위원장과도 논의를 마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제 내부에서도 허 위원장의 갑작스런 결정에 의문을 드러냈다. 한 영화제 관계자는 "총회 안건들이 집행위원장이 상정하는 거고 충분히 함께 논의가 됐을텐데, 그걸 모르고 (사퇴)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사전에 의사를 표명할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내부에서도 왜 그런 결정을 하신 건지 의문이고 당황스럽다"라고 당혹감을 표했다.

사진=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 문화뉴스DB
사진=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 문화뉴스DB

이에 영화제 안팎에서는 5개월여 앞둔 올해 영화제가 제대로 개최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2021년부터 영화제를 이끌어 온 허문영 위원장은 영화계 안팎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으로 대다수의 영화인들은 그가 앞으로도 한동안 부산영화제를 이끌어나가야 할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허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그러면서 영화제 측에는 "사실상의 공동위원장체제를 돌이켜서 허위원장 중심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며 "잘못된 결정을 철회하고 허위원장의 복귀를 위한 노력을 천명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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