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먼스' 맞아 공개된 아디다스 'Pride 2023' 컬렉션
여성복 입은 남성 모델 다수… 여성 모델은 빅 사이즈 여성복에만 등장
"성소수자 핑계 삼은 여성 지우기" 비난 쇄도

사진 = 트위터에서 퍼지고 있는 아디다스 보이콧 이미지 / Annette Jals 트위터
사진 = 트위터에서 퍼지고 있는 아디다스 보이콧 이미지 / Annette Jals 트위터

아디다스가 남성에게 여성 수영복을 입혀 광고에 내보냈다가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19일, 데일리메일, 뉴스위크 등 다수의 해외 매체는 아디다스가 여성 수영복의 모델로 남성을 기용했다가 불매운동 등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아디다스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15일, "Let Love Be Your Legacy(사랑이 너의 유산이 되게 하라)"라는 슬로건과 함께 2023 Pride 컬렉션을 공개했다.

Pride 컬렉션은 성소수자의 달(프라이드 먼스)인 6월을 맞아 기획 판매되는 성소수자 상징 마케팅 상품이다. 아디다스는 몇 년 전부터 이러한 Pride 컬렉션을 공개해왔지만, 이처럼 강한 반발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 영국의 인플루언서 올리 런던이 트위터에 게재한 아디다스의 상품 이미지 / Oli London 트위터 캡처
사진 = 영국의 인플루언서 올리 런던이 트위터에 게재한 아디다스의 상품 이미지 / Oli London 트위터 캡처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한 여성용 수영복 제품이다. 공개된 사진에는 여성 수영복을 입고 있는 모델의 모습이 담겼는데, 어깨는 그리 벌어지지 않았지만 각진 체형과 진한 가슴 털, 그리고 볼록 튀어나온 가랑이 부분 등 모델의 성별이 남성임을 보여주는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다만 이 남성이 생물학적 남성인지, 남성으로 성전환한 여성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수영복 외에도 아디다스는 'Pride 2023' 컬렉션에서 여러 여성복 제품을 남성 모델에게 입힌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의 유명 수영선수 라일리 게인즈는 트위터를 통해 "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짓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여성용 수영복에는 그런 튀어나온 장식이 없다"고 일침을 놨다.

아디다스의 이번 'Pride 2023' 컬렉션은 단지 파격적인 성소수자 마케팅뿐 아니라 '여성 지우기'라는 이유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라일리는 트윗에서 "최소한 '남녀 공용'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그들(아디다스)은 단지 '여성 지우기'를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 영국의 인플루언서 올리 런던이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 Oli London 트위터 캡처
사진 = 영국의 인플루언서 올리 런던이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 Oli London 트위터 캡처

실제로 공개된 사진 중 모델의 대부분은 남성이었다. 여성 모델은 플러스 사이즈(빅 사이즈) 여성복 제품에서만 등장했다. 영국의 전 수영선수 샤론 데이비스는 아디다스의 이러한 마케팅이 '여성에 대한 모욕'에 지나지 않는다며, "여자들을 '가스라이팅'하지 마라"라고 아디다스를 향한 비판을 날렸다. 한 누리꾼은 "우리(여성)는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여성 모델을 남성으로 대체하는 일을 멈춰라"라고 항의했다. 누리꾼들은 "차라리 성소수자 카테고리를 만들어 따로 판매해라"라고 요구하거나, "남성 수영복에도 여성 모델을 기용하지 그러느냐"라고 비꼬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를 두고 "아디다스의 '버드 라이트 모먼트'가 찾아왔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버드 라이트는 미국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저칼로리 맥주 브랜드다. 올해 초 버드 라이트는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시도했다가 심한 반발을 샀다. 이에 "수백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에게 준 기념 제품 중 하나였다"라고 해명에 나섰다가 성소수자 지지 단체에게서까지 반발을 사며 역효과만 나는 일도 있었다. 이로 인해 버드 라이트의 제조사 앤하이저부시(ABI)의 맥주 판매량은 25% 이상 급감했고, 주식 시가 총액도 50억 달러(한화 6조 6,600억 원가량) 이상 떨어졌다. 

사진 =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사례를 비교하는 올리 런던의 트윗 / Oli London 트위터 캡처
사진 =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사례를 비교하는 올리 런던의 트윗 / Oli London 트위터 캡처

아디다스가 이런 논란을 겪은 것은 처음이지만, 패션 업계에서 이러한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나이키 역시 여성용 의류 모델로 남성을 기용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를 두고 영국의 인플루언서 올리 런던은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가장 깨어있는 브랜드'를 두고 전쟁 중"이라며, "누가 'WOKE(깨어있는) 어워드'를 차지하게 될까?" 하고 비꼬는 트윗을 올렸다. 올리 런던은 이전에 스스로 트랜스 인종, 젠더 중립, 트랜스젠더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이러한 반발을 비웃는 목소리도 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를 통해 "누구도 이렇게 엄청난 홍보를 무료로 해줄 수 없을 것"이라며, "버드 라이트와 아디다스는 다음 분기 마케팅 예산을 반으로 줄여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아디다스에서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성소수자 디자이너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스포츠와 문화의 모든 공간에서 편견 없는 표현의 자유를 장려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아디다스의 'Pride 2023' 컬렉션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성소수자 디자이너 '리치 므니시'와 협업해 디자인됐다. 므니시는 이번 컬렉션의 디자인에 대해 "자기 수용과 성소수자 옹호를 위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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