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버거 중 유일하게 모기업과 전문 경영인 두고 있어
1년 계획했던 핫도그 카트, 손님 성화에 글로벌 기업까지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메뉴 개발과 로컬라이징

[문화뉴스 우현빈 기자] 26일 강남대로에서 미국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 '파이브가이즈 버거즈 앤 프라이즈(Five Guys Burgers and Fries, 이하 파이브가이즈)'가 한국 첫 지점의 문을 열었다.

파이브가이즈가 강남대로에 1호점을 개점하면서 강남대로에서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의 각축전이 벌어지게 됐다. 강남대로에는 파이브가이즈처럼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쉐이크쉑 1호점, 샌프란시스코 대표 버거 브랜드로 평가받는 슈퍼두퍼 1호점이 위치해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인앤아웃'이 롯데백화점과 국내 시장 진출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국이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에서 유래한 음식이 아니면서도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잡은 햄버거. 이번 '아메리칸 버거배틀' 기획에서는 그 햄버거 업계에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 3대 버거' 브랜드에 대해 알아본다.

쉐이크쉑, 고급스러운 맛으로 손님을 사로잡다

사진 = 쉐이크쉑의 버거와 감자튀김 / m01229 / flikr / [아메리칸 버거배틀 ②] 의도치 않은 성공의 맛, '쉐이크쉑'
사진 = 쉐이크쉑의 버거와 감자튀김 / m01229 / flikr / [미국 3대 버거 배틀] 파이브가이즈-쉐이크쉑-인앤아웃 버거

쉑쉑 또는 섁섁 버거로 더 잘 알려진 쉐이크쉑은 3대 버거 중 유일하게 모기업을 둔 자회사이자 공개기업이다. 창업자인 대니 마이어가 회장을 맡고 CEO 랜디 가루티가 이끄는 전문 경영팀이 경영하는 쉐이크쉑은 의도치 않은 성공으로 만들어져 세계적 성공을 거둔 브랜드에 속한다.

지난 2001년, 뉴욕 23번가 화재 사건 이후 반쯤 방치되었던 뉴욕 매디슨 스퀘어 공원에서 복원을 위한 기금의 마련과 인식 제고를 위한 예술 전시회가 개최됐다. 이때 미국의 요식업 그룹인 USHG가 후원의 일환으로 설치했던 핫도그 카트가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끌게 됐다.

핫도그를 소재로 한 예술작품과 연계해 한시적으로 운영될 계획이었던 핫도그 카트는 이듬해에도 공원을 찾는 손님의 성화에 영업을 재개했고, 무려 3년이나 운영을 이어가다 아예 공원 한편에 가게를 내게 됐다. 이때 세워진 가게가 바로 쉐이크쉑이다.

사진 = 쉐이크쉑의 첫 매장인 쉐이크쉑 매디슨 스퀘어 공원 지점 / 쉐이크쉑 제공 / [아메리칸 버거배틀 ②] 의도치 않은 성공의 맛, '쉐이크쉑'
사진 = 쉐이크쉑의 첫 매장인 쉐이크쉑 매디슨 스퀘어 공원 지점 / 쉐이크쉑 제공 / [아메리칸 버거배틀 ②] 의도치 않은 성공의 맛, '쉐이크쉑'

상호는 판매 메뉴 중 하나인 셰이크(Shake)에 판잣집(Shack)을 붙여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과는 다르다. 설립자인 대니 마이어는 인터뷰에서 쉐이크쉑의 이름이 영화 '그리스'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그리스에는 주인공 커플이 'Shake Shack'이라고 쓰인 놀이기구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상호를 고민하던 대니 마이어가 영화를 보고 이를 그대로 인용해 '쉐이크쉑'이라는 상호를 쓰게 됐다.

핫도그로 시작된 쉐이크쉑이지만, 그 로고에서 볼 수 있듯 주력 상품은 버거다. 쉐이크쉑의 버거는 작지만, 내용물이 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버거에 들어가는 고기 패티가 유명한데, 여타 브랜드보다 두꺼운 패티에서 흐르는 육즙이 아래쪽 빵을 적시는 광경은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인다. 앵거스 비프 중에서도 호르몬제와 항생제가 사용되지 않은 것만을 사용하며, 미리 만들어진 패티가 아니라 당일에 고기를 다져 만드는 만큼 패티의 신선도와 품질도 우수하다.

감자튀김은 냉동 감자튀김을 사용한다. SNS에서의 의견에 따라 생감자를 튀겨 사용한 적도 있었으나, 실제 손님 중에서는 오히려 냉동감자로 되돌려달라는 의견이 많아 결국 6개월 만에 냉동감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되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냉동감자를 손님들이 찾을 정도로 좋은 감자를 사용하므로 감자튀김의 품질이 나쁘다고는 하기 어렵다. 또 매장에 케첩, 머스타드는 물론 마요네즈, 후추, 소금까지 다양한 조미료가 비치되어있어, 원하는 맛의 양념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 = 쉐이크쉑의 다양한 셰이크. 진한 맛으로 호평을 받으며, 감자튀김을 찍어 먹어도 맛있다 / 쉐이크쉑 제공 / [아메리칸 버거배틀 ②] 의도치 않은 성공의 맛, '쉐이크쉑'
사진 = 쉐이크쉑의 다양한 셰이크. 진한 맛으로 호평을 받으며, 감자튀김을 찍어 먹어도 맛있다 / 쉐이크쉑 제공 / [아메리칸 버거배틀 ②] 의도치 않은 성공의 맛, '쉐이크쉑'

셰이크도 유명한데, 여타 밀크셰이크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그만큼 진하고 맛있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특히 밀크셰이크에 감자튀김을 찍어 먹는 것이 별미인데, 달콤한 밀크셰이크의 맛과 짭조름한 감자튀김의 맛이 어우러져 좋은 조합을 만들어낸다. 특히 쉐이크쉑의 감자튀김은 두꺼운 크링클 컷(물결모양)이어서, 셰이크에 찍어 올리면 진한 밀크셰이크가 적당량 달라붙어 올라온다.

쉐이크쉑은 해외 진출과 매장 확장에 적극적이며, 3대 버거 중 가장 개방적으로 메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고추장 쉑, 불고기 버거, 막걸리 셰이크 등 다양한 현지화 메뉴를 개발해 판매했으며, 이 중 고추장 쉑은 미국으로 역수출되어 판매되기도 했다.

다만 쉐이크쉑 역시 그 가격이 만만찮다. 지역에 따라 파이브가이즈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비싸기도 한데, 그에 비해 버거 등 메뉴의 양은 적은 편이다. 파이브가이즈와 마찬가지로 세트 메뉴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기업인 USHG가 파인다이닝을 전문으로 하는 만큼 고급스러운 맛이 있고 좋은 재료를 쓴다고는 하지만, 쉐이크쉑 열풍의 이유가 "자랑하고 싶은 심리를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가성비는 좋지 않다.

한편 지난 2월 실시된 오픈서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버거시장에서 쉐이크쉑의 점유율은 2.2%로, "한국의 쉐이크쉑"을 자칭하는 모방브랜드 프랭크버거(3.4%)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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