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강경민 칼럼니스트] 지난 6월 24일 토요일, 튀르크계 민족인 타타르(따따르 Tatar) 민족과 바쉬키르(Başkir) 민족 최대 제천 행사(祭天 行事)인 사반투이(Сабантуй)가 타타르스탄(따따르스탄)의 수도 카잔을 비롯 지방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열렸다. 사반투이(Сабантуй)는 튀르크계 민족이 하늘신인 Kök(쿅) (또는 Gök (굑)을 향해 농업의 풍요를 기원하는 제천 의식에 뿌리를 둔다.
사반투이(сабантуй)의 단어 뜻을 살펴보면 고(古)튀르크어(Turkic Language) 기원하고 있는데, Saban은 “승리” 또는 “쟁기”라는 뜻이고 Tui는 “휴일”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에는 튀르크어로 Bayram(바이람)이라는 단어가 ‘휴일’이란 의미로 사용된다. 한편, 타타르스탄공화국에서는 사반투이(Сабантуй)의 날은 공화국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제천 의식인 만큼 타타르스탄공화국내 각 도시 별로 제천 의식의 장소가 정해져 있는데, 수도 카잔에서는 카잔시 미르니이(Мирный) 공원이 제천 의식 장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2023년도 사반투이(Сабантуй) 제천 행사와 의식을 보러 미르니이(Мирный)에 약 175,000여 명이 모였다.
반농반목을 선택한 튀르크(Turkic) 민족의 제천 의식에서 기원한 사반투이(Сабантуй)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 의식이 포함된 제천 행사는 대부분 농경 지역에서 봄에 씨를 뿌린 뒤 농사의 풍요를 하늘에 기원하는 주술 행위를 통한 집단 의식적인 축제의 의미로서 노래, 춤, 음식 등을 하늘신에게 바치고 풍요를 기원한다. 제천 의식에 기원한 사반투이(Сабантуй)의 역사를 살펴보면 중앙-유라시아에 정착하여 반농반목을 선택한 튀르크계(Turkic) 민족이 하늘신인 Kök(쿅) (또는 Gök (굑)을 향한 그 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다산의 기운을 청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관한 정확한 기록의 문헌 자료는 남아있지 않다.
타타르스탄문화부에 소개 되어있는 내용에 따르면 타타르 민족의 사반투이(Сабантуй)는 반농반목의 발전 경로를 거친 튀르크(Turkic) 민족인 타타르 민족의 제천 의식이며, 제천 의식의 정확한 날짜는 없다. 제천 의식에는 제천 행사에 포함되어 있는데 행사는 총 3가지로 제천 의식, 반농반목의 기본이 되는 힘겨루기 경연 그리고 청년 경기라 불리는 단체 춤 의식으로 나누어져 있다.
현재 타타르스탄공화국에는 위에서 설명한 3가지 형태로 행사가 사반 투이(Сабантуй)가 열린다. 첫 번째 행사는 파종기가 끝난 후 첫 번째 토요일날에 타타르스탄공화국 전국에서 시작되고, 일주일 후에는 도시 곳곳에서 각기 다른 다양한 소규모 행사가 열린다. 그 다음주에는 사반투이(Сабантуй)의 마지막으로 타타르스탄 수도 카잔에서 제천 의식 장소인 미르니이(Мирный)지역에서 제천 의식을 포함, 대규모 제천 행사로 마무리한다.
카잔 튀르크학자 하킴쟈노프가 발견한 볼가르 타타르(따따르) 비문에 기록되어 있는 제천 의식 사반 투이(Сабантуй)
1945년 타타르스탄(따따르스탄) 카잔에서 출생한 세계적인 튀르크(Turkic 투르크) 문헌학자 하킴쟈노프 (Ф. С. Хакимзянов, Khakimzyanov Farid Sabirzyanovich)는 1989년부터 1992년까지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카잔과학센터의 문학 및 역사언어연구소내 타타르소비예트 기록 연구관을, 1993년부터 1996년까지 튀르키예(터키) 국립 앙카라대학교 언어, 역사 및 지리학부에서 현대 투르크 언어 및 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1996년 카잔으로 돌아와 따따르국립인문사회대학교 (현재 카잔연방대학교)에서 타타르언어학과 교수, 튀르크학 연구자로 재직한다.
그가 타타르소비예트 문헌연구관으로 재직하던 1992년, 볼가르 타타르(따따르) 시대에 기록된 비문 중 전문이 남아 있는 유일한 비문을 현 타타르스탄공화국내 볼가르 지역에서 발견하는데, 비문에는 “Saban tuj kon ati (사반 투이 큔 에띠 / Sabantuy gün etti / 제천의식 사반 투이의 날 이였다”는 내용이 새겨 있었다.
이외에도 중앙-유라시아 우랄 산맥 주변에 정착하던 바쉬키르(Başkir) 민족을 연구하던 독일의 지리학자이자 의사였던 요한 고틀립 게오르기(Johann Gottlieb Georgi),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탐험가이며 박물관 학자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제국아카테미 소속의 이반 이나노비치 레페힌(Иван Иванович Лепёхин)은 18세기 당시 사반투이(Сабантуй) 제천 의식을 거행했던 바쉬키르 튀르크계 민족에 대해 “모든 마을 사람들이 말을 타고 경작지로 나와 땅의 비옥함과 자연의 풍부함을 위해 기도하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축제를 한다”고 기록, 묘사하기도 했다.
2023년 카잔 사반투이(Сабантуй)의 이모저모
2023년 카잔 제천 의식 장소 미르니이(Мирный)에서 열린 카잔 사반투이(Сабантуй)에 대해 사진으로 간략하게 소개해본다. 올해 제천 의식와 행사에는 타타르스탄공화국 대통령 루스탐 민니하노프(Rustam Minnikhanov)의 안내로 사하공화국(야쿠티아) 정부 대표단이 초청 귀빈으로 방문했다.
오전 9시, 북을 치며 제천 의식 사반투이(Сабантуй)의 시작을 알린다.
북소리와 함께 제천 행사가 시작되면 제천 행사를 맞이하는 전통 춤사위가 열린다. 제천 의식과 행사를 즐기러 온 사람들 뿐만 아니라 하늘신인 Kök(쿅) (또는 Gök (굑)을 향해 제천 행사와 더불어 의식을 바치는 의미를 지닌다.
전통 춤사위가 끝나고 나면 제천 의식이 거행된다. 제천 의식에서는 하늘을 향해 풍년과 행복 그리고 건강을 기도한다. 하늘을 향한 기도 의식 후에는 노래와 무예, 음식을 선보인다.
제천 의식 후에는 반농반목에서 중요한 노동력을 뽐내는 다양한 제천 행사가 열린다. 장대 등반, 레슬링, 맨손으로 활어와 가축잡기, 말 타기, 독 깨기, 돌 나르기 등 다양한 힘겨루기가 벌어진다.
우리 모두의 복과 행복을 기원하는 제천 행사 사반투이(сабантуй)
민족 축제로서 사반투이(сабантуй)는 타타르스탄의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명절이다. 약 3주 남짓한 이 기간에는 서로에게 따뜻한 소원과 희망적인 기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신문 및 기대 매체와 타타르스탄공화국 대통령은 한 해 동안 공화국의 복과 행복을 기원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소원이 흘렀겠 지만 건강, 행복, 삶에 대한 희망적인 바람은 변함이 없다. 사반투이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에서 사반투이(сабантуй)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고대부터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삶 동안 노동, 환대, 풍성한 수확, 건강, 번영 및 행복을 기원합니다'
사반투이(сабантуй)에서 하늘신(Kök 또는 Gök)에게 향한' 행복, 건강, 풍요' 바람의 메시지가 2023년 남은 한 해 동안 닿기를 소망한다.
글: 강경민, 편집: 박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