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때까지도 핀란드는 나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심지어 영하 20도 아래로 내려가는 날도 있었다.

핀란드 여행을 간다고 하니 지인이 사우나를 추천해줬다. Löyly라는 사우나를 당일에 예약하려고 했다가 자리가 없어 실패했다. Alas Sea Pool이라는 곳을 예약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나 내부에 사람이 너무 많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핀란드 여행은 참 예상과 다른 것이 많았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날씨가 추워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없었다.

너무 추워서 외부에서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없었다.
너무 추워서 외부에서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없었다.

헬싱키에서 이틀을 보내고 밤에 눈이 왔는데, 시내 건물에 하얗게 눈이 쌓여있는 모습은 아름답긴 했다. 나는 헬싱키와 로바니에미 여행을 계획했다. 헬싱키의 추위는 그나마 견딜 만했다. 2023년 1월 3일의 최저기온은 영하 3도였다. 바람이 불어서 체감온도는 낮았다. 로바니에미의 추위는 더욱 버티기 힘들었다. 심지어 영하 20도 아래로 내려가는 날도 있었다.

 

야간열차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원룸 정도 되는 공간에 이층침대가 놓여있다. 작은 세면대와 쓰레기통이 비치되어있다. 벽에 외투를 걸어둘 수 있다는 작은 고리가 있다. 창문을 열면 눈이 새하얗게 덮인 숲이 지나가는 걸 볼 수 있다. 복도에는 샤워실이 있다. 잠을 자면서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까지 이동했다. 로바니에미에서 바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핀란드에서 나는 시간이 지날 수록 모든 기대를 내려놓게 됐다.
핀란드에서 나는 시간이 지날 수록 모든 기대를 내려놓게 됐다.

돌아갈 때까지도 핀란드는 나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로바니에미 숙소에서 공항으로 이동하려고 택시 앱을 열었다.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새벽 2시에 이용 가능한 택시가 없어서 한참을 길거리에서 기다렸다. 다행히 택시 한 대가 잡혀 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끝이 아니었다. 강한 눈보라로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했다. 헬싱키에서의 환승이 어려워지고 있었다.

 

결국엔, 헬싱키에서의 연결편이 변경되었다. 헬싱키에서 코펜하겐으로 이동한 다음,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일정이었다. 오전에 프랑크푸르트에 도착 예정이었던 기존 항공편은 갑작스럽게 오후 늦게 도착하는 일정으로 바뀌었다. 우여곡절 끝에 헬싱키에 도착했다. 비행기 탑승자가 많아서 혼잡하니 무료로 수하물을 보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수하물을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해 수하물을 기다리는데, 한 시간 가까이 시간이 흘렀는데도 나의 짐들이 나오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루프트한자 수하물 신고센터에 가서 신고서를 작성하고 상황에 대해 질문했다. 나의 수하물은 코펜하겐에서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충격적이었다. 보통은 빠른 시일 내에 수하물을 찾아내서 보내준다고 했다. 경악스러웠다.

 

나의 짐들은 며칠이 지나고 배송되었다. 그 며칠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는데, 나는 내 짐의 위치가 확인되었는지 불안해하면서 항공사 웹사이트를 수시로 봐야 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수하물 지연 시 생필품 구매 비용을 항공사에서 지원해준다는 것이었다. 나는 당장 사용해야 하는 세안 도구 등을 구매해 영수증을 업로드했고, 모든 비용을 배상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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