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움과 부담의 경계 ’Tip(팁)’

팁 문화에 대해 역사학계에서는 중세 시대 영주에 귀속된 농노가 좋은 성과를 이루어냈을 때 추가적인 수당을 지급한 관습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후 영국에서는 지인의 주택에 방문하여 머물게 된 손님이 하인에게 약간의 돈을 내주는 관습으로 이어졌고 이후 상업시설에 추가적인 요금을 지불한 것이 미국 건국 초기에 수입되었다 한다. 미국에서도 보편적 않은 풍습이다. 유럽에서도 팁이 노예한테 돈을 떨궈주는 모욕적인 행위라는 주장과 노동운동의 영향으로 20세기 초반부터 점차 사장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을 살고 있는 21세기에 새로운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팁 문화는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도 나눠질 수 있겠다. 기존의 상식에서는 결제한 금액의 10% 내외가 보통이었지만 팬데믹 이후 최소 15%에서 25%까지 상승하였다.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적 민감도가 높아진 데다 거시적으로 양극화의 심화와 고물가 그리고 인건비의 상승도 영향이 있겠다. ‘안 주면 그만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존에 테이블에 현금을 두고 나가는 방식에서 결제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카드 결제 시 직원 앞에 놓인 모니터에 팁을 선택해야 한다. 그 순간 종업원은 나를 주시하고 있다. 도저히 ‘SKIP’ 버튼은 클릭할 수가 없다.

미국 우버와 한국 카카오택시의 팁 요청 메세지
미국 우버와 한국 카카오택시의 팁 요청 메세지

최근 오랜 팁 문화를 지녀온 미국에서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팁에 대한 부담으로 투고(To-go)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에 질세라 투고에도 팁을 요구하거나 결제 시 자동으로 팁을 포함해 결제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뱅크 레이트의 설문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팁 문화의 부정적 인식률이 66%라고 한다. 팁으로 인한 문제로 다툼과 폭행으로 이어지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이 정도면 시민들의 커피 한 잔, 식사 한 끼에 새로운 장벽이 쌓이는 듯하다.

한국에서도 팁에 대한 부담의 목소리가 나오는 있는 작금에 미국의 우버와 한국의 카카오택시를 동시에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두 곳의 서비스가 종류 된 후 팁을 요청하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우버는 15%~25% 중에 선택을 해야 하고 카카오택시는 1,000원부터 2,000원까지 선택해야 했다. 물론 둘 다 숨어있는 버튼을 통해 Skip 할 수도 있었다.

팁 문화를 통해 좋은 서비스를 위한 노력과 감사한 마음의 표현이라는 순기능이 있지만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으니 적당한 수준의 팁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소통의 하나로 자리매김 되기를 바라본다.

팁 관련 뉴스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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