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한슈아이 감독 작품...판빙빙, 이주영 출연
10월 13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 개최

사진=배우 이주영, 판빙빙/문화뉴스DB
사진=배우 이주영, 판빙빙/문화뉴스DB

[문화뉴스 부산, 장민수 기자] 영화 '녹야'로 인연을 맺은 배우 이주영과 판빙빙이 남영화 밖에서도 '워맨스'를 이어갔다.

5일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초청작 '녹야'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2007년 신설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 또는 화제작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녹야'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데뷔작 '희미한 여름'으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피프레시상을 수상한 한슈아이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이자, 올해 개최된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공식 초청작이다.

남성들의 억압을 뿌리치는 두 여성의 연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주영과 판빙빙 두 배우의 호흡이 중요했다. 그런 만큼,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슈아이 감독과 두 배우의 서로를 향한 진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영화 '녹야' 한슈아이 감독/문화뉴스DB
사진=영화 '녹야' 한슈아이 감독/문화뉴스DB

먼저 한슈아이 감독은 두 사람을 캐스팅하게 된 배경에 대해 "두 분이 이전에 했던 작품들을 많이 봤다. '녹야'에서 두 분이 맡을 역할은 이전과 완전 반대였다. 반대 역할을 시키는 것이 재밌는 도전이 될 거라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작품이라 두려움이 없었다. 새롭고 어려운 선택을 해보자는 생각을 한 것도 있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든 것 같아 기쁘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주영에 대해서는 그의 출연작인 영화 '야구소녀'를 보고 반했다고 밝혔다. 한슈아이 감독은 "영화에서 너무 사랑스러웠다. 젊고 어린 배우가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고 정직함을 보여주면서도 내적으로는 강한 힘을 보여줬다. 특히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귀엽고 잘 웃는 여자아이의 다른 면을 꺼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판빙빙에게는 새로운 모습을 꺼내보고 싶은 욕심을 어필하며 손을 내밀었다. 감독은 "판빙빙은 이전에 외향적이고 생명력 강한, 강인한 여성 역할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 그에게 큰 도전이었을 거다"라며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사진=배우 이주영/문화뉴스DB
사진=배우 이주영/문화뉴스DB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던 이주영은 감독과 판빙빙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전했다.

이주영은 "초록머리 여자를 연기하고 완성할 수 있던 원동력은 판빙빙 언니였던 것 같다"라며 "현장에서 연기를 하면서 감정이 오가다 보면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눈으로, 마음으로 통하는 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확 가까워진다. 현장에서 언니의 눈빛이나 분위기가 도움이 됐다. 언니와 저의 유대감도 잘 형성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슈아이 감독을 향해서는 "잘 해낼 수 있을까 의구심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감독님이 보내주신 러브콜이 결코 가볍지 않구나 마음으로 느꼈다. 저에 대해 많이 파악하시고 어떻게 담을지 다 구상하신 상태에서 제안을 주셨다.  믿고 뛰어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판빙빙으로부터는 직접 쓴 손편지를 받기도 했다. 이주영은 "판빙빙 언니도 제가 고민하고 있을 때 따뜻한 손편지를 써주셨다. 그 편지를 보고 마음이 동했다. 연기 활동을 하면서 이런 편지를 받게 되다니, 그것도 빙빙 언니에게.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출연하지 않는 건 두 분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인 것 같았다. 두 분과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사진=배우 판빙빙 ⓒMHN스포츠 제공
사진=배우 판빙빙 /문화뉴스DB

이를 들은 판빙빙은 "사랑해요"라고 한국말로 화답했다. 이어 같이 작업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는지 묻자 "이주영 말고는 없다"라고 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주영이 언급한 손편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판빙빙은 "여성 연기자에게 손편지를 쓰면서 제 감정을 전달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오버해서 쓰면 진정성을 깎아 먹을까 우려됐다. 연애편지 쓰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결국 여자가 여자에게 쓴다면 언어가 안 통해도 마음이 통한다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진정성으로 어필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주영과의 첫 만남을 앞뒀을 당시를 회상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본 그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이미 알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사진을 내밀었다. 아는 얼굴이라 반가웠는데 저보다 10살이나 어리다는 점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전한 그는 "근데 그의 이미지가 귀여우면서 진정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 영화에 불꽃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이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지 마지막에 하트를 엄청 날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주영은 "워 아이 니(我爱你, 사랑합니다)"라고 화답해 재차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이번 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녹야'는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녹야' 상영 정보

5일 오후 7시 30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6일 오후 4시 30분 CGV 센텀시티 3관
8일 오후 2시 30분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10관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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