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초청작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 작품...레아 세이두, 조지 맥케이 출연
환생 소재로 그리는 두 남녀의 관계...사랑과 두려움 감정 조명
멜로, 스릴러, SF...다양한 장르 탁월하게 녹여
오는 13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

사진=영화 '더 비스트' 스틸
사진=영화 '더 비스트' 스틸

[문화뉴스 부산, 장민수 기자]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이 영화 '더 비스트'를 통해 사랑을 둘러싼 두려움을 조명한다. 다소 복잡하고 난해할 수도 있지만, 극중 인물의 감정적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강렬한 충격을 마주하게 된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초청작 '더 비스트'는 헨리 제임스의 소설 '정글의 짐승'을 새롭게 각색, 각기 다른 세 시대에 환생한 여자(레아 세이두)와 남자(조지 맥케이),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담아낸다.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이 연출했으며,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됐다.

전생과 환생을 소재로 1910년, 2014년, 2044년, 미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감정을 통제하는 미래인 2044년, 여자는 전생을 들여다보며 내면의 공포의 근원을 찾고자 한다. 그리고 마주하게 되는 건 이루지 못한 사랑. 

사진=영화 '더 비스트' 스틸
사진=영화 '더 비스트' 스틸

언제 어디서나 마주치는 남녀는 성격도 관계도 시대마다 다르지만, 결국은 사랑의 감정으로 이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관계가 불러오는 감정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아련하게 한다. 특히 결말이 주는 충격은 쉽게 영화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그 감정이 단순한 사랑의 감정만은 아니다. 유사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더 비스트'가 가진 차별점이기도 하다. 사랑을 둘러싼 불안, 공포 등 내면에 두려운 괴물처럼 자리한 감정을 조명한다. 인형과 AI를 통해 이를 더욱 극대화하기도 한다. 결국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감정에 대한 고찰이자 찬양이 녹아있는 듯하다. 

취향에 따라 복잡하거나 우울하다고 느낄 수 있겠으나, 장르적인 재미도 꽤 탄탄히 갖춘 작품이다. 단순히 사랑 이야기만 하는 멜로물이 아니다. 멜로, 스릴러, 공포, SF 등의 특성을 함께 녹여냈다. 

사진=영화 '더 비스트' 스틸
사진=영화 '더 비스트' 스틸

연출적으로도 시대에 따라 다양한 기법을 시도했다. 계속되는 변주로 시선을 붙든다는 점에서 보넬로 감독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시대를 묘사한 미장센을 보는 재미도 있다. 하나의 작품에서 다양한 영화적 체험을 누린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레아 세이두, 조지 맥케이 두 배우의 연기력도 돋보인다. 레아 세이두는 동일하면서도 시대에 따라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인물을 선보인다. 반면 조지 맥케이는 완전히 다른 세 인물을 연기한다. 그리고 감독의 의도대로 끌어올린 감정의 시너지가 두 배우를 통해 발현된다. 

한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