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현철, 첫 장편 영화 연출
사랑과 상실의 관계 조명...위로, 공감 전하는 작품
박혜수, 김시은 출연...사랑과 우정 사이 감정 묘사 탁월
10월 25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사진=영화 '너와 나' 스틸
사진=영화 '너와 나' 스틸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30대 아저씨가 그린 여고생들의 사랑 이야기. 그런데도 생생하다. 영화 '너와 나', '감독' 조현철의 섬세함이 한껏 묻어난 작품이다. 

'너와 나'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와 하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불길한 꿈을 꾼 세미가 걱정되는 마음으로 하은을 찾아가며 시작된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넷플릭스 'D.P.' 등 다수 작품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조현철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첫 장편 영화다. 

기발한 상상력이나 신선한 소재를 갖춘 작품은 아니다. 두 여고생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옆에서 지켜보듯 리얼하게 담아냈다. 

무엇보다 사랑과 우정을 오가는 세미와 하은의 생생한 감정을 그려낸다는 점이 돋보인다. 기쁨, 슬픔, 질투, 서운함, 설렘 등 10대 여고생에게서 발현될 풋풋함이 한가득이다. 특히 극적인 과장 대신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하기에 더 큰 감정적 동요가 인다.

사진=영화 '너와 나' 스틸
사진=영화 '너와 나' 스틸

대신 조현철 감독은 다양한 연출적 효과들을 활용해 밋밋할 수 있는 부분들을 채웠다. 조명과 톤을 활용해 화면에 빛을 가득 실었다. 꿈처럼 흐릿하고 몽롱하게 그려지는 이미지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자칫 촌스럽게 보이거나 몰입도를 떨어뜨릴 위험도 있었지만, 적절한 밸런스를 갖췄다. 

또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두 친구 사이의 관계 변화와 호기심을 일으키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배합해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러나 이 같은 의도 역시 인위적인 극적 효과보다는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다. 현실과 환상, 다큐와 드라마. 그 경계에 완벽히 걸쳐있다는 것이 '너와 나'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다.

이 같은 풍부한 감정적 공유를 가능케 한 것에는 역시 세미 역 박혜수와 하은 역 김시은의 공이 컸다. 두 배우 모두 실제 학창 시절 여고생들의 대화를 보는 듯 자연스럽다. 귀여운 장난도, 까칠한 삐침도 언제 어디선가 봤을 법한 모습이다. 

사진=영화 '너와 나' 스틸
사진=영화 '너와 나' 스틸

무엇보다 사랑과 우정 사이 아슬한 줄타기를 기가 막히게 표현해낸다. 그것 자체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된다. 

두 소녀의 이야기가 전하는 건 결국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다. 사랑이 크면 클수록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아픔 역시 배가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조현철 감독은 이번 영화가 세월호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으며, 그와 관련한 것들을 영화 속에 녹여내기도 했다. 그러나 특정 사건을 떠나 두 여고생의 이야기로만 보더라도 충분히 사랑과 상실의 관계성을 크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절망적이지 않고 희망적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너와 나'는 오는 10월 25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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