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승계 세금 마련 위해? 공익사업 통해 오너 일가 지원?

공정위, 노스페이스 수입사 영원무역 부당 내부거래 의혹 집중 조사
공정위, 노스페이스 수입사 영원무역 부당 내부거래 의혹 집중 조사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의류 수입업체 영원무역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등 해외 의류를 수입하는 회사이다.

공정위는 지난 19일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영원무역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YMSA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영원무역그룹은 성기학 회장에 대한 부당지원과 부당내부거래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성래은 부회장은 지난 3월 부친인 성기학 회장의 YMSA 지분 절반을 증여받았다. YMSA는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29%를 보유한 비상장회사로, 사실상 성 회장에서 둘째 딸인 성 부회장에게로 경영 승계가 이뤄진 셈이다.

이 과정에서 성 부회장은 지분 증여에 따른 세금 850억 원의 대부분을 YMSA에서 빌려 현금으로 납부했다. YMSA는 이 대출금을 마련하기 위해 당시 본사 건물로 사용하던 대구 만촌동의 빌딩을 600억 원 상당에 매각했다. 건물 매수자는 그룹 내 다른 회사인 영원무역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영원무역 그룹이 증여세 마련을 위해 부당 내부거래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현장조사에 대해 "조사 여부와 내용에 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영원아웃도어는 지난 9월 공익사업을 통해 오너 일가의 기업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영원아웃도어는 지난 2015년부터 제품 판매 수익금을 통해 기부 활동을 하는 ‘노스페이스 에디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회사 측은 해당 프로젝트가 노스페이스의 의류, 신발 및 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국내·외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노스페이스 에디션’은 영원아웃도어가 아닌 성기학 회장의 셋째 딸 성가은 부사장의 개인회사 이케이텍이 소유한 상표로 노스페이스와 관련이 없는 브랜드로 확인됐다. 노스페이스 운영사가 자신들의 손실 행위를 감수하면서 셋째 딸의 회사 브랜드를 띄운 것이다.

영원그룹 측은 해당 프로젝트가 사회 공헌을 위한 양사의 협업이라고 밝혔지만 영원과 에디션의 구체적인 협업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에디션을 통해 오너 일가의 개인 브랜드를 부당하게 지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협업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오너 일가 부당 지원에 대한 배임 등의 소지가 있다. 또한 이사회의 승인 없이 이케이텍의 이사직을 맡은 것이라면 성가은 부사장은 상법의 겸업금지조항을 위반한 것이 될 수 있다.

한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9월 18일 영원아웃도어 대표이사인 성 회장을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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