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기억과 그리움 다룬 영화
소소한 웃음, 확실한 감동 돋보여
김해숙, 신민아 모녀 호흡...탁월한 절제미
러닝타임 105분, 12세 관람가, 12월 6일 개봉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스틸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스틸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적절한 웃음과 감동으로 채워진 영화 '3일의 휴가'가 연말 따뜻한 온기를 나눈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힐링 판타지다. '7번방의 선물', '82년생 김지영' 등을 선보인 유영아 작가가 각본을, '방가? 방가!', '나의 특별한 형제' 육상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두 사람의 전작들이 그러하듯, 이번 작품 역시 소소한 웃음과 확실한 감동으로 채워졌다. 핵심 키워드는 이번에도 가족이다. 엄마에게 모질게 대했던 과거를 자책하며 그리워하는 딸 진주, 그런 진주에게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드는 엄마 복자다.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된다.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스틸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스틸

무 만두, 아이스크림, 사진, 일기. 서로의 기억을 매개하는 소재들로 에피소드를 풀어간다. 그렇게 서서히 쌓이며 응축된 감정은 클라이맥스에서 확실하게 폭발한다. 소중하고도 아픈 '기억'이라는 것이 새삼 큰 의미로 다가온다.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전개로 흘러가지만, 그것이 곧 현실이라는 공감 때문에 울컥함을 참기가 어렵다. 가족에게 살갑지 못했던 이들의 가슴을 찌르는, 착하면서도 잔혹한 영화다. 

정겨운 시골 풍경과 음식을 담은 따스한 이미지, 하늘에서 휴가를 받아 지상에 내려온다는 판타지적 설정, 기억을 매개하는 감미로운 음악. 자칫 신파로 흘러갈 소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신파로 가기 바로 직전 멈춰선 느낌이다.

이미지는 인위적인 특수효과를 자제했고, 판타지적 설정은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보조적 수단으로만 활용했다. 또한 유쾌한 분위기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최대한 담백하게 그려내고자 했다. 웃음과 감동, 그 사이 밸런스가 탁월하다.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스틸
사진=영화 '3일의 휴가' 스틸

무엇보다 김해숙, 신민아 두 배우의 절제미가 돋보인다.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슬픔이 아닌, 내재된 그리움을 표현한다. 정도를 알고 조절할 줄 알아야 훌륭한 배우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두 배우가 감동을 이끈다면, 복자를 안내하는 가이드 역 강기영과 진주의 친구 미진 역 황보라는 유쾌한 웃음을 담당한다. 무겁고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숨은 주역들이다.

극적인 스릴 대신 감동이 의도된 작품이기에 취향을 많이 탈 수밖에 없다. 특히나 '감동 알러지'가 있는 관객이라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겠다. 그럼에도 추운 겨울 따뜻함을 느끼고 싶다면, 가족이 그립다면 이만한 영화가 없다.

한편 '3일의 휴가'는 오는 12월 6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05분, 12세 관람가.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