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사태 소재...치열했던 9시간 긴장감 있게 그려
정우성, 황정민→정해인, 이준혁...믿고 보는 연기 앙상블
러닝타임 141분, 12세 관람가, 11월 22일 개봉

사진=영화 '서울의 봄' 스틸
사진=영화 '서울의 봄' 스틸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전화 통화만으로 이토록 치열한 전쟁을 연출할 수 있다니. 영화 '서울의 봄'이 '역사가 스포'라는 한계를 깨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완성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역사 속 12.12 사태에 영화적 상상력을 얹어 그려냈다. 연출은 김성수 감독이 맡았다.

군사반란을 일으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반란군에 대항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두 인물을 축으로 숨 가쁜 대결이 펼쳐진다. 그 대결은 액션블록버스터, 전쟁영화, 정치드라마, 심리스릴러를 오간다. 

사진=영화 '서울의 봄' 스틸
사진=영화 '서울의 봄' 스틸

역사를 소재로 하기에 이미 결말은 알고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과정을 얼마나 탄탄하게 구성하느냐, 관객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느냐가 성패의 핵심이다. 

구성은 상당히 탄탄하다. 역사적 사건으로서 알고는 있지만 그 과정까지 세세히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 '서울의 봄'은 그 9시간의 치열했던 사투의 흔적을 재구성했다.

총격전과 액션신이 주는 스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심리극으로서 주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전두광과 이태신이 각 부대 병력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전화 액션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각 인물은 자신의 신념과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고 흔들린다. 누가 어떤 편에 서게 될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선택이 시종일관 흥미를 유발한다. 

사진=영화 '서울의 봄' 스틸
사진=영화 '서울의 봄' 스틸

그리고 영화의 끝에는 카타르시스와 허무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 짧은 시간 한 사람의 야욕이 나라의 역사를 흔들었다는 허망함, 그럼에도 끝까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이들이 있었다는 감동이 전해진다. 

무엇보다 한가지 방향을 강요하지 않고, 그 정도가 과하지 않다는 점이 좋다. 신념과 선택, 용기 있는 결단에 대해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또한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의미있는 영향력이겠다.

사진=영화 '서울의 봄' 스틸
사진=영화 '서울의 봄' 스틸

파격적인 비주얼로 악인을 그려낸 황정민, 올곧은 군인정신을 보여준 정우성. 여기에 김성균, 박해준, 이성민, 특별출연 정만식, 정해인, 이준혁까지. 출연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연기력? 두말할 필요 없이 훌륭하다. 명배우들의 연기 호흡만으로도 '서울의 봄'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기시감이다. 황정민의 팬이라면, 혹은 정우성의 팬이라면 새롭게 느껴질 부분이 많지 않다. 두 배우가 그동안 쌓아온 캐릭터의 한 부분이 발현된 듯 낯익다. 그럼에도 두 배우의 연기에 반하게 된다는 건 참 대단하다.

한편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41분, 12세 관람가.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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