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미학을 구축한 거장 오즈 야스지로의 탄생 120주년
정성일, “오즈 야스지로는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감독”

사진=아트나인 제공 /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문화뉴스 김예품 기자]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이 ‘오즈 야스지로 탄생 120주년 특별전’을 개최한다. '아트나인 월례 기획전 겟나인'은 국경과 장르, 시대를 넘나드는 기획으로 다채로운 영화를 선보인다. 이번 겨울은 일본 영화 미학을 구축한 거장 오즈 야스지로의 탄생 120주년을 맞이하여 ‘오즈 야스지로 탄생 120주년 특별전’을 보여줄 예정이다. 

일본 영화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 스크린으로 다시 돌아오다 

오즈 야스지로는 구로자와 아키라, 미조구치 겐지와 더불어 일본 영화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감독이다. 가족과 연인 간의 삶의 일상과 위기를 그윽한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아내어 당시 근대화의 흐름에서 발생한 전통 일본 사회의 균열을 포착하였다. 정성일 평론가는 "오즈야스지로. 한 마디로, 위대하다고 밖에 달리 말할 수 없는 이름."이라고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오즈 야스지로는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감독”이라며 존경을 표한 바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만춘' (1949), '오차즈케의 맛' (1952), '동경이야기' (1953) , '동경의 황혼' (1957), '안녕하세요' (1959), '꽁치의 맛' (1962)까지 오즈 야스지로의 대표작 6편으로 그의 영화세계에 빠져들 시간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오즈 야스지로의 마지막 흑백영화 '동경의 황혼'을 상영한. 또한 6편 모두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선보여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대표영화 6선, 각 작품의 관람 포인트는?

먼저, '만춘'은 오즈 야스지로 감독 후기 영화의 출발선에 선 작품으로 부녀간의 세밀한 감정을 특유의 정제되고 정갈한 미장센으로 표현한 수작이다. 두번째 작품, '오차즈케의 맛'은 소원해진 부부 관계를 평범한 맛을 내는 오차즈케라는 일상의 음식을 통해 풀어낸 작품이다. 뛰어난 작품성으로 영화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영화의 반열에 오른 오즈 야스지로의 대표작 '동경이야기'도 상영된다. 

이번 기획전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영화 '동경의 황혼'은 가족을 들여다보던 오즈가 만든 비극적 멜로드라마다. 오즈 야스지로는 “흑백을 사용할 때조차도 나는 항상 색조와 분위기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마지막 흑백 영화인 '동경의 황혼'은 컬러로는 재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쇼트들을 연출하여 흑백영화의 효과를 잘 살린 영화로 손꼽힌다. 더불어, 오즈의 작품 중 가장 사랑스러운 영화로 뽑히는 '안녕하세요'와 부드러운 유머과 함께 노년의 고독과 적막감이 선명하게 담긴 오즈의 유작 '꽁치의 맛'도 상영된다.

오즈 야스지로는 ‘그럼에도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누구보다 깊고 섬세한 시선으로 관찰한다. 오즈 야스지로의 작품들은 시대를 초월해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1. '만춘' (Late Spring, 1949)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소미야는 27살 먹은 딸 노리코의 장래가 염려스럽다. 아내를 잃고 홀로된 자신이 걱정되어 노리코가 시집을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미야는 재혼을 준비하는 것처럼 꾸며 노리코를 시집보내려 한다. 하지만 소미야의 예상과 달리, 노리코는 아버지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다. 결국 딸은 시집가고 아버지는 홀로가 된다. 

 

2. '오차즈케의 맛' (Flavor Of Green Tea Over Rice, 1952)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다케오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긴다. 반면 남편 모키치는 성실하고 돈을 쓸 줄 모르는데다가 직장과 집을 오가는 생활에만 익숙한 일벌레다. 다케오는 그런 남편이 답답해 매번 무시하기 일쑤다. 어느 날 다케오와 모키치는 크게 다투게 되고 그 일로 다케오는 친정집으로 향한다. 그 사이 남편은 우루과이로 출장을 떠나고 다케오는 모키치를 그리워한다.

 

 3. '동경이야기' (Tokyo Story, 1953)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남부 일본의 항구도시에 사는 한 노부부는 동경에 살고 있는 자식들을 방문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자식들은 처음에는 노부부를 반기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를 서로 떠넘기려 한다. 두 부부는 결국 둘 만의 쓸쓸한 시간을 보내며 다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오즈 특유의 절제된 형식적 미학을 확인할 수 있는 감독의 대표작

 

4. '동경의 황혼' (Tokyo Twilight, 1957)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다카코와 아키코는 아버지 슈키치와 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가족 때문에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슈키치는 두 딸을 남겨두고 다른 남자와 가출한 아내 때문에, 다카코는 별거 중인 남편 때문에, 아키코는 남자친구와의 사이에 임신한 아이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5. '안녕하세요' (Good Morning, 1959)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미노루와 이사무 형제는 이웃집에 이사 온 젊은 부부의 집에 TV가 있는 것을 보고 부러워한다. 이에 TV를 사달라며 부모님에게 말을 하지 않는 무언의 시위를 벌인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헛된 바람을 들게 한 젊은 부부가 맘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웃들에게도 말을 하지 않으면서 사건은 점점 심각해진다.

 

6. '꽁치의 맛' (An Autumn Afternoon, 1962)
사진=아트나인 제공 / 일본 흑백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 대표영화 6선 관람포인트 정리

히라야마는 부인 없이 홀로 24살의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딸을 결혼시켜도 좋을 법한데 히라야마에게는 어리게 보여 늘 품안에 끼고 싶은 생각이다. 어느 날 히라야마는 중학교 은사와 동창생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를 갖는다. 취한 은사를 집에까지 데려다 준 히라야마는 은사의 딸이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늙은 모습을 보고는 자신의 딸을 결혼시키기로 결심한다.

 

한편, ‘오즈 야스지로 탄생 120주년 특별전’은 오는 12일부터 31일까지 아트나인에서 다양한 이벤트들과 함께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문화뉴스 / 김예품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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