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단편 출품 200편 감소..."코로나 이후 제작 지원 축소 영향"
연상호 감독, 본선 장편경쟁 심사 "모두 납득할 수 있도록"
6회째 맞은 배우프로젝트...권해효 "지원자 1천명 이상 증가"
개막작 '신생대의 삶'...임종환 감독 "기억의 과정 더듬어 보는 이야기"
11월 30일부터 12월 8일까지 CGV압구정

사진=김동현 집행위원장, 연상호 감독, 배우 권해효, 김영우 프로그래머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사진=김동현 집행위원장, 연상호 감독, 배우 권해효, 김영우 프로그래머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서울독립영화제가 영화산업의 위축 속에서도 50주년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간다.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2023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동현 집행위원장과 김영우 프로그래머, 본선 장편경쟁 심사위원인 연상호 감독, 배우프로젝트 기획자인 배우 권해효, 개막작 '신생대의 삶' 임정환 감독과 배우 심달기, 박종환, 박진수가 참석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출품 작품은 총 1,374편 (단편 1,222편/ 장편 152편)이다. 상영작은 총 130편(단편87편 / 장편 43편)이다. 출품작은 전년도 대비 장편은 1편 늘었지만, 단편은 200편이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2020-21년 코로나 지원사업으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진행한 숏폼지원사업이 중단됐고, 최근 영화제들도 많이 폐지됐다. 영화제 플랫폼 통해 상영되는 단편영화 상영 기회가 축소됐고 영화제를 통한 제작 지원이 감소한 것도 단편 제작 축소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김동현 집행위원장, 연상호 감독, 배우 권해효, 김영우 프로그래머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사진=김동현 집행위원장, 연상호 감독, 배우 권해효, 김영우 프로그래머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김영우 프로그래머 역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영화산업의 침체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독립영화 창작자들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편 출품수는 줄었지만 장편은 조금 늘었다. 소규모 작업, 개별적인 방식으로 완성한 작품이 많다. 한국영화계 양극화 보여주는 시그널이 아닌가 본다"라고 전했다.

특히 다큐멘터리 영역의 위축을 언급했다. "완성작 수는 비슷하지만 크게 주목받거나 신선하게 다가온 작품은 적었다"라며 "상황에 대한 진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여성서사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전체 중 49% 정도가 여성 영화고, 56%가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여성창작자에 많은 기회를 주는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라면서도 "단편과 달리 장편 상영은 적다. 여전히 장편 제작에 어려움 겪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근 독립영화뿐 아니라 상업 영화 역시 침체기를 겪고 있다. OTT 시장이 커지면서 극장을 찾는 발걸음도 줄고 있다. 자연스레 영화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불어닥치고 있다. 영화제 역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사진=연상호 감독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사진=연상호 감독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김 집행위원장은 "영화산업 전체가 위기에 있는 상황에서 서울독립영화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고민이 많았다"라며 "영화 산업의 동력은 상업 영화겠지만, 한국영화의 미래는 언제나 독립영화에 있다"라고 전하며 계속된 관심을 촉구했다.

본선 장편경쟁, 단편경쟁, 새로운선택, CGK촬영상 등 15개 부문 17개의 시상을 진행, 약 1억 원 규모의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본선 장편경쟁 심사위원은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예수정, 최재원 영화 제작자가 참여한다. 연상호 감독은 "기성작가들은 어떻게 자기 세계를 이어오고 있는지, 신진작가는 어떤 비전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심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3년 단편 애니메이션 '지옥'으로 본선 단편경쟁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던 인연을 언급했다. 그는 "폐막작 뒤풀이 자리에서 왜 상을 주지 않았냐며 심사위원과 언쟁도 있었다"라며 웃으며 전했다. 이어 "그런 언쟁 일어나지 않게 심사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두 납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정하게 심사하겠다고 전했다.

사진=배우 권해효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사진=배우 권해효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신진배우를 발굴하고 창작자와의 연결을 돕는 ‘배우프로젝트 - 60초 독백 페스티벌’은 6회째 이어진다. 배우 권해효, 조윤희, 류현경, 김종수, 감독 변영주, 장건재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올해 무려 2,940명(2022년 1,933명)이 지원하며 역대 최대 지원자수를 기록했다. 배우프로젝트 기획자이기도 한 권해효는 "작년에 비해 지원자가 1천명 이상 증가했다. 예심에 3주 이상 소요될 정도였고,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그만큼 기쁨도 컸다"라며 높아진 관심을 언급했다.

고충도 토로했다. 그는 "60초 독백 영상을 올리다 보니 학원에서 '뽑히는 법'에 대한 강의도 있다더라. 일종의 패턴으로 이해하시고 비슷한 것들을 보내고 있다"라며 "평가보다 응원의 자리"라고 덧붙였다.

사진=영화 '신생대의 삶' 임정환 감독, 배우 심달기, 박종환, 박정수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사진=영화 '신생대의 삶' 임정환 감독, 배우 심달기, 박종환, 박정수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개막작은 임정환 감독의 '신생대의 삶'이다. 서울독립영화제의 후원제작지원을 받은 작품으로, 실종된 남편을 찾아 리투아니아에 온 주인공 민주가 남편의 흔적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을 그린다. 김새벽, 심달기, 박종환, 박정수 등이 출연한다.

임정환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잘 안 나는 게 당연한 건데, 어떤 기억들이 취사 선택돼서 남게 되는지가 궁금했다. 큰 사건이나 인상적인 것도 있지만 때론 정말 사소한 것들도 있더라"라며 "기억의 과정들을 더듬어 보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 끝에는 어떤 정리가 이뤄지기보다 다가올 미래를 잘 준비하자는 생각이 남게 되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한편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8일까지 CGV압구정에서 열린다. 130편의 상영작과 함께 ‘독립영화 매칭 프로젝트: 넥스트링크(NEXT LINK)’, 토크 프로그램인 ‘창작자의 작업실’, ‘창작자 포럼’, ‘정책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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