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의 마지막 '0' 두 개 작게 표기
소비자 오인 유발, 비즈니스 월간 요금제 300만원→3만원, 30만원 오해
쉽지 않은 환불 절차...피해 소비자들 어려움 호소
줌, 소비자 신뢰 회복 위해 불공정 가격 표기 개선해야

줌 로고/사진=줌 홈페이지
줌 로고/사진=줌 홈페이지

[문화뉴스 최은서 기자] 글로벌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의 교묘한 가격 표시 꼼수가 소비자의 결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28일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그는 비즈니스 월간 요금제를 결제하는 과정에서 약 300만 원의 월간 요금제를 3만 원 대로 보이게 하는 교묘한 가격 표시제에 속아 예상치 못한 금액을 결제하는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가격 표시법으로 인해 월 3만 원 대인 줄 알고 결제했는데 월 300만 원이 청구되었다며 제보했다. 

 줌 홈페이지의 요금제 안내창에는 요금제 가격의 마지막 '0' 두 개를 다른 숫자들보다 작게 표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실제 요금을 잘못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누구나 자칫 비즈니스 요금제를 오해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이다. 

요금제 가격의 마지막 '0' 두 개를 다른 숫자들보다 작게 표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실제 요금을 잘못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사진=줌 홈페이지
요금제 가격의 마지막 '0' 두 개를 다른 숫자들보다 작게 표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실제 요금을 잘못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사진=줌 홈페이지

요금제 안내창에서 결제창으로 넘어가면 소비자들의 오해는 더욱 깊어진다. 우선, 비즈니스 요금제 안내창에는 등장하지 않던 '최소 사용자 수'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요금제의 최소 사용자 수는 10명이고, 1인 기준 30,769원이었던 가격이 10명의 사용자를 기준으로 증가되어 청구된다. 그러나, 결제창으로 입장하기 전에는 최소 사용자 수에 대해 미리 안내 되어 있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1인 사용자 기준으로 가격이 청구될 것으로 예상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결제창에서 최소 사용자 수의 존재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소비자는 월 30,769원으로 오해해 잘못 결제하기 좋은 상황이다.   

또한, 소비자가  비즈니스 요금제의 최소 사용자 수에 대해 인식하더라도 결제창에서는 월 300만 원이 청구된다는 사실을 알 방법이 없다. 비즈니스 월간 요금제 결제창에는 최소 사용자 수 10명과 월 30,769원이 기본 세팅이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총 월간 청구 금액은 307,690원으로 표기되어 있다. 결제창 어디에도 월 300만 원이 청구된다는 내용은 적혀 있지 않다. 요금제 안내창부터 결제창까지 이어지는 소비자의 결제 프로세스에서 비즈니스 월간 요금제의 가격이 300만 원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할 기회가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비즈니스 월간 요금제 결제창에는 최소 사용자 수 10명과 월 30,769원이 기본 세팅이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총 월간 청구 금액은 307,690원으로 표기되어 있다. /사진=줌 홈페이지
비즈니스 월간 요금제 결제창에는 최소 사용자 수 10명과 월 30,769원이 기본 세팅이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총 월간 청구 금액은 307,690원으로 표기되어 있다. /사진=줌 홈페이지

A씨는 "줌 사이트에서 월 3만 원대인 줄 알고 결제를 했는데 월 300만 원이 청구되었다"며 "가격 표시법이 교묘하고, 헷갈려 속아서 결제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온라인에는 줌의 교묘한 가격 표기 정책으로 인해 요금제 가격을 잘못 인식해 환불받은 후기와 그 방법을 공유한 게시물들이 다수 존재한다. 피해받은 소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절차가 쉽지 않고 즉각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줌은 외국계 기업으로 국내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 않아 한국어 유선 통화 지원이 제한적이며, 직접 영어로 작성한 환불 요청 메일을 보내야 한다. 메일에 대한 답변의 시기도 예측하기 어려워 환불 요청 후 문제 해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 

환불 요청을 했다는 A씨는 "줌에 메일로 환불을 문의했지만, 아직 답변받지 못한 상태"라며 "소비자 센터와 국민권익위에 보고했으나, 아직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표기의 오류는 불공정한 상거래 관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투명한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불공정한 가격 표기 정책을 변경하고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구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줌은 글로벌 플랫폼의 명성에 맞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소비자 신뢰의 기본인 가격 표기 정책에 대해 줌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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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기사 - 

기사가 나간이후 회사 관계자는 금액뒤에 붙은 작은 '00' 두개는 소비자를 속이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시스템상에서 설계에 의해 그렇게 나온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오인에 의해서 잘못된 결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드릴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센터나 고객센터의 전화번호 등이 찾을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질의했으나,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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