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가격으로 발행된 온라인 쿠폰 차액, 가맹점주 부담
원부자재 가격 인상까지 겹쳐 수익 개선 효과 미지수
공정위 지침에도 어긋나…소비자 이탈 우려도

bhc치킨, 가맹점주 수익성 개선 명목으로 가격 인상했지만 가맹점주에게 비용 전가 모순 / 사진 = bhc 치킨 공식 인스타그램
bhc치킨, 가맹점주 수익성 개선 명목으로 가격 인상했지만 가맹점주에게 비용 전가 모순 / 사진 = bhc 치킨 공식 인스타그램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hc가 가맹점주들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치킨 가격 인상에 나섰지만 가격 인상 전 가격으로 발행된 온라인 쿠폰을 소비자가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차액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기며 원부자재 가격도 평균 8.8% 인상하기로 하면서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개선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14일 bhc치킨은 전국 가맹점 협의회와 상생 협의를 위한 ‘2023 하반기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때 가맹점주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가격 조정을 요구했다.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 비용과 배달 주문 중개 수수료 부담,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돼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가맹점주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bhc치킨 본사는 소비자 이탈 우려로 당장 가격 인상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오는 29일부터 전국 bhc치킨 매장에서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00원∼3,000원 인상된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며, 평균 인상률은 12.4%다. 현재 1만 7,000원∼1만 8,000원대인 bhc치킨 가격은 이번 인상으로 2만∼2만 1,000원대의 다른 브랜드 치킨과 비교해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대체로 비슷해진다는 게 bhc치킨의 설명이다.

가격 인상과 관련해 bhc치킨 관계자는 "주문 및 배달 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등의 고정비 상승으로 수익이 너무 악화한 가맹점주들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가격 인상 촉구에 고민 끝에 어렵게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관계자의 발언과는 다르게 bhc치킨 본사 측에서 부담해야 할 비용을 가맹점주들에게 전가했다는 의혹이 일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bhc치킨 본사가 기존 가격으로 발행된 온라인 쿠폰을 소비자가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차액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소비자가 가격 인상 전에 미리 구매한 2만 원짜리 온라인 쿠폰으로 제품을 주문하면 인상가 2만 3,000원 대비 차액 3,000원이 발생한다. 이 차액 3,000원에 대해 bhc 본사 측에서는 점주들에게 안내문을 보내 “고객이 가격 인상 전에 판매된 쿠폰을 사용할 경우, 가격 인상의 추가 금액을 받을 수 없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차액 3천 원은 고스란히 점주들 부담으로 떠넘긴 것이다. 해당 쿠폰들의 유효기간은 최대 5년에 이른다.

이에 점주들은 쿠폰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로부터는 3,000원의 인상액이 실현되지 않을뿐더러 bhc 측에서 가격 인상과 함께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도 평균 8.8% 인상하기로 하면서 오히려 일부 손해를 보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bhc치킨 본사 측에서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발언과는 모순되는 행동을 보인 것이다. bhc치킨 측의 이러한 행동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에도 어긋난다고 <한겨레> 측은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12월29일 ‘가맹분야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 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대표적인 법 위반 사례 중 거래상 지위의 남용으로 ‘물품제공형 모바일 상품권 발행 이후 상품 판매가격이 인상되어 모바일 상품권 액면금액과 상품 판매가격 간에 차액이 발생하는 경우 합리적인 사유 없이 그 비용을 일방적으로 가맹점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행위’를 언급한 바 있다.

가격 인상은 기업의 수익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소비자 이탈로 수익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존재한다. 두 효과의 경중은 기업의 경쟁력, 시장 상황, 소비자의 수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치킨업계에서는 지난해 4월 1등 기업이었던 교촌치킨이 이미 총대를 메고 가격 인상을 하였다. 이에 가격 인상의 후발주자인 bhc치킨은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이탈 효과가 교촌치킨처럼 크지 않아 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bhc치킨은 이미 경쟁 업체들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경쟁 업체들의 영업이율은 한 자릿수이거나 10%대인 것에 비해 bhc치킨은 2020년과 2021년엔 30%대 영업이익률을, 2022년엔 27.9%를 기록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이탈 효과가 크지 않다면 bhc치킨 본사 측은 소비자들로부터 가격 인상액 만큼의 추가 수익을, 가맹점주들로부터 인상된 원부자재값만큼의 추가 수익을, 가맹점주들에게 전가한 쿠폰 차액만큼의 비용 절감을 통해 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bhc치킨 측의 가격 인상이 28%라는 높은 영업이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송호섭 대표가 취임 불과 한 달 만에 수익률을 대폭 끌어올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bhc치킨 관계자는 “온라인 쿠폰만 하더라도 다양한 구매 채널이 있고 메뉴 구성도 치킨만 있거나 사이드, 음료 등이 섞인 메뉴 등 여러 가지가 있다”며 “시간이 다소 필요한 부분이 있다. 내부적으로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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