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갑 지난 총선 이어 이번 총선도 전략선거구 확정
출마 준비중인 지역 출신 정치인들 반발 '신당합류설' 제기

(좌측부터) 22대 총선 의정부(갑) 지역 출마 선언 및 출마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석균 전 김대중재단 의정부지회장, 장수봉 전 의정부시의원, 최경자 전 경기도의원
(좌측부터) 22대 총선 의정부(갑) 지역 출마 선언 및 출마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석균 전 김대중재단 의정부지회장, 장수봉 전 의정부시의원, 최경자 전 경기도의원

[문화뉴스 최윤희 기자] 더불민주당이 의정부갑 등 경기·인천 지역 8곳을 전략선거구로 확정한다는 설이 제기되면서 의정부 지역사회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전략선거구의 경우 별도로 후보 공모를 받지 않고 중앙당에서 단수공천, 청년경선지역 지정 등 전략적으로 판단하여 공천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의정부갑에서 출마를 선언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는 문석균 전 김대중재단 의정부지회장의 경우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며 출마선언을 공식화했고 이번주 토요일에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출마선언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진 최경자 전 경기도의원과 장수봉 전 의정부시의원 역시 당의 결정에 크게 반발하며 대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당 결정에 지역 정가가 크게 동요하고 있는 이유는 의정부갑 지역의 전략선거구 지정이 지난 2020년 총선에 이어 또 다시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 전략공천으로 인해 해당 지역의 민주당 당심은 둘로 쪼개졌고 그 갈등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소방관 출신 영입 인재 오영환 현 국회의원을 의정부갑에 전략공천했고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는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영입인사를 전략공천하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문석균 당시 예비후보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 3명과 함께 탈당했고 오영환 의원이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들은 모두 불참하며 집단으로 반발했다. 

급기야 오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원 연락처도 못 받았다며” 비협조적인 지역위원회를 직격하는 등 갈등은 증폭됐다. 의정부갑 민주당에게 전략공천 4글자가 트라우마와 동의어로 읽히는 이유다. 

지난해 4월 제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오영환 의원 측은 최근 중앙당에 지역 후보들의 약한 경쟁력을 우려하며 중앙당 차원의 전략공천 필요성을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환 의원은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으며 문석균 전 지회장의 출마선언 기자회견에는 따로 참석하지 않았다.

의정부 출신의 한 언론인은 “의정부갑 선거구가 토박이 출신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써 지역 연고가 없는 외부인사 영입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며 “의정부갑은 젊은 정치인들이 한번 출마했다가 4년 뒤에 불출마 선언하고 떠나도 되는 가벼운 동네가 아니다”라며 중앙당 차원의 낙하산 전략공천이 지역 주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다는 우려감을 드러냈다. 

의정부(갑)은 제16대 총선 이후 민주당이 지난 24년간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던 사실상 텃밭이었지만 4년 전 전략공천 홍역을 겪으며 상황이 급변했다. 2022년 의정부시장 선거에서는 의정부갑 지역(의정부1·2동, 호원1·2동, 가능동, 흥선동, 녹양동) 모든 동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하며 당 관계자들이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4년 전 전략공천으로 홍역을 치르며 조직력이 탄탄하기로 유명했던 의정부갑 지역이 분열됐는데 또 다시 핵폭탄이 떨어졌다”며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낙하산 세습공천에 반대하는 당원들이 이낙연 신당으로 옮겨가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지역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전했다.   

전략선거구 지정이 지역 정치인의 완전한 배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만큼, 내심 단수공천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국민의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통령실 출신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의 경우 지역조직력이 약한 점에서 조직력이 탄탄한 지역 정치인을 단수공천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전희경 전 비서관은 최근 유튜브 채널 ‘강펀치’에 출연해서 “의정부는 민주당 조직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도전자 입장에서 문석균 전 지회장은 쉽지 않은 상대”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의정부갑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내심 지역 내 조직력이 없는 외부 인사가 전략공천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해진다. 민주당 중앙당의 전략공천 결정으로 의정부갑은 어떠한 형태로든 또 한번의 분열과 갈등 과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뉴스 / 최윤희 기자 youni307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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