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배달앱' 가속화, 엔데믹·고물가→배달 시장 침체에 직격탄
배달의민족, 충성 고객 확보 대응...배달비 완화·AI 고도화·퀵커머스 등
'고전' 면치 못한 배달의민족...월간 이용자 수(MAU) 지속 하락세
수익성 악화 우려, 할인 경쟁 심화→프로모선 비용 증가
'무서운 추격세' 쿠팡이츠, MAU 1년만 35% 증가...위협적 경쟁자로 대두
성장 침체 극복 입증 필요→수익성 증대·록인 수단 마련·퀵커머스 강화 등

[기획] '업계 1위의 고전' 배달의민족, '탈배달앱' 가속화...돌파구 찾을까/사진=우아한형제들
[기획] '업계 1위의 고전' 배달의민족, '탈배달앱' 가속화...돌파구 찾을까/사진=우아한형제들

[문화뉴스 최은서 기자] 배달 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된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업계 1위의 아성을 유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겨울철은 추운 날씨에 외식 수요가 줄어들고 연말·연초 행사가 몰려있어 배달앱 성수기로 불린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인해 전통적인 성수기조차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여는 데 힘을 못 쓰고 있다. 정체기에 직면한 시장 상황에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고민도 깊어져 간다.

배달앱 3사의 월간 결제자 수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와이즈앱 분석에 따르면, 2022년 5월 2416만 명이던 결제자수가 2023년 11월에 1910만 명으로 약 20%가 감소했다. 결제자 수의 감소와 함께 결제액도 함께 급격히 줄었다. 3사 배달앱 합산 월간 결제추정금액은 2023년 8월에 2조300억 원이었지만, 11월에는 1조5800억 원으로 3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배달업계의 수요가 위축된 배경에는 엔데믹과 고물가 현상이 있다. 외부 활동의 증가로 외식, 포장하는 비율이 높아진 데다 경기 침체로 지갑 사정이 어려워진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2023년 3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79.42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사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았고, 치솟는 생활물가에 소비자들이 외식 비용부터 줄였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배달 시장의 침체 문제는 예전부터 엔데믹이 다가올수록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외부 활동의 제한이 풀리면 이용자가 감소한다는 것이 주된 우려였고, 이는 곧 현실이 되었다. 

배달업계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배달의민족은 충성 고객을 확보해 독보적인 입지를 유지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에 최근 몇 년간 효율성 증대, 배달비 완화, AI 기술 고도화, 퀵커머스 등을 선보이며 서비스 강화 대응책을 이어왔다. 

[기획] '업계 1위의 고전' 배달의민족, '탈배달앱' 가속화...돌파구 찾을까/사진=우아한형제들
[기획] '업계 1위의 고전' 배달의민족, '탈배달앱' 가속화...돌파구 찾을까/사진=우아한형제들

우선, 이용자 감소의 주된 원인을 배달비 부담으로 보고 효율화를 통해 소비자의 체감 배달비를 낮추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3월에는 주문량, 라이더 수급 현황, 동선 등에 따라 자체적으로 배달팁을 설정하고 묶음배달을 위한 최적 동선으로 배달하는 '알뜰 배달'을 도입했다. 지난 17일에는 업주가 한집배달과 알뜰 배달에 따로 가입할 필요 없이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배민1플러스'도 출시했다. 업주는 배달 방식의 통합 관리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이에 따라 알뜰 배달 이용 가능 매장 증가하면 고객의 배달비 부담이 완화된다는 것이 배달의민족 측의 설명이다. 

또, 배달 대행을 확대 도입한다. 자체적으로 수행했던 배달 업무의 일부를 외부에 위탁해 라이더 부족으로 인한 배달 지연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로고, 부릉 등의 배달대행사와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I 기술을 고도화해 운영 효율화와 고객 편의성 증대도 함께 꾀했다. 최적의 배달 동선을 매칭해주는 'AI 배차추천 시스템'을 도입했다. 라이더의 업무 효율 개선으로 배달이 빨라지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해 생성형 AI 기술도 도입했다.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메뉴 추천을 한다. 예로 앱 검색창에 '스트레스받을 때 음식' 등을 입력하면 상황에 맞는 메뉴를 안내해 준다.

더불어, 줄어든 외식업 배달 수요에 대비해 본격적인 '비마트'와 ‘배민스토어’ 확장에 나섰다. 생필품, 신선식품, 전자기기 등 판매 상품 카테고리를 넓혀 이용자 유입을 이끌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은 퀵커머스를 새로운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획] '업계 1위의 고전' 배달의민족, '탈배달앱' 가속화...돌파구 찾을까/사진=우아한형제들
[기획] '업계 1위의 고전' 배달의민족, '탈배달앱' 가속화...돌파구 찾을까/사진=우아한형제들

이러한 전방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화하는 시장 상황 속 배달의민족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2023년 8월부터 4개월째 하락세이던 배달의민족 월간 이용자 수 (MAU)는 2023년 11월에 1899만 명까지 떨어지며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2월에는 연말 특수를 누려 MAU에 소폭 반등이 있었지만, 1월부터는 다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된 이용자 감소에 고객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업계는 출혈경쟁이 한창이다. 배달의민족도 꾸준한 시즌 할인과 더불어 '누구나 즉시 받는 10% 할인 쿠폰' 등 상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용자 이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쟁적인 프로모션 비용의 증가로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지난해 3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총 상품 판매량(GMV)은 약 63.9억 유로, 매출액은 약 9.3억 유로이고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 GMV의 마진율도 6%대에서 소폭 하락했으며 주된 원인으로 한국에서의 프로모션 확대가 지목됐다.   

성장 침체기에 접어든 배달의민족과는 달리 여전히 성장 중인 배달 기업도 있다. 쿠팡이츠는 쿠팡 유료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할인을 제공하는 사용자 확대 전략에 성공하며 주요 배달앱 3사 중 유일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이츠의 MAU는 2022년 12월 385만 명에서 2023년 12월에 519만 명까지 오르며 1년 만에 이용자가 약 35% 급증했다. 1100만 명 이상의 와우 멤버십 회원을 고려하면 추가 이용자 확보의 여지는 여전히 많다. 쿠팡이츠 이용자 증가와 요기요 이용자 이탈이 맞물리면서 쿠팡이츠가 업계 2위인 요기요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여가고 있는 만큼, 배달의민족이 체감하는 경쟁 위협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올 한해 배달의민족에 남겨진 숙제가 많다. 우선, 수익성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의 할인 경쟁이 지속된다면 이용자 이탈로 매출은 줄어들고, 비용은 계속 증가하는 수익성 악화 상황이 예상된다. 수익성을 고려해 이용자를 잡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제껏 준비했던 운영 노하우에 더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쿠팡이츠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록인 경쟁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대세 커머스로 떠오르며 경쟁이 격화된 퀵커머스 분야에서 '비마트'와 ‘배민스토어’를 배달의민족의 차세대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수입원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배달의민족이 올 한해 어떤 행보로 업계 1위 능력을 입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