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절친 관계 나문희·김영옥, '소풍'에서 또 한 번의 소풍을 떠나다
"내 젊음은 돌아오지 않아도 해당화는 다시 피겠지”
[문화뉴스 이경민 기자] 영화 '소풍'이 개봉을 앞두고 감동적인 '해당화' 시 낭송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소풍' 속에 등장하는 시를 나문희, 김영옥 배우가 낭송하고,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가 배경음악으로 삽입되어 영화의 아름다운 장면들과 어우러져 특별한 감흥을 전한다.
영화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옛 친구들이 어울리면서 하나둘 피어나는 추억 이야기는 정겹고 아름답다.
주인공 ‘금순’과 ‘은심’은 자식들이 속을 썩이고, 몸도 이제 젊을 때 같지 않지만 오랜 세월 함께한 친구가 있기에 인생이 마냥 외롭지만은 않다. 함께 목욕탕을 갔다가 손을 잡고 걷고, 길에서 햄버거를 나눠 먹고, 스티커 사진을 찍으면서 소녀 시절로 돌아간다.
공개된 시 낭송 영상에서는 한글을 배운 뒤 시 쓰기를 좋아하는 ‘금순’(김영옥)이 달력 뒷장에 친구를 그리워하며 쓴 시인 ‘해당화’가 소개된다. “어릴 적 우리 동네에 지천에 피었던 해당화 / 요새 보기 힘들어졌다네 / 하지만 올해도 다시 피겠지 / 내 젊음은 돌아오지 않아도 / 해당화는 다시 피겠지 / 그 옛날 / 내 친구처럼 어여쁜 해당화 / 올해도 피겠지 / 친구가 보고 싶다”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두 배우는 1961년 MBC 성우극회 1기 동기로 60년 넘게 친분을 쌓고 연기 생활을 함께 했기 때문에 '소풍'의 오랜 절친 관계인 ‘은심’과 ‘금순’ 역할에 감정을 이입하고 물 흐르듯 연기할 수 있었다. 덕분에 나문희, 김영옥 배우의 목소리에는 더욱더 깊은 감성이 담겨 커다란 울림을 전한다.
시 구절과 함께 삽입된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는 여운을 길게 남긴다. “나는 작은 바람에도 흩어질 / 나는 가벼운 모래 알갱이 / 그대 이 모래에 작은 발걸음을 내어요 / 그대 바람이 불거든 / 그 바람에 실려 홀연히 따라 걸어가요 / 그렇게 편한 숨을 쉬듯이 / 언제든 내 곁에 쉬어가요”라는 가사로 감미로운 선율에 얹힌 부드러운 목소리는 시의 내용과 어우러지면서 영화의 감동을 한층 높여준다.
'소풍'은 시니어벤져스 배우들의 진심이 담긴 연기로 개봉 전부터 전 세대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고 있다. 영화는 오늘부터 설 연휴 동안 전국 극장에서 상영된다.
문화뉴스 / 이경민 기자 press@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