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빅3 중 가장 먼저 양산 및 엔비디아 공급
생산능력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대 계획
시장 규모 24년 141억 달러, 29년 380억 달러 예상
업계,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초과 가능성 전망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맹렬히 추격 중

SK하이닉스, HBM3E 양산 및 엔비디아 공급 선점으로 선도적 위치 확보 / 사진 = SK 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HBM3E 양산 및 엔비디아 공급 선점으로 선도적 위치 확보 / 사진 = SK 하이닉스 제공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빅3 가운데 SK하이닉스가 HBM3E의 양산과 엔비디아에 대한 공급사 납품에 가장 먼저 나서며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가 선도적 위치를 확보했다.

HBM3E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최신 세대인 5세대 제품으로,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핵심 메모리로 자리매김했다. 초거대 AI와 같은 대량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을 원활하게 구현하고 연산을 빠르게 수행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이러한 고성능 기술을 제공하는 반도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모두 HBM3E를 올해 상반기 중에 양산할 계획을 세웠지만, SK하이닉스가 오는 3월, 가장 먼저 양산에 들어가 엔비디아에 납품을 하면서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의 HBM 엔비디아 독점 납품은 4세대인 HBM3에 이어 HBM3E까지 두 번째다.

반도체 제품 개발 과정은 총 9단계로 구성되며,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모든 과정을 완료하고 최종 단계인 램프업(생산량 증대)에 돌입했다. 개발 종료란 정확히는 램프업까지 마무리된 것을 의미하지만, 램프업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이제부터 생산되는 HBM3E 제품들이 엔비디아에 즉각적으로 납품될 수 있는 품질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는 3월 중에 엔비디아로부터 최종 제품 품질 인증을 획득하고, 바로 양산과 납품에 착수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엔비디아에 HBM3E 샘플을 제공한 상태이지만, 납품 가능한 품질을 확보했는지를 확인하는 최종 품질 검증(qualification) 테스트에 돌입하는 시기는 3월로 예상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1월에 최종 품질 검증 테스트를 완료하고 3월에 납품을 시작함으로써, 로드맵에서 최소 2개월 이상 앞서 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제공하는 HBM3E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용 GPU(그래픽처리장치), B100에 탑재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AI GPU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90% 이상의 독보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기에 메모리반도체 업체로선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것이 곧 기술력 1위의 위상 확보와 강화로 연결된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에 공급되는 HBM3E는 AI용 메모리에 있어 필수적인 속도, 발열 제어, 고객 사용 편의성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고 한다.

HBM3E는 초당 최대 1.15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FHD급 영화(5GB) 23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제품의 열 방출 성능도 기존 대비 10% 향상됐으며 HBM3E는 하위 호환성(Backward Compatibility)도 갖춰, 고객은 HBM3를 염두에 두고 구성한 시스템에서도 설계나 구조 변경 없이 신제품을 적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3월에 8단 적층·24GB HBM3E 패키지를 엔비디아에 공급할 예정이며, 12단 적층·36GB HBM3E 패키지는 연말 개발 완료 및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16일 프랑스 IT 시장조사업체 욜 그룹(Yole Group)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23년 55억 달러(약 7조 원)에서 2024년에는 141억 달러(약 19조 원)로 약 15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간 약 40%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에는 199억 달러(약 26조 5,000억 원), 2029년에는 3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을 주력으로 삼아 생산능력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상승 사이클에 성공적으로 탑승할 경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 서초사옥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도 HBM 분야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4세대 HBM3를 지난해 3분기에 첫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이어 4분기에는 주요 GPU 제조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5세대 HBM3E에 대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들에게 샘플을 공급 중이다. 이 제품은 최대 1,280GB/s의 대역폭을 제공하는 8단 구조의 제품으로 올 상반기 중 양산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12단 36GB의 고용량 HBM3E 제품 샘플도 1분기 중에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HBM 공급 물량을 2.5배 이상 늘리기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HBM 시장에서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선택했다. 마이크론은 4세대 HBM3을 건너뛰고 바로 5세대 HBM3E로 직행, 지난해 8월에 8단 24GB HBM3E를 시장에 선보였으며 현재 양산 준비 중이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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